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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2-17

동시대 시각 문화 박물관 M+

10년간의 준비 끝에 문을 연 아시아 최초의 동시대 시각 문화 박물관 M+(Museum Plus)

높이 솟은 타워 파사드로 멀리서도 시선을 빼앗는 M+. ⓒ Virgile Simon Bertrand

‘아시아 최초의 동시대 시각 문화 박물관’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M+(Museum Plus)가 10년의 준비 끝에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11월 12일 개관식을 연 M+는 1998년부터 정부 주도로 진행 중인 서주룽 문화지구 프로젝트의 핵심 기관 중 하나다. 중국 본토로 이어지는 주룽반도 서쪽에 자리한 서주룽 문화지구는 12만 평에 달하는 매립지 위에 조성한 대규모 문화 예술 단지. 2018년 말 문을 연 중국 전통 연극 공연장 시치 센터(Xiqi Center)부터 컨템퍼러리 공연 예술 극장 프리스페이스(Freespace), 야외 산책과 공연 그리고 전시를 즐길 수 있는 아트 파크, 2022년과 2024년 각각 개장하는 홍콩 고궁문화박물관과 리릭 시어터 콤플렉스(Lyric Theater Complex)까지 다채로운 성격의 기관이 자리한다.
그중에서도 M+는 2만 평의 면적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성이 남다르다. 수석 큐레이터를 겸하는 정도련 M+ 부관장은 “뮤지엄 붐이라는 세계적 추세에 따라 아시아 여러 국가에 수많은 박물관과 미술관이 생겼지만, 글로벌 스탠더드로서 국제적 위상을 지닌 미술 기관은 찾아보기 어렵다”라는 말과 함께 아시아와 서구가 중첩하는 지리적 이점을 갖춘 홍콩에서 미술, 디자인, 건축, 시네마, 인터넷 밈 등 오늘날의 시각 문화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기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지난 10년간 30개국에서 온 250여 명의 전문가와 함께 구축한 M+의 컬렉션은 그 규모와 장르의 범주가 아시아를 넘어 세계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 M+ 컬렉션, 지그 컬렉션, 라이브러리 스페셜 컬렉션을 합쳐 8000점 이상의 작품을 소장 중이며, 4만8000개의 아카이브 아이템을 보유하고 있다.





리나이한의 ‘I am a Monument- CCTV Wardrobe’(2012). ⓒ Naihan Li





팡리쥔의 ‘1995.2’(1995). ⓒ Fang Lijun





장샤오강의 ‘Bloodline - Big Family No. 17’ (1998). ⓒ Zhang Xiaogang





1999년 소니, 소라야마 하지메, 도이 도시타다, 오쓰키 다다시가 제작한 로봇 강아지 아이보(AIBO) ERS-100 모델. M+에 있다. ⓒ Sony Corporation, Sorayama Hajime

방대한 소장품은 33개 전시 공간에서 다양한 주제에 맞춰 소개할 예정으로, 이번 개관전에선 총 6개의 메인 전시를 통해 관람객을 만난다. 그중에서도 주중 스위스 대사를 역임한 중국 현대미술 컬렉터 울리 지그(Uli Sigg)가 기증한 1500여 점의 컬렉션을 소개하는 전시 <M+ 지그 컬렉션: 혁명부터 세계화까지(M+ Sigg Collection: From Revolution to Globalisation)>는 1970년 문화대혁명 이후 중국 현대미술의 변화상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 그뿐 아니라 오늘날 컬렉터 개인과 기업이 자신의 이름 아래 컬렉션 전시 공간을 마련하는 유행 속에서 작품을 공공 기관에 ‘기증’하는 모습은 문화와 예술 향유의 주체와 본질에 대한 심오한 질문을 던진다.
M+에서 주목할 것은 건물에 담긴 전시와 작품만이 아니다. 박물관 건물 그 자체가 바로 하나의 작품이자 랜드마크. 최근 개관한 송은문화재단의 신사옥 설계를 담당해 주목받은 세계적 스위스 건축사사무소 헤어초크 앤 드 뫼롱(Herzog & de Meuron)이 TFP 패럴스(TFP Farrells), 에이럽(Arup)과 함께 설계에 참여했다. 이들은 옥상정원으로 향하는 중앙의 나선형 계단을 제외하고 수직·수평선으로 M+ 건물의 거꾸로 된 T자 모양을 구성하는 포디엄과 타워 파사드를 완성했는데, 이는 마천루가 즐비한 홍콩의 도심 풍경과 조화를 이루며 통일성을 선사한다. 가로로 길게 뻗은 포디엄에는 전시 공간이 자리하며, 세로로 높이 솟은 타워 파사드는 5664개의 LED 튜브로 이루어져 컬렉션의 미디어 아트 작품을 선보인다. “박물관 내부의 아이디어와 메시지를 밖으로 보여줌으로써 사람들이 오프라인에서 혹은 온라인에서 반응을 보이고, 다양한 리액션이 담론과 순환으로 전환되는 구조는 21세기 박물관의 가능성을 이야기할 수 있는 중요한 실험”이라는 정도련 부관장의 코멘트는 당장이라도 M+를 찾고 싶은 기대감을 심어준다.





