당신의 '인생 운동'은 무엇인가요?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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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03

당신의 '인생 운동'은 무엇인가요?

'인생 운동'을 만난 후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훨씬 넓어졌다는 두 남자를 만났다.

브랜드 마케터이자 <아무튼, 달리기> 저자 김상민. 정말 힘들었지만 잊을 수 없는 기억인 파리 마라톤에 함께한 러닝화와 포즈를 취했다.

 러닝은 내 삶의 균형추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의 여주인공 이지안(이지은)은 이력서 특기란에 ‘달리기’를 썼다. 이유를 묻는 박동훈(이선균)에게 그녀는 “달릴 때는 내가 없어져요. 그게 진짜 나 같아요”라고 말한다. 배달의민족 브랜드 마케터이자 <아무튼, 달리기> 저자이기도 한 김상민 역시 달리면서 진짜 자신을 알게 됐다고 한다. 달리기를 통해 정체성에 대한 답을 찾은 것은 물론, 달리기에서 얻은 작은 성취가 모여 자존감까지 단단해졌다는 그에게 달리기는 인생의 선생님 같은 존재일지 모른다. 만에 하나 부상 등의 이유로 지금처럼 못 뛰게 된다면 어떨 것 같냐고 묻는 짓궂은 질문에 그는 우문현답을 남겼다. “물론 좌절감이 크겠죠. 하지만 달리기를 통해 제가 알게 된 건 수단이 무엇이든 삶의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는 거예요. 그 수단이 꼭 달리기가 아니어도 삶의 균형을 잡기 위한 다른 뭔가를 찾지 않을까요.”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낮에는 배달의민족 브랜드 마케터로 직장 생활을 하고, 퇴근하면 에세이를 쓰는 작가입니다. 러너이기도 하고요.
러닝을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당시 이별 후유증이 컸는데, 누군가 마음이 어지러우면 몸을 힘들게 해보라고 해서 아무 생각 없이 달려봤어요. 보통 달리기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잖아요. 그런데 그날의 저는 달리기 자체가 목적이 되면서 아무 생각도 나지 않고 ‘충격’에 가까운 느낌을 받았어요. 그날 이후 달리기에 푹 빠졌죠.
취미로서 러닝을 꾸준한 루틴으로 만들 수 있던 원동력은요? 표면적 이유로는 다이어트를 말할 수도 있을 거예요. 러닝을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4~5kg이 빠지면서 군살이 정리됐으니까요. 또 러닝은 몸을 움직여 반응을 가장 직접적으로 볼 수 있는 ‘몸과의 대화’ 같아요. 깊이 들어가면 성취감 덕분이에요. 엉망진창이던 하루에 달리기 하나는 계획대로 잘 마무리했다는 위안이 컸거든요. 러닝은 정직한 운동이에요. 노력한 만큼 실력이 늘고 게을리한 만큼 줄거든요. 살다 보면 노력한 만큼 보상이 따르지 않는 일도 많잖아요. 러닝만큼은 노력한 만큼 결과를 보여주니 용기가 생기더라고요. <아무튼, 달리기>라는 책도 그 연장선에서 낼 수 있었고요.
책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죠. 달리기를 주제로 책을 낸 계기는? 어릴 때부터 워낙 책을 좋아하고 소소하게 글을 써왔는데, 정제된 글을 써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어요. 파리에서 열린 마라톤에 다녀온 즈음이었죠. 제 첫 마라톤이었는데, 살면서 처음 느껴본 감정이 남아 생생하게 기록하고 싶었어요.
러닝 초반엔 시행착오도 있었을 것 같아요. 러닝의 맛을 알게 되면 원초적 즐거움을 느끼게 돼요. 그 감정에 취해 달리다 보면 다치기 십상이죠. 아직 달리기 근육이 잡히기 전이니까. 그래서 금방 열기가 식기도 하고요. 러너 사이에선 이를 ‘런태기’라고 해요. 그때 억지로 뛰면 더 깊은 런태기에 빠져요. 지치면 스스로에게 충분한 시간을 줘야 해요. 다시 그리워하는 마음이 생길 때까지 유예 기간을 두는 거죠.
러닝 크루가 주는 즐거움도 클 것 같아요. 크루에 속해 뛰다 보면 혼자 뛰는 것과는 또 다른 세계를 만나는 것 같아요. 러닝 크루 안에 일종의 컬처 신이 형성 돼있고, 코로나 전에는 크루 간 교류도 활발했죠.
‘귀한’ 휴가를 해외 마라톤에 참가하는 것으로 보냈다고요? 처음 풀코스를 해보자 결심했을 때 국내보다는 제가 좋아하는 도시에서 뛰어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첫 해외 마라톤 참가 지역인 파리는 처음이라 오히려 겁 없이 할 수 있었어요. 힘들었던 당시의 경험으로 결국 책까지 냈지만요. 그 후 포틀랜드와 베를린·시카고에서 뛰었고, 최근에는 오사카 마라톤에도 참가했어요.
해외 마라톤만의 즐거움이 있다면요? 국내와 많이 달라요. 국내는 교통을 통제하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기도 하잖아요. 외국의 경우 1년에 딱 한 번 있는 행사로, 그 지역 사람들에겐 축제나 다름없어요. 저마다 음료와 먹을 것을 들고 거리로 나와 러너들을 응원하죠. 완주한 뒤 메달을 달고 돌아다니면 박수와 환호는 기본이고 맥주를 공짜로 주기도 해요.
마라톤을 하려면 몸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요? 42.195km를 뛸 수 있는 몸을 만들어야 해요. 정확히는 그런 폐를 준비하는 거죠. 짧은 코스를 엄청 빠르게, 긴 코스를 느리게 뛰는 훈련으로 폐를 줄이고 늘리기를 반복해요. 제철소에서 철을 두드리고 식히며 제련하듯 훈련하는 거죠.
러닝을 하며 새롭게 알게 된 자신의 모습이 있다면요? 뭔가를 꾸준히 하는 걸 힘들어하지 않는 편이더라고요. 삶의 방향, 정체성 같은 것도 선명해졌고요. 보통 하루를 뛰는 것으로 매듭짓는데, 자존감은 대단한 성과나 큰 업적보다 이런 작은 성취가 모여 만들어진다고 생각해요. 제겐 러닝이 매개가 됐죠.
자신에게 러닝이란 무엇인가요? 삶의 균형감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러닝은 자신감이 떨어지면 채워주고, 너무 붕 떠 있을 땐 다시 차분하게 내려주거든요. 러닝은 제게 그런 ‘균형추’입니다.





