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올림픽에서 만날 얼굴들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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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19

도쿄 올림픽에서 만날 얼굴들

도쿄 올림픽 기간, TV에서 마주할 아나운서 주시은과 이인권을 <노블레스>가 먼저 만났다.

주시은 네이비 컬러 재킷, 스트라이프 패턴의 스카이블루 셔츠, 도트 패턴의 네이비 컬러 스커트 모두 Münn, 실버 이어링 Pepezoo, 베이지 컬러 슈즈 Stella McCartney.
이인권 베이지 컬러 재킷, 스트라이프 패턴의 스카이블루 컬러 셔츠, 베이지 컬러 팬츠 모두 Dries Van Noten, 브라운 컬러 부츠 Tod’s.

지구촌 최대 스포츠 축제 올림픽. 4년에 한 번 돌아오는 이 행사에서 선수들은 후회 없는 성적을 거두기 위해 훈련에 매진한다. 그에 못지않게 올림픽 준비에 힘을 쏟는 이들이 있으니, 바로 방송국 사람들이다. 올해도 마찬가지. 7월 23일부터 8월 8일까지 열리는 도쿄 올림픽 기간에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각 방송사가 ‘중계 전쟁’에 돌입했다. 특히 아나운서는 최전선에서 경기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중책을 담당한다. 똑같은 경기라도 중계진의 역량에 따라 시청자의 채널 선택이 달라지기에 아나운서는 ‘시청률’이라는 종목에서 진검 승부를 펼치는 선수와 진배없다. SBS에선 총 여섯 명이 출전한다. 그중 1990년대생 주시은과 이인권은 SBS 아나운서실을 대표하는 젊은 피. 어떤 방송에서나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는 차세대 에이스지만, 올림픽이라는 국가적 이벤트를 앞두고 긴장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반년 전 도쿄 올림픽 중계 라인업을 확정하고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했어요. SBS는 저까지 다섯 명의 아나운서(김정일, 정석문, 최기환, 조정식, 이인권)가 캐스터로 경기를 중계합니다. 주시은 아나운서는 개·폐회식 중계를 비롯해 매일 밤 경기 하이라이트 소식을 전하는 MC를 맡았어요.” 2018년 제18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에서 핸드볼 시합을 중계한 이인권은 이번 행사에서 핸드볼, 체조, 스포츠 클라이밍, 아티스틱 스위밍 등 더 많은 종목을 담당한다. “캐스터끼리 종목을 나눠 맡아 집중적으로 준비하지만, 올림픽의 묘미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거죠. 금메달 예상 종목에서 의외의 성적이 나오거나, 반대로 예상치 못한 종목에서 깜짝 결과가 나올 수도 있어요. 그런 상황에서도 바로 중계에 투입될 수 있도록 대비하고 있습니다.”
이인권은 SBS <모닝와이드 파워 스포츠>를 3년 가까이 진행했고, 주시은은 매주 월요일 밤 <스포츠 투나잇> 안방마님으로 활약하기에 스포츠 경기에 익숙한 편이다. 하지만 올림픽의 감동을 제대로 전달하려면 그 이상의 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모든 종목 소식을 전해야 하는 MC 주시은은 바쁜 스케줄에도 틈틈이 개인 자료를 만들었다. “알고 말하는 것과 모르고 말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어요. 선수 이름이나 경기 규칙을 잘 모르고 이야기하면 시청자도 어색함을 느낄 수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제 나름대로 자료집을 만들며 공부하고 있어요. 펜싱이나 사격 같은 종목이 어떻게 세부적으로 나뉘는지, 경기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우리나라 대표 선수와 유망주, 라이벌이 누구인지도요.” 이인권은 종목별로 관전 포인트를 정리하고 중계석에 들어선다. “경기 상황을 매끄럽게 설명하는 것이 캐스터의 역할이지만, 단순히 정보만 전달하면 그저 그런 중계가 될 겁니다. 경기 중간중간 해설위원에게 적절한 질문을 던지고, 시청자에게 관전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전문성을 갖추되 그것을 쉽게 풀어 전달하는 능력은 올림픽 중계에서 매우 중요하다. “팬층이 확고한 일반 프로 스포츠 경기와 달리, 올림픽 경기는 온 국민이 관심을 갖죠. 그렇기 때문에 사전 지식 없이도 경기에 재미를 느끼고 몰입하도록 도울 방법을 모색하고 있어요.”
