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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06

온라인 플랫폼의 새 풍경

아트 옥션과 대중음악이 갈아탄 온라인 플랫폼의 새로운 모습.

사진 제공 멜론 

새로운 음원 앱의 첫인상
차로 꼬박 1시간이 걸리는 퇴근길, 시동을 켜면서 스마트폰의 음원 앱을 열곤 했다. 하지만 몇 곡 듣지 못하고 이내 꺼버린 건 취향을 강요하는 첫 화면에서 스트레스를 받았기 때문인 것 같다. 앱을 열면 곧장 지금 가장 인기 있는 음악과 아티스트의 비주얼이 어찌나 많은지. 나는 별 관심이 없는 아이돌 그룹의 이름을 한 손으로 누를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올해 1월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업체 스포티파이가 조만간 한국에 진출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스포티파이의 인기 비결은 풍부한 세계 각국의 음원 보유는 물론, 꽤 많은 음악을 무료로 들을 수 있다는 것과 이용자의 취향에 맞는 음악 추천 기능, 즉 고도의 큐레이션 능력에 있다. 스포티파이를 의식해서인지 한국의 음원 앱도 최근 1~2년 사이 개인화 능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래서 ‘개인화’를 기준으로 최근 유저들에게 화제가 되고 있는 한국의 음원 앱 멜론과 플로를 비교해봤다. 먼저, 2004년 출시 이후 국내 1위 점유율을 놓치지 않고 있는 멜론은 영어 회화 스트리밍을 포함, 2개 이상의 디바이스에서 쓸 수 있는 멀티 계정을 제공하는 ‘종합 세트’ 타입이다. 이용자가 누구든 특별한 고민을 할 필요 없다는 것이 장점. 내가 좋아하는 가수와 ‘친구 맺기’를 하면 그의 최신 소식도 받아볼 수 있다. ‘멜론 키즈’나 ‘멜론 스포츠’ 같은 메뉴가 생긴 것도 처지에 따라선 강점일 수 있다. 단지 기본 제공 서비스가 너무 많아 원래 내가 듣고 싶은 음악을 바로 찾기 쉽지 않은 것이 아쉬울 뿐. 이 점은 아직까지 벅스 뮤직도 비슷하다. 그래서 최근 사용자들의 불만을 줄이려는 듯, 멜론은 카카오와 합병한 이후 스마트폰과 메신저 프로그램의 연동성을 강화해 ‘멜론 스마트 i’를 제공 중이다. 이용자의 음성 명령에 따라 기분이나 상황, 성향에 맞는 음악을 제공하는 서비스인데, 아직은 조금 어색한 느낌. 요즘의 인공지능(AI) 서비스는 무엇이든 쌓여 있는 이용자 수, 즉 기본 데이터가 많을수록 타율이 높아지는 법이니 가장 긴 역사와 가입자 수를 자랑하는 멜론이 노력만 한다면 개인화는 다른 앱에 비해 유리할 것이 분명하다.





사진 제공 플로

음원 서비스 플로를 경험하면서 개인화 서비스에 대한 끌림은 더욱 확실해졌다. 2008년 12월에 시작했으니 후발 주자인 셈. 일단 플로는 첫 화면 디자인부터 여타 서비스에 비해 훨씬 심플하다. 이들은 처음부터 AI를 기반으로 개인의 취향 분석에 집중한다는 점을 내세워 차별화했다. 아예 가입 초기에 좋아하는 가수나 음악을 설문 형태로 고르게 해 취향 세팅을 한 뒤 시작할 수 있다. 예컨대 나의 취향은 R&B와 재즈, 발라드인데 3~4회 정도 사용 후 추천 선곡이 취향에 한층 가까워진 것을 느꼈다. 이전까지 멜론이나 벅스 뮤직에서 1시간 단위로 갱신하던 일간 차트를 없애 대중음악 생태계를 바꾸는 데 일조했다는 점도 음악 애호가에게는 선택을 위한 주요 포인트. 이들은 24시간 내 누적 차트를 매시 정각에 갱신해 순위 왜곡을 줄였다. 각 음원 앱에서 ‘TOP 100’ 차트를 운영하던 시절에는 이용자의 80%가 상위 10곡을 감상했다고 한다. 그동안 나도 모르게 별로 원하지 않는 가수에게 점수를 몰아주고, 다양한 음악을 들을 수 없었던 것이다. 플로는 #내취향MIX 리스트를 만들어서 SNS에 바로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하기 시작했다. 무려 싸이월드 시절, 밤새 일할 때면 배경음악 선곡을 들으러 내 ‘홈’을 찾던 친구들이 떠올랐다. 앞으로 나의 선곡은 어떤 상황에 어필할 수 있을까?

