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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3-22

미술 교육기관의 선구자

에이트인스티튜트의 박혜경 대표는 청담동에 원에디션 아트스페이스를 개관하고 예술의 새로운 맥락에 관해 이야기한다

에이트 인스티튜트 박혜경 대표.

미술 시장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교육기관인 에이트인스티튜트는 이와 관련한 다양한 강의 콘텐츠를 제공하셨죠. 이렇게 핫한 미술 시장에 대한 대표님의 견해가 궁금합니다.
지난 한 해 우리나라 미술 시장은 눈에 띄게 성장했지만, 그 조짐은 2019년부터 보였어요. 아시아를 중심으로 예술계가 확장하는 분위기였고, 우리나라 미술계와 시장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고 있었죠. 우리나라는 미술 인프라가 훌륭한 국가 가운데 하나입니다. 또 미술품을 자산으로 인식하는 분위기도 있고요. 원래 아시아 미술의 요충지로 불린 홍콩의 정치적·사회적 이슈가 두드러지면서 글로벌 갤러리가 또 다른 근거지를 찾던 중 그 어느 곳보다 서울이 아트 시티로서 역할을 훌륭히 해낼 거라는 판단이 선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우리나라에 해외의 좋은 갤러리와 작가들이 들어오기 시작하고, 반대로 우리나라 작가와 작품에 대한 관심도 저절로 높아졌죠.
우리나라는 특히 트렌드에 민감한 편입니다. 이러한 경향이 미술 시장에선 어떻게 드러나나요? 더불어 미술 시장이 트렌드를 따르는 것에 대해 대표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람들이 주변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관심을 갖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은 분명 존재합니다. 이례적으로 미술 시장이 활황을 보인 2021년을 한번 볼까요. 연초에 물방울 작가 김창열 선생이 타계하면서 우리나라 추상미술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가 무척 높아졌어요. 이에 대한 수요도 더불어 늘었죠. 중반을 넘기면서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컬렉션이 국내 미술관 곳곳에 자리 잡으며 한국 근대미술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급증했고요. 여기까지 벌써 크게 두 번 사람들의 관심사가 바뀐 건데, 가을로 접어들며 대규모 아트 페어 키아프가 개막하고 내년 키아프 소식이 미술계에 퍼지면서 또 한번 파동이 일었어요. 경매시장에도 이러한 변화가 엄청난 영향을 미쳤죠. 미술 시장은 이렇게 크고 작은 이슈와 사건의 영향으로 바뀔 수 있어요. 하지만 저는 시류에 휩쓸려 작품을 소장하는 건 추천하지 않습니다. 한 작품을 내 것으로 품기 위해선 그것을 만든 작가에 대한 이해는 물론, 작품의 가치에 대한 나만의 평가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에이트인스티튜트가 제공하는 강의나 프로그램이 도움이 될 수 있겠죠. 곁에 두고 오래도록 보고 또 봐도 좋을, 나에게 꼭 맞는 작품을 찾기 위해서 말입니다.





원에디션 아트스페이스에서 개최한 2부 전시 전경.

지난여름 원에디션 아트스페이스를 오픈하셨습니다. 하이엔드 주거 시설을 위한 견본용 집을 미술 공간으로 탈바꿈해 공간의 본래 의미보다 더 나아간 의미를 제안하신 듯합니다.
분명 이곳은 예술 전시를 목적으로 만든 공간은 아니죠. 처음 이곳을 접했을 때, 높은 흰색 벽이 저에겐 다 전시를 위한 공간으로 보였어요. 아주 직관적으로 말이에요. 여기서 홍보하던 하이엔드 주거 시설의 분양이 생각보다 빠르게 완료되면서 건물의 쓰임을 재고해야 했죠. 문화 예술 쪽으로 가닥을 잡으셨는데, 저와 인연이 닿아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됐어요. 그동안 에이트인스티튜트에서 강의하며 그 일환으로 작가의 작품을 직접 감상할 수 있는 클래스를 진행했는데, 아주 작은 공간에서 프라이빗하게 운영했습니다. 팬데믹 덕분이라고 해야 할지, 자연스럽게 큰 공간이 필요했는데 시기가 잘 맞았죠. 이곳에서 선보이는 전시는 어떻게 보면 작품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자리예요. 전시를 위한 공간인 갤러리가 아니라 진짜 내 집에 걸면 어떤 느낌일지 가늠해볼 수도 있고요. 결국 공간의 의미는 ‘경험’에 있다고 봅니다. 그간 브랜드나 기업이 입지나 마케팅 관점에서 공간을 해석해왔다면, 이제는 공간 컬래버레이션처럼 한 단계 더 나아간 해석을 지향해야 하죠.
말씀하신 ‘공간 컬래버레이션’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말 그대로 공간을 통한 기업과 예술의 협업을 의미합니다. 지난해에 압구정에서 진행한 JW 메리어트 제주 관련 전시를 예로 들어볼게요. JW 메리어트는 제주에 공간을 마련했지만, 이들의 타깃층은 서울에 있었어요. 그래서 압구정 홍보 공간에서 도시 사람들의 시선을 제주로 돌릴 방법을 모색했습니다. 저는 그 답이 예술에 있다고 봤습니다. 제주의 자연, 그 아름다움을 담은 작품을 걸어 홍보관을 하나의 전시장으로 변모시켰죠. 자연스럽게 제주를 공간에 끌어왔고, 이를 통해 그곳을 찾은 사람들을 JW 메리어트로 연결했어요. 이런 것이 바로 공간 컬래버레이션입니다. 작가를 발굴해 키우는 것도 분명 중요하지만, 저는 기존의 미술 작품과 대중에게 익숙한 위치,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접점을 찾아가는 것이 저와 에이트인스티튜트 그리고 원에디션 아트스페이스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베니스 비엔날레, 카셀 도쿠멘타, 프리즈의 한국 진출까지, 올해 엄청난 한 해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를 100% 즐기고 또 그 의미를 찾아갈 수 있도록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예술은 경험과 기호에 관한 분야예요. 따라서 진정한 애호와 취향이 있어야겠죠. 잘 아는 것이 그 시작일 것 같습니다. 더불어 작가에 대한 존경과 흠모도 필요하죠. 미술품 가격은 ‘생물’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역동적으로 변하죠. 좀 더 주관적이고 주도적으로 예술을 감상하고 컬렉팅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것에 초점을 맞춰보면 어떨까요?

 

에디터 정송(song@noblesse.com)
사진 서승희(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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