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와 포토그래퍼가 된 순간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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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3-10

DJ와 포토그래퍼가 된 순간

흥겨움 속 몰입의 즐거움을 느껴보는 디제잉 체험과 일상이 화보가 되는 스냅사진 찍기.


몰입의 즐거움 Editor 최윤정
고백하자면, 난 지난겨울부터 에디터스초이스 아이템으로 디제잉(DJing) 체험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 계기는 다름 아닌 개그우먼 박나래 때문인데, 우연히 그녀가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DJ로 분해 지인들과 홈 파티를 벌이는 모습을 봤다. 그녀가 흥겨운 음악에 몸을 맡긴 채 즐겁게 노는 모습 자체도 흥미로웠지만 내가 디제잉을 배워야겠다고 결심한 건 그녀의 말 한마디 때문이었다. 박나래는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음악에 몰입하며 느끼는 희열감에 본격적으로 디제잉을 배우기 시작했어요”라고 그 이유를 밝혔고, 마침 나도 마감을 끝낸 후 정신적 긴장감을 해소할 취미가 필요하던 참이었다. 나는 디제잉을 칼럼 아이템으로 발전시켰고, 정신을 차려보니 신사동의 디제잉 학원 디제이소사이어티(DJ Society) 앞에 와 있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니 모자를 눌러쓴 과묵한 인상의 남자가 맞아주었다. 디제이소사이어티에서 디제잉 강사로 일하고 있는 DJ 트랙(Trac)이다. 현업 DJ와 힙합 프로듀싱 팀 개츠비 하울링(Gatsby Howling)의 작곡가로 활동하는 그는 기꺼이 나의 일일 선생님이 되어줬다. 디제잉은 음악을 틀어주는 행위를 모두 통칭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학원에서 배우는 디제잉은 턴테이블을 손으로 돌리면서 음을 섞고 변조하는 것이다. 강의실에 들어서니 양쪽의 플레이어 2개와 볼륨을 조절하고 각종 효과를 입히는 믹서, 커다란 스피커가 눈에 띄었다. DJ 트랙은 능숙하게 각종 버튼에 대한 설명을 마친 뒤 본격적인 디제잉 수업을 시작했다. 그는 “믹싱이란 말 그대로 두 곡을 한 곡처럼 매끄럽게 들리도록 잘 섞는 것을 뜻하는데, 디제잉에서 8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커요. 하지만 그걸 제대로 하기 위해선 먼저 각 노래의 차이점을 맞추는 비트 매칭 기술을 익혀야 해요”라며 비트 매칭 기술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믹스하고 싶은 음악 장르를 고르라는 그의 말에 따라 1번 덱에서 테크노 음악인 유멕(Umek)의 ‘2nd to None’을 선정했다. DJ 트랙은 2번 덱에서 같은 테크노음악인 데이터웍스(Dataworx)의 ‘Miles Away’를 선택했다. 비트 매칭을 하기 위해선 먼저 BPM(Beats Per Minute)에 대해 알아야 한다. BPM은 1분당 비트의 수를 나타내는 것으로, 만약 60BPM이라고 하면 1분에 비트 소리가 60번 들리는 셈이다. 선생님의 지시대로 노래의 볼륨을 내리고 플레이 버튼을 누르자 기계가 알아서 BPM을 읽었다. 각 덱에서 흘러나온 음악의 BPM은 126과 128로 템포를 조절해 126으로 동일하게 맞추었다. 여기까진 순조로웠지만 그다음 박자에 맞춰 플레이 버튼을 누르는 일이 생각보다 어려웠다. 구간을 맞추기 전에 댄스 뮤직의 박자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는 손바닥을 치며 이렇게 설명했다. “댄스 뮤직은 기본적으로 16박자로 이뤄지는데, 하나둘셋넷, 둘둘셋넷, 셋둘셋넷, 넷둘셋넷 이렇게 박자가 반복되면서 음악이 변해요. 노래마다 음악의 변화가 다르기 때문에 바뀌는 시점을 맞춰야 듣기 편하겠죠?” 1번 덱에서 음악이 흘러나오고 그의 손바닥 카운트가 시작됐다. “하나둘셋넷, 둘둘셋넷, 셋둘셋넷, 넷둘셋넷, 하나! 여기서 들어가야 하는데 늦었네요.” 함께 박자를 세면서 하는데도 자꾸 박자를 놓친다. 이제껏 박치라는 소리는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는데 자꾸 틀리자 마음이 초조해졌다. 몇 번의 시도 끝에 겨우 박자를 맞췄다. 그는 “만약 플레이 시점을 놓친 경우 앞으로 감기와 뒤로 감기 기능이 있는 조그 플래터를 돌려 박자를 맞춰야 해요”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박자를 맞춘 후 해야 할 건 노래에 효과를 입히는 일로, 나에게 조그 플래터를 비비는 스크래치 기술을 알려줬다. “스크래치 효과는 크로스페이더(Cross Fader) 조절 장치로 구현할 수 있는데 1번 덱을 A, 2번 덱을 B로 설정할게요. 그러고 나서 크로스페이더를 A와 B로 번갈아가며 조그 플래터를 비벼주면 돼요.” 그의 지도에 따라 11시, 1시, 오후 3시 방향에서 조그 플래터를 비볐고 기계에서는 ‘삐비빅’ 하고 음악이 빨리 돌아가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난 다시 한 번 흥겨운 리듬에 몸을 맡기며 BPM 맞추기부터 스크래치까지 오늘 배운 믹싱 기술을 복습했다.
무엇을 배우든 마찬가지지만 단기간에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은 없다. 디제잉만 해도 최소 3개월에서 5개월을 배워야 한다. 하지만 디제잉 체험을 마친 후 오랜만에 머릿속이 맑아지고 마음이 차분해진 걸 느꼈다. 그래서 말인데, 한없이 미숙한 디제잉이라도 ‘개인적으로 만족한다’고 평가한다면 우스운 이야기일까.












