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나인우의 새로운 얼굴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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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05

우리가 몰랐던 나인우의 새로운 얼굴

정직하지만 날카로운 그의 흥미로운 매력.

셔츠와 팬츠, 브레이슬릿 모두 Fendi Men.





로브와 재킷 모두 Dolce&Gabbana.

브라운관으로 볼 때도 느꼈지만, 눈이 참 맑고 호소력 있다. 그건 당신도 그렇다. 뭔가에 집중하는 눈은 누구라도 힘이 있다.
원래 남 칭찬을 잘하나? 진짜다. 칭찬은 자주 해야 한다. 개인적으론 사람을 잘 본다고 생각한다. 관찰하는 걸 좋아한다. 연기를 하면서 생긴 습관이다. 사람을 좋아하고, 그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그래서 살펴본다.
마침 이름도 나인우다. 사람 인(人)에 벗 우(友)자를 쓴다. 예명이다.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친구 같은 사람이란 뜻이다. 본명은 나종찬인데, 쇠 북 소리 울려 퍼지듯 사람들을 널리 도우라는 뜻으로 할아버지가 지어주셨다. 약간 느낌이 비슷하다고 할까? 그냥 그렇게 태어난 것 같다.(웃음)
TV 드라마 <달이 뜨는 강> 윤상호 PD는 확실히 배우 나인우에게 큰 도움을 받았다. 한 달간 20회 차를 찍었다고 들었다. 나인우를 칭찬하면서 차기 작품 <징크스의 연인>에도 캐스팅했다던데. 어디를 가든 현장 분위기는 감독님이 좌우한다고 생각한다. <달이 뜨는 강>은 윤상호 감독이 대장으로서 모든 것을 만들어줬다고 생각한다. 세세한 부분까지 챙기면서도 밀어붙이는 힘이 있었다. 나를 좋게 봐준 건, 글쎄 극한의 상황에서도 항상 웃기 때문일까.(웃음) 원래 사람들과 있으면 잘 웃는다.
우직한 온달이란 인물에 맞춤 옷이었다. ‘벽화 찢고 나왔다’라든지 ‘호호바’(호락호락하지 않은 바보) 같은 온갖 애칭을 얻었다. 나인우에게도 온달 같은 면이 있나? 사람을 좋아한다. 자연도, 동물도 좋아한다. 어딜 가든 버틸 수 있는 그런 꿋꿋함이 닮은 것 같다. 아, 그리고 나 역시 호락호락하지는 않다.(웃음)
온달처럼 순수한 면도 있는 것 같다. 온달은 너무 순수하다. 반면, 현실에선 나이가 들수록 때가 타는 듯하다. 그런데 그게 나쁜 거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농익는 거라고 믿는다. 시간이 흐를수록 스스로의 정체성이 보다 확실해지지 않을까. 죽는 순간까지 그렇겠지.
한창 촬영 중인 KBS2의 드라마 <멀리서 보면 푸른 봄>에선 주인공의 형 ‘여준완’ 역할을 맡았다. 동생이 형에 대해 애증을 품은 복잡한 관계던데. 준완은 재미는 있는데, 어려운 역이다. 난 캐릭터를 표현할 때 나의 본모습에서 닮은 면을 찾아내기보다는 가진 것을 버리며 길을 찾는다. 그런데 이 인물은 절제돼 있는 데다 감정이나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캐릭터라 접근하기 쉽지 않았다. 처음엔 동생이 삶의 원동력이라는 것에서 그를 이해하려 했다. 불우한 환경에서 자라다 보니 생존을 위해 자기 방어가 필요했고, 동생은 자신처럼 고통을 겪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구나, 거기서부터 시작했다. 항상 역을 맡으면 질문을 던진다. 이 사람은 왜 이럴까? 거기서 실마리를 풀어야 한다.
박지훈이 동생 역을 맡았다. 둘의 호흡은 어떤가? 굉장히 귀여운 구석이 있는 친구다. 금세 친해졌다. 동생들과 연기한 경험이 많이 없었는데, 좋더라.
<달이 뜨는 강>에서 주연을 성공적으로 해냈고, 현재 촬영 중인 <멀리서 보면 푸른 봄>, 하반기 촬영 예정인 드라마 <징크스의 연인> 그리고 영화 <그녀의 버킷리스트>까지 차기작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잘 팔리는 배우다. 기분이 어떤가? 인생의 계단을 하나씩 오르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머릿속이 계속 분주하다. 한 계단을 더 오르면 어떤 풍경이 펼쳐질지 모르는 채 일단 가는 거니까. 두렵기도 하다. 유명하다는 건 책임감을 동반하니까. 그래도 지금은 뚜벅뚜벅 나아가려 한다.
소속사의 홍보 영상에서 스스로의 가치관을 ‘평화’라고 소개하더라. 평화를 추구하는 나인우의 방법은? 상대의 감정을 먼저 생각하면 되는 것. 내 기분은 내가 아니까. 그래서 항상 상대부터 살핀다. 거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믿는다. 다음 단계는 ‘그러면 어떻게 이 사람과 시너지를 낼까?’ 또는 ‘어떻게 해야 이 사람과 더 재미있게 함께 할 수 있을까?’ 같은 것이다.
어른 같다. 물론 어른이다. 지금 스물여덟, 곧 서른인데.
물리적 나이가 꼭 어른을 만들어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인우가 생각하는 어른은 무엇인가? 아이러니하게도, 어른은 다 바보다. 전부 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모르는 것이 더 많을 거다. 생각해보니 어른을 하면 안 되겠다.(웃음) 챙겨야 할 것도, 잊고 사는 것도 많고. 어른은 참 피곤하다.
나인우의 유년 시절은 어땠나? 중학교 2학년 때 이미 키가 185cm까지 자랐다고 들었다. 키가 커서인지 사람들이 자꾸 쳐다보더라. 어른들이 훤칠하다며 좋아해주기도 했다.(웃음) 생각해보면 후배보다 선배들이 더 좋아하는 것 같았다.
고백도 많이 받았겠다. 그렇지는 않다.(웃음) 인기 있는 게 아니라 키가 커서인지 신기하다는 듯 쳐다보기만 했다. 사춘기 땐 늘 어떻게 하면 더 멋져 보일지 고민하며 머리를 매만지던 평범한 남자애였다. 자기만족에 살던 때였다.(웃음)





