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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1-02

마음도 챙겨 볼까요

코로나블루와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 당신, 지금 마음을 챙기고 있나요?

지난 9월 통계청은 우리나라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숨을 거둔 사람이 인구 10만 명당 26.9명으로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을 이어갔다는 불명예스러운 보도를 전했다. 그렇지 않아도 활기를 잃은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며 여기저기서 우울과 분노로 인한 장면을 이전보다 자주 목격하게 된다. 마스크를 써달라는 요청에 화를 내고 폭행을 가하는 모습이 수시로 뉴스를 통해 비치고, 누군가 부정적 이슈로 검색어에 오르면 다들 분노를 표출할 대상을 찾고 있었다는 듯 그 사람의 계정으로 달려가 쌓인 감정을 터뜨리는 듯한 느낌이다. 실제로 고려대학교 KU마음건강연구소가 올해 세 번 실시한 ‘코로나19 관련 국민 정신 건강 추적 연구’에 따르면 경도 이상의 우울증을 경험한 비율이 38.4%까지 나왔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전 세계인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은 ‘코로나블루’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켰다. “코로나19로 그동안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 영화·공연 관람, 모임 등을 못하게 되면서 일상의 즐거움을 잃게 된 것이 코로나블루의 원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식습관 역시 배달이나 인스턴트 식품 섭취가 늘고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 등으로 생활 리듬이 깨지면서 우울, 폭식, 불면을 호소하는 이도 현저히 증가했죠. 진료를 하다 보면 가족과 너무 오랜 시간 붙어 지내며 생긴 갈등으로 병원을 찾는 이들도 볼 수 있고, 바이러스로 인한 건강염려증이나 마스크 착용으로 숨 쉬기 힘들어지는 공황 증상을 동반한 경우도 있습니다. 경제적 타격이나 육아에 지친 이들은 소위 화병을 경험하기도 하는데, 이를 ‘코로나레드’라 부르기도 합니다.” 서초좋은의원 정신과 전문의 유은정 원장의 설명이다. 하지만 상황이 이렇다고 코로나블루에 자신을 가둔 채 살 수는 없는 노릇. 다행인 점은 우울감을 극복하려는 활동에 대한 관심도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울감과 무기력으로 약해진 마음을 단단히 하기 위해 요즘 사람들이 찾는 몇 가지 마음 챙김 방법을 직접 경험해봤다.





불필요한 감정의 창 끄기, 알렉산더 테크닉
몸과 마음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기에 몸을 챙기면 마음도 챙길 수 있다는 소마틱스. 알렉산더 테크닉은 소마틱스의 한 장르로, 몇 달 전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배우 유아인이 체험하는 장면을 통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를 직접 경험해보기 위해 AT포스쳐앤무브먼트연구소를 찾아갔다. “소마는 ‘몸’을 뜻하는 그리스어로, 여기서 말하는 몸은 ‘육체’보다는 ‘자아’에 가까운 의미라고 할 수 있어요. 1970년대에 토마스 한나라는 철학자가 몸과 마음을 함께 다루는 요법을 묶어 소마틱스라 부르길 제안하며 개념이 정리됐죠. 알렉산더 테크닉은 이 소마틱스의 한 갈래로 이해하면 됩니다. 호주 연극배우 출신인 프레데릭 알렉산더가 긴장으로 목소리가 나오지 않으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오랜 세월에 걸쳐 연구해 완성한 요법이죠.” AT포스쳐앤무브먼트연구소 김수연 대표는 “내 몸과 내 몸이 움직일 수 있는 가동 범위를 자각하고 관찰하는 것이 알렉산더 테크닉”이라고 설명했다. ‘몸과 마음은 하나’라는 소마틱스의 기본 개념을 마주한 순간부터 비범인(非凡人)에게나 가능한 요법이라는 선입관이 파고들었음을 고백한다. 