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에서 만난 두 대의 SUV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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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1-03

여수에서 만난 두 대의 SUV

기계도시 여수에서 마주한 두 대의 SUV를 마주했다.

SUV 그리고 세계의 확장
일상적 시간 속에서 툭 튀어나오는 권태가 있다. 당연한 것이 지지부진하게 느껴지고 숨 막히는 순간. 그럴 땐 어디 먼 곳으로 떠나고 싶어진다. 서울 촌놈이 떠올리는 막연한 먼 곳이 있다. 일단 물리적으로 먼 부산이나 땅끝마을 해남, 그리고 바다 건너 제주 정도. 몇 년 전 촬영차 여수를 찾은 뒤 옵션이 늘었다. 서울에서 400km 남짓, 전남 남동부에 자리한 도시는 꼬박 네다섯 시간을 운전해야 도착할 수 있다. 여수(麗水). 도시 이름이 이렇게 예쁠 수가! 아름다운 물줄기라니, 어떤 강과 바다가 흐르는 도시길래. 그때 일주일가량 여수 곳곳의 뭍과 해안, 산발적으로 흩어진 무인도를 돌았다. 장범준의 노랫말처럼 여수는 신비로운 도시였다. 잔잔하지만 속을 알 수 없이 깊은 여수만과 커다란 컨테이너를 인형 뽑기 기계처럼 옮기던 항구의 분주함 그리고 동틀 때까지 김을 피우던 교동시장의 포장마차까지, 낯설지만 포근한 기억으로 남았다. 여수의 풍경은 두루 좋았다. 뭍은 뭍대로, 바다는 바다대로. 노래의 영향인지, 여수는 밤바다의 도시가 됐다. 그런데 내게 여수는 거대한 공업단지로 기억된다. 마치 SF 영화에 등장하는 기계 도시처럼 크고 작은 파이프가 기하학적으로 얽혀 있고, 거대한 화학 탱크와 분쇄기가 끊임없이 움직이며 김을 내뿜는 도시. 압도적 광경이 여수의 심장이었다. 그래서 난 여수를 비릿함이나 갈매기 울음 대신 기름 냄새와 귀가 찢어질 듯한 기계음으로 기억한다. 무수한 볼트와 철로 이뤄진 거대한 생명체. 마치 SUV처럼. SUV의 정체성은 뭘까? 높은 차체와 디젤엔진의 압도적 토크 혹은 트렁크 가득 짐을 실을 수 있는 적재 공간? 모두 맞지만 SUV의 정체성은 세계의 확장에서 온다. SUV는 여타 차종에 비해 제약이 적다. 비포장도로는 물론 자갈길이나 진흙 구간, 심지어 깊은 물웅덩이까지 도강할 수 있다. 그건 우리에게 몇 가지 풍경을 더 안겨준다는 의미다. 거기에 침낭과 버너, 골프 클럽이나 서핑보드, 낚시 장비 등을 잔뜩 넣어 떠난다고 상상해보자. 당신의 세계가 얼마나 넓어질지, 가늠이 되지 않나?




JEEP 수컷의 로망
ALL NEW WRANGLER RUBICON 2 DOOR

수컷들이 랭글러에 갖는 보편적 정서가 있다. 진창과 비포장도로를 넘나들며 뿌옇게 일으키는 흙먼지나 땀으로 흥건한 오프로드 횡단 같은 것. 특히 루비콘 2도어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랭글러 루비콘 2도어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전장을 누비던 윌리스 MB의 외관을 이어간다. 지프의 상징인 세븐-슬롯 그릴과 아이코닉한 원형 헤드램프, 사각 테일램프 등 고유 디자인을 세련되게 다듬었다. 트루-록(Tru-lok) 전자식 프런트 리어 디퍼렌셜 잠금장치, 전자식 프런트 스웨이 바 분리로 더욱 강인한 인상과 강력한 오프로드 성능을 제공한다. 여기에 프리덤 톱이라 칭하는 블랙 컬러의 3피스 하드톱, 블랙 컬러의 주유구 커버, LED 라이팅 시스템 등으로 포인트를 줬다. 압도적 퍼포먼스를 위한 파워트레인과 기계식 장치도 대거 갖췄다. 기존 V6 엔진에서 다운사이징을 했지만 이상의 성능을 발휘하는 2.0리터 터보차저 직렬 4기통 가솔린엔진을 장착했다. 여기에 최첨단 냉각 기술, 그리고 윈드실드의 각도를 조정한 공기역학 설계로 최대 272마력의 힘과 최대 39% 개선된 9.0km/L의 복합 연비를 선보인다. 새로운 랭글러 루비콘 2도어는 4도어 대비 짧아진 휠베이스로 최소 회전 반경을 제공하고, 이전 모델보다 램프 각도가 높아져 장애물을 쉽게 주파할 수 있다. 물론 4:1 록-트랙(Rock-trac) HD 풀타임 4×4 시스템의 한계 없는 주행 역시 이어간다.