이렇게 열정적으로 올림픽을 준비하다 보면 유독 눈길이 가는 종목이 생길 터. 두 사람이 주목하는 경기는 무엇일까? 주시은은 유도를 꼽았다. “이번 올림픽의 유도 경기는 부도칸(武道館)에서 열려요. 1964년 도쿄 올림픽 당시 건립한 일본 유도의 성지라고 할 수 있죠. 이곳에서 태극기가 한가운데 걸리면 좋겠어요. 특히 남자 73kg급 안창림 선수가 금메달 기대주인데, 중요한 순간 그에게 패배를 안겨준 라이벌 오노 쇼헤이가 버티고 있습니다. 지난 아시안 게임 결승에서 연장 혈투 끝에 석연치 않은 판정 때문에 은메달을 목에 거는 데 그쳤는데, 안창림 선수가 이번에 한을 풀면 좋겠습니다.” 이인권의 선택은 여자 핸드볼. “우리나라엔 기술적으로 훌륭한 선수가 많아요. 다만 유럽 강호팀 선수보다 체격이 작은 편이죠. 그래서 그들보다 한 번 더 움직여야 이길 수 있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7월 25일에 열리는 예선 첫 경기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전통의 강호 노르웨이와 붙어 승리한다면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거예요.” 예전 같으면 일본에 직접 가서 현장의 열기를 전하겠지만, 팬데믹 상황을 고려해 이번 중계는 서울에서 진행한다. 여기에 7월 초 경기 대부분 ‘무관중 개최’로 결정되면서 다소 심심한 올림픽이 될 듯하다. 이는 경기 소식을 전하는 아나운서의 개인 역량이 부각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사실 부담되지 않는다면 거짓말. 하지만 주시은은 그만큼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한다. “아나운서로서 언젠가 올림픽 같은 큰 행사를 맡고 싶은 바람이 있었어요. 마침내 좋은 기회를 잡았지만, 이렇게 모두가 힘든 상황에서 진행될 줄은 몰랐죠. 한편으론 그래서 더 집중하고 있습니다. 올림픽을 위해 4년, 이번에는 5년간 실력을 갈고닦은 선수들의 노력이 최대한 빛날 수 있도록요.” 이런 생각은 이인권도 마찬가지다. “평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유명해지고 싶다고 이야기했는데, 이번 올림픽에선 예외입니다. 선수들이 써 내려가는 각본 없는 드라마를 실수 없이 전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극적인 역전승에 나오면 캐스터도 흥분하기 마련인데, 흥분이 실수로 이어지지 않도록 차분함을 유지하려 합니다.”
올림픽이라는 큰 산을 넘으면 주시은과 이인권은 본래 맡은 프로그램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어느덧 입사 6년 차. 뉴스, 스포츠, 교양, 라디오 등 여러 프로그램에 출연 중인 두 사람은 여전히 방송이 재미있다고 입을 모은다. “아나운서는 담당 프로그램 스케줄에 맞춰 생활합니다. 업무 사이클은 반복적이지만, 그 안에서 매번 새로운 소식을 접하다 보니 지루할 틈이 없어요.” 주시은은 특히 라디오에 애정이 깊다.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고 할까요. 대본 외 제 생각을 가장 많이 말할 수 있는 매체이기도 하고요. DJ나 게스트, 청취자들과 이야기하는 것이 정말 즐거워요. 훗날 제 이름을 딴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좋겠어요. 벌써 이름도 지어놨죠. ‘주시은의 주토피아’(웃음).” 이인권은 자신만의 색깔을 어떻게 보여줄지 고민 중이다. “아나운서는 어떤 프로그램에 들어가도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어야 해요. 그래서 입사 초기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부담스럽지 않은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고요. 그런데 최근 콘텐츠를 선보이는 플랫폼이 크게 늘어나면서, 다양한 곳에서 선택받으려면 저만의 매력이 명확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 색깔을 보여줄 기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스포츠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데, 축구나 골프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이 가까운 목표입니다.” 올림픽으로 전 국민에게 눈도장을 꽝 찍을 이들의 행보가 기대된다면, 채널 고정!

 

에디터 황제웅(jewoong@noblesse.com)
사진 김제원
의상 스타일링 현국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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