디지털 마케팅 대행사 애드포엠 대표 윤희강. 인터뷰 일정 중 열리고 있던 윔블던 챔피언십을 기념해 화이트 컬러 의상을 선택했다.

 미지의 공을 찾는 여정, 테니스 
흔히 ‘신사의 스포츠’라 불리는 종목이 있다. 폴로, 승마, 요트, 골프 그리고 테니스가 대표적이다. 그중에서도 테니스는 1920년대 유흥과 스포츠에 관심이 높아지며 부유한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파고들었다. 그래서인지 실제로 상당히 격한 운동임에도 테니스를 즐기는 이들은 스타일도 댄디하고 성향적으로도 여유로운 듯한 생각이 든다. 디지털 마케팅 대행사 애드포엠 윤희강 대표는 그런 선입견과 달리 테니스에도 성격이 그대로 묻어난다고 말한다. 테니스로 인해 성격을 보다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요즘 화두라는 그에게 테니스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순수 테니스 동호인 윤희강입니다. 테니스 클럽 ‘망도회’ 회장을 맡고 있고요. 디지털 마케팅 대행사 애드포엠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테니스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초등학교 6학년 때 학교 테니스부가 창설되어 처음 라켓을 잡았어요. 한 학기 정도 선수부에서 활동하다 졸업을 앞두고 그만뒀죠. 사실 당시에는 테니스의 매력을 잘 몰랐던 것 같아요. 감독님이 부모님에게 테니스부가 있는 중학교에 입학하길 권유했다는데, 부모님도 저도 적극적이지 않았죠. 지금 돌아보면 좀 아쉬워요. 그 후 잊고 살다 6년 전 우연히 다시 시작하게 됐어요.
테니스를 다시 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정말 우연이었어요. 지인과 한강에 놀러 갔다가 테니스 치는 사람들을 보고 재미있겠다 생각한 거죠. 무작정 코트로 들어가 옆에 놓인 라켓과 공을 잡고 쳐봤어요. 어린 시절의 감이 남은 것 같아 묘한 기분이 들었어요. 정식으로 레슨을 받아야겠다고 결심했죠.
그렇게 다시 시작한 테니스가 다른 운동과 다르게 다가온 결정적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테니스는 그중 상당히 개인적인 운동이에요. 상대와 가장 거리를 두는 운동이기도 하죠. 그 거리에서 공을 주고받을 때 희열이나 고독감을 느끼고, 또 ‘밀당’ 같은 것도 있어요. 테니스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취미로서 테니스를 꾸준한 루틴으로 만들 수 있던 원동력은요? ‘어려움’. 어렵다기보다는 ‘오래 걸리는 운동’이라고 표현하는 게 낫겠네요. 실력이 굉장히 천천히 늘어요. 그래서 칠수록 마음도 조급해지고 ‘잘’ 치고 싶은 마음이 생기죠. 그런 마음이 이 운동을 허투루 할 수 없게 하는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아요.
운동을 할 때는 ‘장비’도 중요하죠. 테니스 장비를 구입하는 데 얼마나 투자했나요? 라켓이 가장 중요한데, 초보 땐 가장 흔한 윌슨 블레이드를 썼어요. 시간이 지난 뒤 한동안 화려하고 디자인이 멋진 라켓을 쓰다 다시 윌슨으로 돌아왔어요. 개인적으로는 타구감이 더 부드럽게 느껴져요. 라켓은 7~8개 정도 있어요.