화보, 어렵지 않아요! Editor 김이신
셀카봉이 등장하면서 예전처럼 “저기, 사진 한 장만요”하며 멋쩍은 웃음을 흘릴 필요가 없어진 건 좋으나, 대걸레봉 같은 그것을 휘휘 돌려가며 이쁜 척하기가 여전히 어색해, 선물 받은 셀카봉을 방구석에만 모셔둔 지 벌써 수년이다. 예전엔 남자친구가 휴대폰만 집어 들어도 자동으로 턱을 내리고 눈을 최대한 동그랗게 떴지만, 얼굴에 세월이 느껴지는 언젠가부터 셀피는커녕 그 좋은 출장지에서도 인증샷 하나 쉽게 남기지 않는다. 대신 최근 새롭게 생긴 취미는 ‘사진 찍기’. 그런데 왜 내가 찍은 친구는 얼굴이 커 보이고 배경도 뭔가 합성의 느낌이 나는 것일까? “손에 저주가 씌었나 봐”라는 푸념을 듣고, 포토그래퍼 JK가 고맙게도 속성 사진 강습을 해주겠다고 나섰다.
나의 일일 선생님은 3장의 프린트를 준비해왔다. F5.6, ISO 200, 1/60th, grainy/noisy, 피사계심도, 적정 노출 등. 낯선 용어로 가득한 프린트를 본 내 눈동자가 빛의 속도로 초점을 잃었다. “휴대폰으로 찍을 건데 이걸 다 알아야 해요?”, “그럼요. 요즘 휴대폰은 DSLR만큼 사진이 잘 나오는 것도 많아요. 이 프린트에서 기억할 건 조리개, 셔터스피드, 감도예요. 카메라는 사진 찍을 때 일정량의 빛을 필요로 하는데, 이것을 적정 노출이라 하고, 그걸 조절하는 게 이 세 가지거든요.”
조리개는 대략 f2~f32까지 표시되는데, f2는 조리개가 제일 많이 열린 상태를 나타낸다. 많이 열렸으니 당연히 사진이 밝다. f32는 조리개가 눈곱만큼 열린 상태. 그래서 f2보다 어둡게 찍힌다. 정원의 장미 한 송이를 클로즈업으로 찍을 때 조리개를 활짝 열면 장미가 밝게, 그리고 그곳에만 초점이 맞고 주변은 아웃포커싱으로 ‘심도가 얕게’ 찍힌다. f32로 찍으면 심도가 깊게, 즉 장미와 그 정원의 꽃이 쨍하게 나온다. “F값이 올라갈수록 사물 하나하나가 뚜렷하게 찍혀요. 일례로 뉴욕의 저널리즘 사진기자협회 이름이 ‘F64’예요. “사회의 구석구석을 모두 찍겠다”는 의지죠.”
두 번째는 셔터 스피드, 즉 ‘찰칵’ 하는 시간이다. 대략 1/2000초부터 1초까지로 보면 되나, 물방울을 바닥에 떨어뜨려 다시 톡 튀어오르며 분사되는 작은 물방울을 찍을 땐 1/8000초까지도 사용한다. 보통 인물 사진에서는 가장 무난한 1/125초를 사용한다. 참고로 셔터스피드가 빠르면 당연히 순간적으로 빛을 확보하는 시간이 적어 사진이 어둡다. 그래서 한낮의 야외에서는 셔터 스피드가 빨라도 상관없지만, 실내에서는 어둡게 나오니 참고할 것.
세 번째는 ISO, 감도다. ISO 50부터 시작해 최근에는 ISO 3200까지 등장했다. 숫자가 높을수록 고감도라고 하는데, 감도가 올라가면 빠른 셔터 스피드로도 사진에 필요한 빛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사진이 밝게 나오지만 대신 노이즈가 낄 확률이 높다. 그래서 평소에 사진을 찍을 땐 ISO를 400 정도로 맞추면 무난하게 깨끗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고. 