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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6-06

잊지 않다 그리고 잇다

동시대 감각에 이어 새로움을 만들어내는 유진이 대표, 선종표 이사와 패션 디자이너 이현정.

왼쪽부터 패션 디자이너 이현정, 갤러리구조의 유진이 대표와 선종표 이사.

‘패셔너블함’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활동 분야에는 접점이 없는 듯해요. 세 분을 잇는 유대 관계는 어떻게 형성됐나요?
갤러리구조(K)_ 갤러리가 있는 서울과 이현정 디자이너가 있는 파리를 오가면서 15년이라는 시간의 층을 쌓아왔습니다. 저희 사이에는 디자인과 미술, 음악, 패션이라는 문화 예술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요. 한마디로 표현하면, ‘감각적 템포’라고 할까요. 무작정 유행을 좇는 것을 지양하는, 동시에 고전에서 파생한 내용을 이해하는 것. 그렇다고 트렌드에 뒤처지는 것도, 흘러간 시간에 매몰되는 것도 아닌, 중용에 가까운 시각을 보여주는 것. 저희는 각 부분을 모아 전체를 짜 이룬다는 구조(構造)의 뜻처럼 각자의 자리에서 창작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갤러리구조가 이현정 디자이너를 <아트나우> 특집에 초대한 이유이기도 해요. 전통의 미학과 동시대적 감각이 잘 조화된 콘텐츠가 바로 <아트나우>니까요.
신구를 잇는다는 갤러리구조의 모토가 인상적이에요. 그러한 개념은 패션 분야에도 적용 가능할까요?
K_ 저희는 매체 간 병치를 통해 새로운 미적 현상을 만들어내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동안 ‘회화+사운드’, ‘회화+사운드+퍼포먼스’ 조합을 선보였어요. 이를 통해 작가들의 기존 이미지와 개념을 환기하고자 했습니다. 더불어 최대한의 모더니티를 부여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이현정(L)_ 유행은 돌고 돈다고 하잖아요. 몇 년 전부터 구찌, 발렌시아가 등이 1970년대 하우스 유산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패션을 공개하고 있어요. 불편함으로 대변되는 페티코트, 코르셋 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그런 행위가 신구를 잇는 것 아닐까요?





(갤러리구조 유진이 대표) 재킷 Givenchy, 셔츠와 스커트 모두 LEE y. LEE y, 이어링과 링 모두 본인 소장품.
(갤러리구조 선종표 이사) 재킷 Balenciaga, 톱 Saint Laurent, 팬츠 Ami.





(이현정) 재킷과 스커트 모두 LEE y. LEE y, 이어링 Balenciaga, 톱과 슈즈 모두 본인 소장품.

서로 미술과 패션 분야를 바꾼다거나 결합한다면 어떨지 궁금합니다.
K_ 저희가 패션 일을 한다면, 패션에 현대미술을 끌어들인 뎀나 바잘리아(Demna Gvasalia)의 표현 방식과 라프 시몬스(Raf Simons)의 중간 형태가 될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볼 때 바잘리아는 너무 실험적이고, 시몬스는 미술 작품 원본을 갖다 붙이는 경향이 있어서….
L_ 저는 아트 북 프로젝트가 계기가 되어 패션 브랜드를 시작했어요. 프랑스 철학가 에티엔 수리오(Étienne Souriau)의 예술 분류 체계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책이었거든요. 더불어 파리 갤러리에서 첫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안트베르펜에서 활동 중인 친구의 작품을 소개했어요. ‘안전 구역’이라는 주제의 설치 작품이었는데, 개념도 마음에 들고 미학적으로도 아름답더라고요. 항상 개념에 중점을 두고 표현하려 노력하지만, 너무 어려워질까 봐 숨기는 타입이에요.
서로의 활동을 보며 떠오르는 미술 작품이 있나요?
K_ 현정 씨를 보면, 루돌프 스팅겔(Rudolf Stingel)과 빅토르 만(Victor Man)같이 고전적 깊이와 동시대적 감각을 조화한 작가들이 떠올라요.
L_ 저는 칼 앤드리(Carl Andre)의 조각요. 장식적인 것을 제거해 미니멀하지만, 그의 작품에선 가볍지 않고 단순한 것이 주는 박력이 느껴지거든요. 갤러리구조의 공간도 이와 비슷합니다. 공간의 한 부분에 포인트를 주는 방식이 보는 이로 하여금 시각적 압도감을 느끼게 해요.

 

에디터 김이신(christmas@noblesse.com), 박이현(hyonism@noblesse.com), 조인정
진행 서재희
사진 이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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