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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9-23

Light Up!

시계에서 빛이 난다니, 이건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다이아몬드나 주얼 스톤으로 인한 반짝임이 아니라 정말 말 그대로 불빛이 반짝이는 시계 말이다. 어두운 곳에서도 시계 본연의 컬러를 투영하는, ‘빛나는’ 시계에 관해.

Van Cleef & Arpels, Midnight Nuit Lumineuse Watch


매년 시계 브랜드들은 어떻게 하면 더욱 새롭고 혁신적인 제품을 탄생시킬 수 있을지 고심한다. 그리고 그 결과물을 매해 SIHH나 바젤월드에서 소개한다.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도 상상을 뛰어넘는 기발한 아이디어와 최첨단 기술력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바로 불빛을 내뿜는 시계가 그것이다.

로맨틱하고 서정적인 반짝임
2016년에 만난 가장 의외의 시계, 바로 반클리프 아펠의 미드나잇 뉘 뤼미뉴즈 워치(Midnight Nuit Lumineuse Watch)다. 다이얼을 살펴보면 반짝이는 블루 어벤추린 글라스, 그리고 그 위의 별자리가 눈에 띈다. 주얼러로서의 아이덴티티를 잊지 않고 별자리를 따라 반짝이는 다이아몬드도 흩뿌렸다. 또 하나 특이한 점은 오로지 하나의 바늘만 갖추었다는 것이다. 다이얼 왼편에 숫자와 눈금이 반원 형태로 펼쳐져 있는데, 이 바늘 하나가 레트로그레이드 형태로 대략적인 시간을 알린다. 그다음으로 눈길이 가는 곳은 유니콘 별자리(참고로 유니콘은 1970년부터 반클리프 아펠에 많은 영감을 준 주제). 여느 별자리와 달리 꽤 세밀하게 그린 것이 심상치 않다. 물론 이유가 있다. 이는 8시 방향의 푸시 버튼을 누르는 순간 명확해진다. 푸시 버튼을 누르는 순간 유니콘에 세팅한 6개의 다이아몬드가 빛나는 것! 진짜 불빛이 다이아몬드 뒤에서 비춘다. 이 불빛은 피에조전기 효과를 응용한 특별한 라이트 온 디맨드(Light on Demand) 모듈 덕분에 가능했다. 피에조전기 효과는 압전 효과로 일종의 압력을 이용해 전기를 발생시키는 원리라고 할 수 있는데, 시계 속 세라믹 조각이 무브먼트의 진동에 따라 전기에너지를 축적했다가 이 에너지를 이용해 유니콘 위 다이아몬드 뒤에 위치한 6개의 전자 발광다이오드를 충전하는 식이다. 버튼을 누르는 순간 이것이 일종의 ‘백라이트’처럼 비추며 4초간 다이얼 위에서 빛을 발하는 것. 배터리 없이 온전히 기계적 원리로 만들어내는 전기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HYT, H4 Metropolis

HYT, H1 Ghost


다이얼 위 강렬한 섬광
전혀 다른 느낌으로 빛을 발하는 시계, 바로 HYT의 H4 메트로폴리스(H4 Metropolis)다. HYT는 기계식 시계와 유체역학을 조화시키는 아방가르드한 브랜드로 H4 메트로폴리스 역시 전반적 느낌은 기존의 HYT 시계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어떻게 불을 밝히는 것일까? 케이스 오른쪽으로 2개의 푸시 피스를 발견할 수 있다. 다이얼에는 시·분·초 기능만 보이는데, 푸시 피스가 2개라는 것은 분명 뭔가 더 있다는 의미. 이것이 불을 켜는 스위치 역할을 한다. H4 메트로폴리스는 빛을 만들어내는 발전기를 장착해 6시 방향의 라이더 아래 숨은 2개의 LED가 다이얼을 푸른빛으로 물들인다. 어둠 속에서 단연 진가를 발휘하는데, 슈퍼루미노바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역시 빛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것은 배터리가 아니고, 전적으로 기계적으로 만들어낸다. 4시와 5시 사이에 자리한 발전기가 기계적 동력을 빛 에너지로 변환시키는 것. 특히 이 작은 발전기를 커브 형태로 만들어내는 과정이 만만치 않았다고. 4시와 5시 사이 푸시 피스를 와인딩하면 발전기를 위한 에너지를 축적하고, 푸시 피스를 누르면 LED에 불이 들어오는 식이다. 불을 밝히는 시간은 5초 내외. HYT는 H1 고스트(H1 Ghost)라는 독특한 시계도 소개했는데, 엄밀히 말하면 빛을 발하는 시계는 아니지만 어둠 속에서만 보인다는 점에서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HYT의 자회사 프레시플렉스(Preciflex)가 자체 개발한 새로운 검은 액체(기존의 형광 컬러와 대조적이다)를 담았는데, 검을 뿐 아니라 HYT에서 처음 사용하는 불투명한 액체다. 불투명하기 때문에 빛을 반사하지 않는데, 즉 어둠 속에서는 볼 수 없다는 의미다. HYT는 이와 더불어 슈퍼루미노바를 독특한 방식으로 사용했는데, 관 속에 넣은 검은색 액체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서 화이트 슈퍼루미노바가 빛나도록 처리했다. 즉 어둠 속에서 현재의 시간뿐 아니라 6시까지 남아 있는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굳이 특정 시각까지 남은 시간을 화이트 슈퍼루미노바로 표시한 것에 대해 HYT의 CEO는 “우리는 뭔가 다운로드할 때 흐른 시간이 아니라 남은 시간에 더 주목합니다. 저녁 6시까지 남은 시간, 혹은 아침 6시까지 남은 시간 역시 각각 밤의 시작, 새로운 하루의 시작까지 남은 시간이라는 점에서 나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이런 디스플레이를 고안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시계 브랜드의 상상력은 과연 어디까지일까? 아직도 새로운 것이 남아 있을까 생각하는 순간 마주하는 이 같은 예상 밖의 신선한 아이디어가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에디터 | 컨트리뷰팅 에디터 이서연 (janicelee@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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