그동안 집에 보관해둔 DSLR을 너무 과대평가한 탓에 수년간 ‘손도 못 댈 물건’이라고 여겼는데, 위의 세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니 이제 조금 만만히 보이기 시작한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휴대폰 촬영팁을 배울 차례. 제일 궁금한 것부터 물었다. “길고 날씬하게 찍는 방법이 뭐예요?” “다리가 길게 나오길 원하면 아래에서 찍는 게 맞아요. 그런데 휴대폰은 카메라 코너와 가장자리에 약간 왜곡이 있어요. 그래서 인물 전신을 화면에 꽉 채워 넣고 아래에서 올려 찍는 경우 이마와 얼굴이 넓게 나오는 경향이 있죠.” 이런 경우 촬영자가 약간 뒤로 빠진 후 피사체의 얼굴을 프레임의 윗부분에서 3분의 1 지점에 놓고 아래에서 올려 찍은 후, 그 사진을 다시 인물이 꽉 차게 잘라내면 피사체의 몸매와 얼굴이 모두 실제보다 길고 갸름하게 나오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 한 가지 질문! 연예인들은 자기가 예쁘게 나오는 각도를 알고 그 방향으로만 사진을 찍던데, 일반인은 어느 쪽 얼굴을 앞으로 내미는 게 좋을까? “사진학 개론에 나오는 이야기인데, 피사체의 양쪽 눈을 보고 결정하라는 이야기가 있어요. 작은 눈 쪽 얼굴을 카메라로 향해야 양쪽 눈의 크기가 비슷해 보여서 예쁘게 나온다는거죠.” 실제로 현장에서 촬영해보니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 나는 왼쪽 눈이 좀 작을 뿐 아니라 오른쪽 눈이 왼쪽 눈에 비해 살짝 끝이 올라가 있다. 눈이 작은 왼쪽 얼굴 방향으로 찍고 보니 정말 왼쪽 눈이 커 보이는 데다 끝이 올라간 오른쪽 눈이 약간 뒤로 빠진 덕분에 눈매가 순해 보이는 것이 아닌가.
또 다른 팁은 가르마가 있는 쪽 얼굴을 내밀고 찍는 것. 그래야 인상이 밝아 보인다는 과학적 분석 결과다. 이외에도 인물을 찍을 때는 목, 발목, 손목, 골반 등 관절에서 사람을 자르면 안 되고 가급적 가슴, 허리, 무릎에서 자를 것, 카페나 레스토랑에서는 큰 창문 옆에 앉아 윈도라이팅 같은 소프트한 빛을 이용할 것, 야외 촬영은 해가 머리 위로 올라가지 않은 오전 9~10시, 오후 4~5시쯤 진행할 것, 사진 프레임 윗부분에서 인물의 머리까지 거리(헤드룸)를 최소화할 것, 음식은 빛을 받아야 반짝이고 먹음직스럽게 보이니 늘 역광으로 찍을 것 등이다. 일상을 화보로 만들 수 있는 다양한 팁을 얻었으니, 당장 옆자리 후배부터 한 장 찍어볼까?

 

에디터 최윤정(amych@noblesse.com), 김이신(christmas@noblesse.com)
사진 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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