김수연 대표도 고도의 인지와 심리가 관여된 활동이기에 모호하게 느끼거나 어렵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고 덧붙인다. 하지만 알렉산더 테크닉은 줄리아드나 하버드 대학교 연극대학원 등에서 전공 필수로 채택했을 정도로 생각을 통해 몸과 퍼포먼스가 바뀌는 결과를 보여주는 실질적 요법이다. 그렇다면 알렉산더 테크닉은 자세 교정 프로그램일까? “완벽한 자세를 위한 교육은 아니에요. 끊임없이 움직이는 우리 몸은 완벽한 자세로 멈춰 있을 수도 없고요. 바른 자세에 대한 강박에 갇히기보단 더 나은 자세로 갈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자세 교정으로는 설명이 정확하지 않다면 이완을 위한 요법에 가까울까? “이완에만 집중한다는 것도 오해예요. 너무 가라앉아 있는 분들은 어느 정도 교감신경을 깨워줘야 하죠. 결국은 교감과 부교감을 적절하게 잘 전환하는 방법을 가르친다고 보면 돼요. 물론 요즘 사람들은 대부분 긴장 상태에 있기에 이완을 많이 다루긴 하죠. 컴퓨터에 비유하면 현대인은 너무 많은 창을 켜놓은 상태와 같아요. 그러다 서버가 다운되면 강제 종료를 시키죠. 사실 우리 감각은 창을 모두 켜지 않아도 느낄 수 있고, 강제로 종료하지 않아도 쉴 수 있는데 말이에요.” 쉽게 말하면 필요한 만큼 감각의 창을 켜둔 건지, 불필요한 창은 없는지 내가 내 몸의 매뉴얼을 읽는 작업이라는 것.
백 마디 설명보다 한 번의 경험이 확실한 만큼 베드에 누워 진행하는 테이블 핸즈온 프로그램을 해보기로 했다. 체험은 세밀한 상담으로 시작됐다. “평소 몸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곳이 있나요?” “편두통이 있나요?” “노트는 비뚤게 놓고 사용하나요?” “음식은 어느 쪽으로 많이 씹나요?” 상담만 하고도 일상에서 인지하지 못한 내 습관을 새삼 파악할 수 있었다. 내 몸의 습관에 대한 스캐닝에 이어 베드에 누워서 본격적인 체험을 시작했다. “바닥이 모래라 생각해보세요. 뒤통수, 등, 엉덩이, 골반, 종아리, 뒤꿈치 부분이 조금 움푹 들어가겠죠. 그중 어디가 가장 움푹 들어간 것 같나요? 엉덩이라면 두 쪽 중 어느 쪽이 더 들어간 것 같나요? 반면 들린 곳도 있나요? 오른 다리와 왼 다리 중 더 길게 느껴지는 곳이 있나요?” 편안한 목소리로 김수연 대표의 가이드가 이어졌다. 나도 자연스럽게 평소 인지할 생각조차 못 한 내 몸을 느끼며 감각의 정도를 조정해나갔다. 누운 자세는 편하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여전히 긴장한 부분이 많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머리를 툭 놓으세요”라는 말에 정말 ‘툭’ 놓았다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긴장이 남은 순간도 있었다. 그럴 때는 여지없이 다시 “제 손을 모래의 일부처럼 생각하고 다시 툭 내려놔보세요”라는 편안한 목소리가 이어졌고, 조금 더 신뢰를 담아 힘을 빼는 과정을 이어갔다. 지금은 굳이 켜놓지 않아도 되는 창을 인지하고 하나둘 끄려는 노력도 계속됐다. 김수연 대표의 설명이나 “좋아요”라는 피드백에도 사실 내가 제대로 한 건지, 정말 그 지점에서 조금 더 이완된 건지 스스로도 확신할 수 없었다. 하지만 무작정 느끼기를 강요하기보단 ‘모래’나 ‘3억 개의 폐포’처럼 상상하거나 접근하기 쉬운 이미지 정보를 통해 내 몸을 인지하는 경험이 조금 더 쉽도록 안내해주는 기분이 들었다. 불필요한 감정의 창을 하나둘 끄고, 김수연 대표의 편안한 목소리에 따라 내 몸 한 부분에 집중하자니 스르르 잠이 들 것 같기도 했다. 취재를 해야 한다는, 마지막까지 끄지 못한 책임감이라는 창 ‘덕분에’ 잠에 빠지진 않았지만 테이블 핸즈온이 진행될수록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것은 스파 마사지를 받을 때의 나른한 편안함과는 또 다른,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었다. “제대로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너무 편안하고 좋아요”라는 소감이 절로 나올 정도.