M+ 부관장 & 수석 큐레이터 정도련.

M+ 부관장 & 수석 큐레이터 정도련을 만나다

‘아시아 최초의 동시대 시각 문화 박물관’이라는 소개가 인상적입니다. 미술관이 아닌 박물관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시각 문화를 강조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M+는 단순히 시각 미술만 이야기하는 곳이 아닙니다. 건축, 디자인, 영상 등 다학제적 관점에서 다양한 시각 문화를 소개하죠. 시각 문화는 그 범위가 굉장히 넓어요. 회화와 조각 등 순수 미술부터 일상에서 접하는 도구, 아트 하우스 시네마와 대중 영화, 인터넷 밈까지. 우리가 소비하는 모든 시각적인 것과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현재 만들어가고 있는 역사의 한 부분이고요. 아무리 대규모 기관이라 할지라도 모든 시각 문화를 포섭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M+에서는 시각 문화를 ‘디자인과 건축’, ‘영상’, ‘시각 미술’이란 세 범주로 구조화했어요. 박물관과 컬렉션을 지지하는 3개의 기둥이죠. 더불어 중국 본토와 서구 국가, 또 다른 아시아 국가를 연결해온 지리적·역사적 배경에서 탄생한 홍콩의 시각 문화도 함께 소개하는데, 지역적이면서도 국제적인 홍콩이라는 위치에서 M+가 글로벌 스탠더드로 운영되는 전문 기관으로서 높아진 시각 문화에 대한 관심을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개관전으로 6개의 메인 전시를 선보이며 M+를 둘러싼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인데, 각기 다른 규모와 내용의 전시를 기획하면서 각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나요?
관람객이 어렵게 느끼지 않도록 전체적 구조와 전시 간 균형을 맞추는 데 신경 썼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명확한 스토리 라인을 잡는 게 중요했어요. 중심에 자리한 2개의 전시, <홍콩: 여기와 그 너머(Hong Kong: Here and Beyond)>와 <M+ 지그 컬렉션: 혁명부터 세계화까지>는 홍콩 시각 문화와 중국 본토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또 글로벌 디자인과 건축의 전후 양상을 볼 수 있는 <사물, 공간, 인터랙션(Things, Spaces, Interactions)>전과 아시아의 시각으로 바라본 시각 미술을 소개하는 <개인, 네트워크, 표현들(Individuals, Networks, Expressions)>전을 통해 지역에서 글로벌에 이르는 시각 문화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M+ 컬렉션만의 특징이 있다면요? 더불어 컬렉션에서 주목해야 할 작가와 작품도 궁금합니다.
한국 작가 중에서는 백남준, 이승택, 이불, 양혜규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팡리쥔, 장샤오강같이 컬러풀하고 구상적 특징이 돋보이는 중국 현대미술 작가의 작품도 빠질 수 없죠. M+ 컬렉션의 가장 큰 특징은 건축과 디자인 작품도 수집한다는 점이에요. 대표작으로 1980년대 일본 디자인의 정수를 볼 수 있는 구라마타 시로(Shiro Kuramata)의 ‘기요토모 스시 바(Kiyotomo Sushi Bar)’가 있습니다. 건물을 통째로 가져와 상설전으로 운영 중이에요.

 

에디터 황제웅(jewoong@noblesse.com)
이정훈(미술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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