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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2-08

방콕의 국제적 도약

미술 관광 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방콕

방콕 예술문화센터 내부.

방콕은 국제 행사를 지속할 수 있는 관광·예술 도시로서 준비를 마쳤다. 그 출발점에는 세계적 명성을 얻은 작가들이 본국의 수도 방콕에서 쏘아 올린 프로젝트와 (때로는 설립과 소멸을 반복했지만) 해외 경험이 있는 예술인들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형성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공간이 있다. 10년이 넘도록 지속된 이런 흐름에 방콕 아트 비엔날레(Bangkok Art Biennale), 고스트(Ghost) 등 힘 있는 국제 행사가 힘을 더했다.
먼저 이런 기류에 박차를 가한 공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08년 방콕시의 주도로 시암 스퀘어(Siam Square)에 생긴 방콕 예술문화센터(Bangkok Arts and Culture Centre, BACC)는 미술, 음악, 디자인, 영화, 사진 등 현대 예술 전반에 걸친 전시를 1년 내내 입장료 없이 선보인다. 태국의 젊은 예술가를 양성하는 얼리 이어스 프로젝트(Early Years Project) 프로그램 등을 통해 도심에서 방콕 예술 신을 주도하고 있다. 전시 공간 외에도 층마다 교육센터, 예술 도서관, 디자인 숍 등을 마련해 예술인에게는 아지트로, 일반인에게는 현대 예술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장소로 사랑받고 있다.





슈앙 리(Shuang Li)의 영상 스틸 사진 ‘Æther’(2021).





레비탈 코헨 & 투르 판발렌(Revital Cohen & Tuur Van Balen)의 영상 스틸 사진 ‘The Odds(Part 1)’(2019).





우 창(Wu Tsang)의 필름 스틸 사진 ‘The Show is Over’(2020). © Courtesy of the Artist and Galerie Isabella Bortolozzi, Berlin

다양한 독립 공간과 비영리단체도 방콕 아트 신을 구축하는 데 거름으로 작용했다. 2016년 나라티와스 소이 22(Narathiwas Soi 22)에 생긴 N22는 독립적 예술 클러스터(cluster)로서 젊고 실험적인 시도의 구심점이 됐다. 이곳에 입주한 아트 스페이스와 갤러리, 스튜디오 등의 면면은 다음과 같다. 2006년 태국을 대표하는 예술가 리크릿 티라바니야(Rirkrit Tiravanija)가 설립, 이제는 중견 갤러리로 성장한 갤러리 VER, 예술가 밋 자이 인(Mit Jai Inn)이 설립해 정치적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카르텔 아트스페이스(Cartel Artspace), 신진 작가나 실험적 창작자를 위한 예술 플랫폼이자 더 넓은 사회·문화 분야에서 아이디어 교환의 장 역할을 하는 텐터클스(Tentacles), 예술가이자 큐레이터, 갤러리스트인 앙크릿 아짜리야소폰(Angkrit Ajchariyasophon)이 새로운 회화 실험에 중점을 두고 시작한 아티스트+런(Artist+Run), 아시아의 신진 예술가를 소개하는 라 란타 파인 아트(La Lanta Fine Art) 등도 N22에 자리한다.
현재 방콕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비영리 기관으로 지난해 말 새롭게 단장한 짐 톰슨 아트 센터(Jim Thompson Art Center, JTAC)를 꼽을 수 있다. 태국 실크를 전 세계에 알린 미국인 사업가 짐 톰슨을 기리기 위해 그가 살던 가옥과 동남아시아 소장품을 보존해 만든 짐 톰슨 하우스 뮤지엄(Jim Thompson House Museum)은 한편에 JTAC를 마련해 초기에는 텍스타일과 전통 예술을, 2000년대 중반부터는 동시대 현대미술 전시를 선보였다. 지난해에 새롭게 라이브러리, 전시 공간, 카페, 커뮤니티 공간 등을 보유한 현대미술 복합 공간을 세워 예술감독 그리티야 가위웡(Gridthiya Gaweewong)의 주도하에 냉전과 포스트콜로니얼리즘을 아우르는 대대적 개관전 를 시작으로 역사를 복기하는 현대미술 전시를 연이어 개최하고 있다.





리크릿 티라바니야가 설립한 갤러리 VER. © Gallery VER





리크릿 티라바니야가 설립한 갤러리 VER. © Gallery VER

태국은 아트 스페이스와 갤러리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으므로 복합적 성격을 지닌 예술 공간의 흐름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 방콕 시티시티 갤러리(Bangkok CityCity Gallery)는 2018년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예술가 코라크릿 아루나논드차이(Korakrit Arunanondchai)와 함께 비디오·공연 예술 페스티벌 ‘고스트’를 론칭하면서 비영리 기관의 역할을 더욱 적극적으로 수행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또한 동남아시아 국제 아트 신과 태국 아트 신의 원활한 상호 교류를 목표로 삼은 갤러리 노바 컨템퍼러리(Nova Contemporary)는 전시 외에 교육 프로그램에도 힘쓴다. 방콕 인근 차층사오시에서 커뮤니티 아트를 도모하던 매니 커츠 아트 스페이스│아리(Many Cuts Art Space | Ari)는 방콕에 새로운 갤러리를 오픈, 커뮤니티 아트와 현대미술의 상호 연계를 도모한다.
한편 방콕의 짜런끄룽과 수쿰윗 지역 주변에도 예술 공간이 생겨나고 사라지길 반복하는데, 그중 스피디 그랜마(Speedy Grandma)와 WTF 갤러리 앤 카페 등은 예술을 넘어 동시대 정치와 경제, 문화 현안을 논의하는 공간으로 작동한다.
이런 공간의 역할을 기반으로 방콕 아트 비엔날레와 고스트는 국제적 아트 신과 호응하며 부흥기를 맞이했다. 그중 2018년 시작한 트리엔날레 고스트는 팬데믹 여파로 4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홍콩과 네덜란드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큐레이터 크리스티나 리(Christina Li)가 기획을 맡은 ‘Ghost 2565: Live without Dead Time’은 영혼과 초자연적 존재에 초점을 맞춘 방향성과 태국 불기 표시 방식을 유지했다. 지난 10월 12일부터 11월 13일까지 JTAC, 방콕 시티시티 갤러리, 노바 컨템퍼러리를 포함한 7개 장소에서 13팀의 비디오 작품, 다나카 고키(Koki Tanaka)와 오라완 아룬락(Orawan Arunrak) 등의 라이브 퍼포먼스 프로그램 등을 성공적으로 선보였다.
이제 방콕은 더 이상 이국적 휴양지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외려 켜켜이 쌓인 내공을 바탕으로 국제 아트 신의 흐름을 주도하는 아트 플랫폼으로 도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에디터 백아영(summer@noblesse.com)
문선아(스페이스 아프로아시아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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