40여 분의 체험을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 하루 중 가장 기운이 빠지는 오후 4시 무렵이었다. 스파 트리트먼트를 받았다 해도 멍하게 늘어지기 쉬운 시간. 그런데 몸이 그렇게 가벼울 수 없었다. 마치 꿈도 꾸지 않고 푹 자고 일어난 듯 개운했는데, 그런 숙면을 경험한 게 언제인지조차 모를 정도니 이런 컨디션은 실로 오랜만이었다. 그때그때 화제가 되는 다양한 운동요법을 경험해봤지만 이렇게 즉각적으로 긍정적 반응을 느낀 적도 처음. 컨디션이 좋으니 내 앞에 수시로 벌어지는 상황을 예민하게 받아들일 이유도 없었다. 요즘엔 생각이 꼬리를 물며 잠이 오지 않는 날엔 스스로 모래 위에 누워 있다고 상상하며 머리부터 등, 엉덩이, 종아리, 발꿈치까지 각 부분을 인지하면서 조금 더 힘을 빼는 연습을 한다. 꾸준히 훈련하면 내 몸과 마음의 불필요한 에너지를 끄는 데 분명 도움이 될 거라 기대하며. “결국 본연의 나 자신을 경험하게 하고 싶어요. 내게 불필요한 긴장 혹은 이완이 무엇인지 알게 해주는 거죠. 결국 그런 깨달음이 살아가는 태도로 이어질 거라 생각하고요. 그래서 알렉산더 테크닉은 경험의 학문이라 생각해요.” 김수연 대표의 가르침이 무슨 의미인지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이해가 된다.





내 감정 바라보기, 명상과 요가
“요즘 명상에 빠졌어요. 안내자가 던지는 주제를 상상하며 호흡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데, 제가 생각보다 그런 몰입을 잘하더라고요. 신비한 경험이었어요.” 매일 다양한 사람을 마주하며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가 많았다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나겸 실장의 고백이다. 잘해내야 한다는 부담감과 클라이언트를 실망시키면 안 된다는 강박에 언젠가부터 일하는 즐거움을 조금씩 상실했다고. 그때 우연히 경험한 명상은 즐거움을 위해 시작한 일에 대한 초심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됐고, 그렇게 긴장과 부담을 덜어내니 최근엔 일의 결과도 기대 이상이라는 것이 그녀의 경험담. 구글 엔지니어 차드 멍 탄이 쓴 <너의 내면을 검색하라>를 보면 명상은 스트레스 요인에 반응하는 방식을 바꾸고, 슬픔을 긍정적 방식으로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명상을 통해 자신과 타인의 기분, 감정을 이해하고 그 둘을 구분하며 이 정보를 자신의 생각과 행동의 지침으로 이용할 수 있는 능력인 감성 지능이 높아지면 실제 업무 성과나 행복지수가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설명이다. 유은정 원장 역시 “명상은 의학적으로도 이미 여러 연구에서 불안과 우울증 완화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덧붙인다. 명상을 하면 과민해진 뇌가 진정되면서 현재에 집중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고. 현재 그리고 여기에 집중하다 보면 나를 괴롭히는 생각과 감정에서 심리적 거리 두기가 가능해지고, 명상을 20분 정도 하면 불안을 가라앉히는 역할을 하는 전전두엽피질이 활성화된다는 것. 그렇게 불안이 진정되면 감정과 생각을 통제하는 전대상피질의 활동량이 증가하는데, 이는 곧 이성을 되찾았다는 의미라고 한다. 결론적으로 명상을 꾸준히 하면 일상에서도 뇌를 통제할 수 있게 된다는 이야기. 명상 효과가 이 정도라면 한 번쯤 시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해서 찾아간 명상가는 이나겸 실장의 명상 선생님이자 <특별하지 않지만 소중한>의 저자 지반티카(@j.jivantika_yi)다. 그녀 역시 유학 생활을 마치고 내로라하는 대기업에 들어가 다음 진로는 MBA나 로스쿨 정도가 되겠다 생각하던 대한민국 직장인이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마음에서 우울감이 흘러나왔고 우울과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 있는 분노가 쉽게 조절되지 않자 자신이 진정 원하는 일을 찾아 나섰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명상을 만났다고 한다.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것을 느끼는 것 자체가 명상이죠. 나의 호흡을 느낀다면 그것이 바로 지금, 여기에 있는 것이라 할 수 있어요.” 집중만 한다면 세 번 짧게 숨을 쉬는 것만으로도 명상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그녀의 설명이다.