에디터 김미한





파덱 필립의 토노 셰이프 워치. 지난 7월 13일
홍콩 옥션에서 한화 약 19억4000만 원에 낙찰됐다.
사진 제공 크리스티 코리아

크리스티의 여름맞이
아트 옥션도 팬데믹의 비바람을 피할 순 없었다. 지난봄 글로벌 주요 옥션사들이 계획한 오프라인 행사가 축소되거나 미뤄져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겼지만 크리스티는 이에 굴하지 않고 올여름 옥션에서 그들만의 새로운 도전을 보여주었다. 지난 7월 10일과 11일 이틀간 4개 도시에서 옥션을 연달아 열며 온라인으로 실시간 중계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ONE: 글로벌 20세기(ONE: A Global Sale of the 20th Century)’란 타이틀 아래 홍콩 시간 기준 밤 10시부터 파리, 런던, 뉴욕까지 총 4시간 동안 릴레이 옥션을 진행하며 크리스티 유튜브와 웹사이트로 아트 애호가들을 만난 것. 한 편의 멋진 쇼와 같았던 라이브는 누적 접속자 수 8만이 넘은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나 역시 한국에서 유튜브를 통해 옥션을 보면서 오랜만에 글로벌 아트 신을 생생하게 마주할 수 있었다. 크리스티는 최근 밀레니얼 세대의 젊은 컬렉터들이 좋아할 만한 주제로 옥션을 기획해왔다. 특히 올여름 시즌엔 홍콩을 무대로 열린 옥션이 돋보였다. 올해 첫 프라이빗 아시아 워치 옥션의 하이라이트는 살아 있는 전설이나 다름없는 시계 장인, 필리프 뒤포(Philippe Dufour)와 그뢰벨 포시(Greubel Forsey) 그리고 미셸 불랑제(Michel Boulanger)가 지난 6년간 크리스티와 협업한 피스를 경매에 공개한 것이다. 장인들은 그만의 제작 기술을 후대에 전하기 위해 크리스티와 함께 ‘시계의 탄생’이란 프로젝트명 아래 유일무이한 작품을 만들어왔다. 특별한 핸드메이드 투르비용을 탑재한 리차드 밀 시계와 페라리 J50에 꽂힌 개인 수집가를 위한 맞춤 시계를 소개했다. 이어서 7월 13일 아시아 최초로 열린 빈티지 파텍 필립의 ‘티타늄 & 루비 컬렉션’ 옥션은 벌써 11월 일정까지 회자될 만큼 관심이 높았다.





하이드로스톤과 크리스털로 완성한 다니엘 아샴의 미래의 유물 컬렉션.
사진 제공 크리스티 코리아

크리스티의 이번 라이브 옥션은 주얼리와 핸드백도 포함해 한층 뜨거워진 인기를 방증했다. 에르메스 버킨 백의 희귀 모델과 커스텀메이드 디자인, 쇼 피스까지 럭셔리 액세서리 부문 옥션은 특별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수집가의 취향에 걸맞게 소수의 아이템을 선보이며 매년 인기를 높이고 있다. 추정가 95억5000만 원의 다이아몬드를 비롯해 유색 보석 중에는 12.11캐럿의 팬시 인텐스 블루 컬러 다이아몬드 반지와 마키즈 브릴리언트 컷 플로리스 컬러 다이아몬드, 카보숑 컷이 인상적인 19.53캐럿의 미얀마산 스타 루비 펜던트 목걸이 등을 만날 수 있었다. 한편, 6월 19일부터 30일까지 온라인에서 열린 싱글 아티스트 특별 옥션의 주인공으로는 미국 출신의 1980년생 작가 대니얼 아샴이 선정됐다. 그는 앞서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2년 전 루브르 박물관의 공식 허가 아래 그리스 로마 유물을 재해석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밝힌 바 있다. 작가는 디올, 리모와 등 현 세대를 대표하는 상징적 제품을 1000년 뒤인 3020년에 발굴한 유물이라 가정하고 가공한 작품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그 밖에도 올해 초 프랑스 파리 전시에서 선보인 일련의 신작과 함께 최근 협업한 디즈니, 포켓몬 등의 특별 에디션까지 크리스티 옥션에서 모두 볼 수 있었다. 이로써 그는 대중에게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각인한 듯하다. 다채로운 매력을 뽐낸 크리스티의 ‘ONE: 글로벌 20세기’ 옥션은 출품작 전체 추정가의 97%, 한화로 약 5055억 원에 판매됐다. 아이템에 따라 판매율이 달라지는 옥션의 특성을 생각할 때 매우 성공적인 결과라 주최 측은 한껏 고무되었다는 후문이다. 우리가 이렇게 주요 옥션을 주목하는 것은 출품작을 통해 우리가 남길 수 있는 유산은 무엇이고 훗날 어떤 평가를 받을지 짐작해볼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어서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고, 더 많은 작품이 사람들이 직접 볼 수 있는 공간에서 빛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K 아티스츠그룹 대표 변지애

 

에디터 김미한(purple@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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