장비를 선택할 때 팁이 있나요? 라켓의 경우 직접 잡아보고 스윙도 해보면서 그립감, 무게감 등을 느껴보고 선택하는 것이 가장 좋아요. 자신의 눈에 들어오는 라켓을 선택하면 됩니다.
부상을 당한 적도 있나요? 작년에 거의 1년 동안 어깨 부상으로 공을 제대로 치지 못했어요. 5년 동안 주 2~3회 치다가 그렇게 되니 정신적으로 힘들더라고요. 부상 이후 테니스와 몸에 대한 태도도 달라졌어요. 우선 부상도 테니스의 일부라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됐고요. 부상 전에는 테니스에 빠져 몸을 함부로 썼다면, 이제는 몸 관리에 신경 쓰고 있어요.
테니스 코트별 차이점이 있다면요? 그랜드슬램 대회인 US 오픈, 호주 오픈, 프랑스 오픈, 윔블던을 보면 클레이(흙), 하드, 잔디가 골고루 있어요. 클레이 코트는 표면의 마찰력 때문에 공이 천천히 튀어요. 서브가 강한 선수에겐 상대적으로 어려운 코트이기도 하죠. 하드나 잔디는 속도가 빠르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하드 코트를 좋아해요.
테니스를 치면서 가장 성취감을 느낄 때는요? 제가 원하는 슛이 원하는 코스로 정확히 가서 점수를 얻을 때죠. 운 좋게 득점해도 의도하고 원하는 슛이 아니면 성취감이 반감되는 듯해요.
대회에도 참여한 적이 있나요? 구력 4~5년 차 정도 되니 실력이 향상되는 것이 느껴지더군요. 그즈음 전국 단위 복식 대회에 출전했어요. 그러다 어깨를 다쳐 못 나갔는데, 팬데믹이 잠잠해지고 다시 경기가 열리면 언제든 참가할 생각입니다.
테니스 초보에겐 클럽을 선택하는 것도 조금 막막하게 느껴져요. 개인적으로는 또래 멤버가 많아 편하게 느껴지는 클럽이 좋다고 생각해요. 실력은 다양하게 구성된 곳을 추천하고요. 자기보다 못 치는 사람, 잘 치는 사람과 모두 쳐봐야 실력이 향상되니까요.
테니스를 위해 다른 운동을 하거나 특별히 관리하는 부분이 있나요? 테니스를 더 잘 치고 또 부상도 예방하기 위해 주 2~3회는 웨이트트레이닝을 해요. 근비대는 스피드 저하를 유발하므로 저중량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을 합니다. 재활을 위해 필라테스를 시작한 지 한 달 정도 됐어요. 프로틴, 비타민, 관절 영양제도 챙겨 먹습니다.
테니스를 치며 새롭게 알게 된 자신의 모습이 있다면요? 테니스를 치다 보면 성격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성격대로 치는 거죠. 성격에서 자유로워지기 어려워요. 바라는 점이 있다면, 성격이 테니스를 지배하는 게 아니라 테니스가 성격에 영향을 주고 삶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거예요.
자신에게 테니스란 무엇인가요? ‘아직 제게 오지 않은 미지의 공을 찾는 과정이다’. 가끔 공을 치는 게 아니라 찾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제가 원하는 가장 완벽한 공 하나를 찾는 과정이 제겐 테니스입니다.

 

에디터 이혜진(hjlee@noblesse.com)
사진 천영상
헤어 오종오
메이크업 김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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