“현대인은 ‘느끼는 것’을 많이 어려워해요. 행동이든 생각이든 계속 뭔가를 하죠. 그래서 잘 못 쉬는 거고요. 명상을 꾸준히 시도하던 어느 날, 깊은 이완 상태에 들어가면 놀라기도 하죠. 그런 경험은 처음일 테니까요.” 우린 원래 생각을 완전히 비워낼 수 없기에 다른 생각을 하면 안 된다는 강박에 빠질 필요가 없다는 그녀의 설명이 묘하게 위로가 되었다. 결국 생각을 억제하기보다 떠오르는 생각이 흘러가도록 놔두는 것이 올바른 명상법이라는 것. 나는 과연 내 안의 생각을 하늘 위 구름처럼 흘러가게 둘 수 있을까? 그런 궁금증과 함께 짧은 명상 체험이 시작되었다. “집중을 못 할까, 졸지는 않을까 걱정하지 마세요. 명상을 제대로, 잘하려고 애쓸 필요도, 이를 통해 뭔가를 깨달으려는 부담감도 버리세요.” 지반티카 강사는 한 가지 주제를 던지며 집중할 수 있도록 길을 안내했다. “바로 앉아 골반 옆을 손가락 전체로 짚어보세요. 숨을 들이쉴 때 열 손가락으로 바닥을 밀어내고 내쉴 때 어깨의 힘을 빼세요. 오늘 하루를 살면서 불편했던 몸의 한 부분에 두 손을 갖다 대고, 마음속에 짐처럼 지고 있는 것들이 거기게 매달려 있진 않은지 느껴보세요. 지금부터 숨을 쉴 때는 그 부분으로 모든 숨을 보낼 거예요.” ‘웅~’ 벌의 날갯짓 소리를 흉내 낸 브라마리 호흡을 하면서 뭉쳐 있는 목과 어깨 부분으로 숨을 보내려 했다. 호흡에 집중하려 노력하는 중에도 머릿속엔 내내 오늘 저녁 찬거리, 내일 진행할 인터뷰, 다음 주 예정인 촬영 시안 등 여러 생각이 두둥실 떠올랐고 습관처럼 그 생각을 붙잡았다. 지반티카 강사는 여지없이 집중하지 못하는 나를 꿰뚫었고, 처음부터 명상의 정석대로 너무 ‘잘’하려는 강박을 품지 않아도 된다고 다시 한번 조언했다.