VOLKSWAGEN 이유 있는 슈퍼스타
TIGUAN 2.0 TDI
1세대 티구안을 탄다. 그 전엔 해치백을 탔고, 전전엔 2도어 SUV를 몰았다. 당시 선택의 기준은 밸런스였다. 일단 잘 달려야 하고 차체가 크지 않아도 내부 공간은 여유로워야 했다. 거기에 캠핑이나 골프, 낚시 같은 아웃도어에도 어울려야 했다. 물론 적당한 가격과 연비도 중요한 요소였다. 답은 티구안밖에 없었다. 최근 친한 선배가 2세대 티구안을 샀다. 며칠 타보더니 ‘30~40대 가장한테 정말 좋은 차’라는 평을 했다. 티구안은 그런 차다. 무채색같이 어떤 풍경에도 어울리고 대체적으로 만족시킨다. 그래서 탄생 때부터 슈퍼스타였고, 지금도 그 인기를 이어간다. 새로운 티구안은 MQB(Modularen Querbaukasten) 플랫폼을 기반으로 설계한 최초의 SUV다. 또렷한 윤곽과 날렵한 보디라인, 거기에 완벽한 비율은 단단하면서도 세련된 외관을 완성한다. 이전 세대보다 길어졌지만, 차체를 낮춰 여유로운 공간과 개선된 주행 성능도 챙겼다. 1968cc 커먼레일 직분사 방식을 적용한 2.0 TDI 엔진과 7단 DSG 변속기를 물려 최대출력 150ps/rpm, 최대토크 34.7kg・m를 제공하고 최고속도는 202km/h에 달한다. 절제했지만 감각적 외관, 여기에 다양한 편의 사양, 그리고 잘 달리기까지. 군더더기 없는 준수함, 이건 가장 넓은 층에게 공감을 얻어내는 티구안의 방식이다.




클래식과 첨단의 공존
ALL NEW WRANGLER RUBICON 2 DOOR
랭글러를 흔히 ‘감성 하나로 타는 차’라지만, 새로운 랭글러 루비콘 2도어는 다양한 편의 사양과 효율적 공간을 갖췄다. 이전 모델 대비 10cm 이상 길어진 전장으로 레그룸이 넓어졌고, 2열 폴딩 시트와 크루즈 컨트롤, 파크뷰, 후방 카메라를 기본 장착해 보다 편리해졌다. 여기에 열선 내장 스티어링과 휠, 파크센스, 전・후방 교행 모니터링 시스템 등 주행 안전 보조 시스템을 추가했다. 8.4인치 유커넥트 터치스크린 시스템과 애플 카플레이,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등 한층 진화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제공한다.




군더더기 없는 준수한 구성
TIGUAN 2.0 TDI

폭스바겐의 MQB는 티구안의 모든 것을 개선시켰다. 차체 비율은 눈에 띄게 스포티해졌고, 디자인 역시 더욱 자유로워졌다. 무엇보다 공간에서 큰 진보를 보였다. 최대 615리터의 트렁크 공간을 제공하고 뒷좌석을 폴딩하면 1655리터까지 늘어난다. 새로운 티구안은 다양한 주행 보조 시스템과 편의 사양을 탑재했다. 시속 160km/h까지 설정 가능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보행자가 갑자기 나타났을 때 경고와 급제동을 보조하는 ‘보행자 모니터링 시스템’, 도심 교통 정체 시 앞차와 간격을 유지한 채 정속 주행을 보조하는 ‘트래픽 잼 어시스트’까지. 이 밖에도 ‘레인 어시스트’와 ‘피로 경보 시스템’ 등을 모든 트림에 기본 적용했다.

 

에디터 조재국(jeju@noblesse.com)
사진 최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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