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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1-10

우아하고 아늑하게 환대받으며

최근 대대적인 레노베이션을 마치고 오픈한 뉴욕 매디슨 애비뉴의 에르메스 메종을 둘러보았다.

매디슨 애비뉴 메종 외관.

클릭 한 번이면 무엇이든 구입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지 오래지만, 매장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는 듯하다. 온라인 구매의 편리함에 비할 수는 없을지라도 매장을 천천히 둘러보며 느끼는 브랜드 분위기와 제품을 직접 입어보거나 만져보는 경험의 순간은 온라인 구매로는 절대 얻을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럭셔리 브랜드의 경우 플래그십 스토어나 메종을 돌아본 후 온라인 구매를 결정하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매장은 단순히 물건을 진열하고 판매하는 곳이 아닌, 브랜드의 철학이 응집된 곳으로 인식하고 있다.
에르메스의 새로운 메종 매디슨 애비뉴 706번지 역시 브랜드의 헤리티지와 미래를 보여주기에 더할 나위 없는 장소다. 무려 8년여의 기간에 걸쳐 진행한 레노베이션을 통해 파리지앵의 우아함과 뉴요커의 역동성이 절묘하게 결합했다. 규모 면에서도 2만250ft²(약 1900m²)로 압도적이다. 총괄 아티스틱 디렉터 드니 몽텔(Denis Montel)이 이끄는 파리의 건축 에이전시 RDAI는 기존 3개 건물을 대담하게 연결했다. 매장의 중앙 건물은 1921년 당시 연방주의 양식으로 건축한 뉴욕 은행의 전초기지로 블록의 남서쪽에 위치하며, 과거 타운하우스였던 인접 건물은 중앙의 은행 건물을 둘러싸는 L자 형태를 이룬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느낄 수 있는 인테리어 특징은 한마디로 ‘환대(hospitality)’다. 과거 뉴욕의 아르데코 양식과 초기 맨해튼 고층 건물에서 영감을 받아 반미니멀리즘이면서도 깔끔한 분위기가 특징이다. 매장 안 곳곳에서 볼 수 있는 토벽, 짚을 이용한 상감세공, 다양한 목재 마감, 가죽과 수공예 벽지 같은 특별한 소재가 실내를 한층 독특하고 고급스럽게 만들어준다.





오프닝 세리머니에 참석한 피에르 알렉스 뒤마(가운데)와 관계자들.
오프닝을 기념한 뮤지컬 공연.
외부.
벽면의 예술 작품과 어우러진 계단.
내부.
큐폴라 형태의 지붕이 인상적인 4층.


매장은 입구가 2개인데 중앙의 은행 쪽 입구로 들어가면 에르메스의 시그너처 모자이크 타일 바닥 장식이 펼쳐지고, 새로 복원한 계단이 건물의 1층과 2층을 연결한다. 타운하우스였던 건물 입구로 들어서면 에밀 에르메스 컬렉션(The E′mile Herme‵s Collection) 소장품이자 1830년대 제작한 이륜마차인 핸섬 캡(hansom cab)을 발견할 수 있다. 이어 4층까지 이어지는 석조 계단이 눈에 들어온다. 약 14m 높이의 벽에는 엄선한 예술 작품이 펼쳐지는데, 마치 커다란 캔버스 같다. 자연 모습을 그린 프랑스 예술가 앙투안 카르본(Antoine Carbonne)의 작품과 말을 주제로 촬영한 여러 점의 사진 작품이 걸려 있고, 에르메스의 스카프 디자인을 재현한 작품도 여럿 만날 수 있다. 매장 오프닝을 기념해 제작한 다양한 컬러의 스카프도 빼놓을 수 없다. 특별히 윈도 디스플레이는 브루클린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 마이크 페리(Mike Perry)가 맡아 발랄한 분위기를 더한다.
한편 매장은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며 제품을 둘러보는 라운지와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1층 커피 바를 비롯해 3·4층에도 바를 마련해 고객의 편의를 배려했다. 이러한 요소는 매디슨 애비뉴 메종의 특징인 ‘환대’를 드러내는 섬세한 공간이다.







오프닝을 기념한 뮤지컬 공연.
원형 그대로 보존한 계단.
원형 그대로 보존한 계단.


1층에는 패션 주얼리와 실크 컬렉션, 향수·뷰티 제품, 남성 실크·가죽 제품 및 승마용품이 고객을 맞이하며 2층은 남성복 컬렉션 공간과 홈 컬렉션으로 이어진다. 3층은 여성복 컬렉션이 자리하며, 프라이빗한 알코브(alcove, 벽면이 우묵하게 들어간 공간) 형태로 구성한 주얼리·워치 공간도 고객을 기다리고 있다. 무엇보다 매력적인 공간은 4층이다. 자연광을 최대한 끌어들이기 위해 천장에 제작한 곡선 유리 큐폴라(cupola, 돔 같은 형식의 둥근 천장)를 감상하거나 조경 전문가 미란다 브룩스(Miranda Brooks)가 프랑스 화가 프랑수아 우틴(Franc¸ois Houtin)의 수묵화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한 루프톱 정원에서 에르메스의 주철 모형을 배경으로 느긋한 티타임도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5층 아틀리에에서는 다섯 명의 장인이 상주하며 작업하고 있다.
오프닝에서 만난 드니 몽텔은 “이곳은 전통과 모던이 조화를 이룬 곳으로, 이중성이 특징이다”라고 전했다. 역사적 건물인 만큼 몇몇 건축 요소는 전혀 손대지 않고 보존하되 현대적 멋을 가미하고, 소재와 컬러의 사용에서도 자연 요소와 현대적인 것을 융합하려 애썼다는 말이다. 익숙한 표현이지만, 역사와 전통이 받쳐주는 브랜드가 아니면 실현하기 어려운 작업이다. 모던함은 전통이 기반을 이룰 때 더욱 빛난다는 것을 보여준 공간이기도 하다.
메종의 오프닝을 축하하기 위해 지난 9월 29일 오후부터 매장 내·외부에서는 창작 뮤지컬이 펼쳐졌고, 트럭 레스토랑이나 커피 트럭 등을 통해 뉴욕을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 1950년대 에르메스가 아메리칸 드림을 갖고 도착한 그때처럼 매디슨 애비뉴 메종은 그 꿈을 확실하게 완성할 본거지로 다시 자리한 것이다.







왼쪽 뉴욕 전망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루프톱 정원.
오른쪽 1층에 자리한 향수와 뷰티 섹션.

 

에디터 이윤정(yoonjunglee@noblesse.com)
사진 제공 에르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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