명상의 개념은 며칠 후 하타 요가에 마음 챙김을 적용해 가르치고 있는 요가 전문가 바루나 (@varuna_om)를 만나 조금 더 정리할 수 있었다. 가부좌를 틀고 참선에 들어가기라도 하듯 조용하고 정적인 명상이 어렵다면 요가처럼 동작을 수행하며 몸의 한 부분에 집중하는 것도 방법. 특히 하타 요가는 각 동작을 유지하는 호흡이 긴 편이라 명상과 병행하기에 더욱 적절하다. 그녀도 내 안의 느낌을 지켜보는 것이 곧 명상이라고 말했다. “요가를 하며 내 느낌을 바라보는 연습을 하세요. 어떤 요가 동작을 하며 ‘아, 이 동작 하기 싫다’는 생각이 들어도 그 생각을 집중해 지켜보는 것이 곧 명상이거든요. 요가 동작 자체가 마음속에 응어리진 문제를 해결해주진 않지만, 그 부정적 감정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이 될 순 있어요.” 우울하고 자주 화가 날 때 그녀가 추천하는 자세는 고양이 자세와 코브라 자세, 나비 자세다. 평소 움츠린 부위를 쫙 펴는 것만으로도 쪼그라든 감정을 펼치는 데 효과적이라고. 코브라 자세를 할 때에는 등과 어깨가, 나비 자세는 허벅지 안쪽이 뻐근해지는데, 그때 그 부분에 집중하는 것이 요가 명상의 시작이다. 집중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다른 생각을 하게 되고, 그것을 인지한 즉시 처음 생각으로 돌아오는 걸 반복하는 것이 방법. 그렇게 훈련을 이어가면 어느새 다른 생각에서 처음 집중하던 것으로 돌아오는 시간이 빨라지고, 자연스럽게 내 느낌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일상에서 화가 나는 일이 생겨도 ‘내가 화가 났구나’라는 최초의 생각을 지켜보면 생각에 공간이 생기면서 분노로 이어지는 것을 조절할 수 있다고. 그렇다고 명상을 통해 이를 수 있는 최종 목적지가 마냥 너그러운 마음은 아니다. 그보다는 자기 밸런스를 찾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늘 긴장과 예민함 속에 있던 이들은 이완을 통해 밸런스를 찾고, 반대로 심지가 약해 남들에게 휘둘리기만 하던 이들은 힘을 키워 조금 더 단단해질 수 있다는 것. 결국 스스로 적당한 긴장과 이완의 상태로 전환하도록 돕는 알렉산더 테크닉의 개념과 상통하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울감에서 벗어나는 적극적인 방법
시간을 들여 무언가를 배울 여유가 없거나 그런 의욕이 생기지 않을 정도로 우울감의 정도가 심하다면 보다 적극적인 방법을 찾아 나서는 것도 좋다. 그중 하나는 명상과 요가처럼 호흡을 기본으로 보는 한의학의 도움을 받는 것. “<동의보감>에도 나와 있듯 ‘울’이란 소통하지 않고 막혀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우울감이 심한 이들을 배를 눌러 진단하는 복진을 해보면 상복부 경혈이 긴장되고 막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더존한방병원 이상훈 병원장은 “이럴 때는 경혈을 소통시키는 침 치료가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또 “우울감은 목덜미와 후두부, 승모근 등 스트레스에 민감한 근육을 긴장시키기 때문에 추나요법을 통해 긴장을 해소해주거나 하복부의 뜸 치료로 머리의 기운을 안정시키고 정체돼 차가워진 하복부의 기운을 따뜻하게 해 순환을 돕는 것도 효과적”이라고 설명한다. 부정적 인지 왜곡이나 생각에 집착하는 반추 습관이 있다면 심리 상담 전문가의 치료가 효과적일 수 있다. 증상을 개선하기 위한 활동에 동기 부여조차 되지 않는 우울증에는 동기 강화 상담이 행동을 변화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완벽주의나 낮은 자존감 등 심리적 원인이 큰 경우 우울한 감정에 선행하는 생각을 변화시키는 인지 치료가 효과적이라는 것이 유은정 원장의 설명이다. 그리고 이 모든 치료에 앞서 우울증 개선에 가장 간단하고 효율적인 방법은 운동이다. 한 연구에서 우울증약으로도 치료가 잘 되지 않던 우울증 환자 15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12주 동안 한 그룹은 약 복용과 일주일에 5일 동안 30분 정도 걷기 운동을, 다른 한 그룹은 약 복용만 하게 했다. 그 결과 걷기 운동을 한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증상이 26% 호전됐다는 것. 언제 끝날지 모르는 우울한 시대를 살며 부정적 생각에 잠식되어 있는가? 예민하게 날이 서 수시로 분노가 솟구치는가? 그렇다면 지금 무기력한 몸을 일으켜 30분만 걸어보자. 줌을 통해 진행하는 지반티카의 명상 수업에 참여해보는 것은 어떤가? 아직은 마스크에 묶인 신세지만, 실내에 머물기보다 신선한 바깥공기를 들이마시며 걸음에 집중하거나 새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만으로도 시대가 주는 우울감에서 벗어날 준비는 마친 셈이다.

 

에디터 이혜진(hjlee@noblesse.com)
사진 박지홍
스타일링 이혜림
모델 아나스타샤(Anastasia V)
헤어 이지혜
메이크업 공혜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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