셔츠와 레이어드한 셔츠, 팬츠 모두 Dior Men, 슈즈 Givenchy.





프린팅 실크 셔츠 Etro, 팬츠 Ami.

유년 시절을 캐나다 위니팩에서 보냈다. 그땐 온종일 밖에서 노느라 집에 붙어 있지 않았다. 스케이트보드・자전거를 타거나 농구도 하고, 축구도 하고. 그중 달리는 게 제일 좋았다. 거친 자연 속에서 땀 흘리고 바람 맞으며 나아가는 기분이 좋았다. 전교 마라톤 대회에서 1등을 한 적도 있다. 그래서 지금 내가 집돌이인가 보다. 그때 에너지를 다 쓴 것 같다.(웃음)
몇 가지 장면이 상상된다. 지금도 잊히지 않는 풍경이 있다면 무엇인가? 맑고 깨끗한 하늘과 토네이도. 아, 오로라도 봤다. 오로라는 비행기 안에서 봤는데, 캐나다는 북쪽이라 항로가 극지를 지나간다. 밑은 온통 빙하인데, 밤이 되면 초록빛이 커튼처럼 너울거린다. 처음엔 아름다워서 넋 놓고 봤는데, 그게 오로라인 걸 나중에 알았다.
취미가 광합성이라 들었다. 햇빛이 좋으면 잠시 눈을 감는다. 그러면 나른해지고 나쁜 생각이 사라지며 긍정적 생각을 하게 된다. 장소가 어디든 햇빛만 좋으면 된다. 주차장에 돗자리 깔고 누워 있기도 한다.
처음엔 SM의 오디션 제안을 받았고, JYP와 큐브에서 연습생 생활을 했다. 아이돌 가수로 권유는 없었나? 지금 회사로 옮기기 전까지는 시키는 대로 하자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스무 살이 되기 직전 연기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확고해졌다. 곧 성인인데, 진지하게 진로를 고민해야 할 것 같았다. 내가 정말 사랑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해보니 연기였다.
연기의 무엇이 좋았나? 아주 어릴 때 본 <야인시대>나 <미안하다, 사랑한다> 같은 드라마 속 배우의 멋진 연기가 가슴 한구석에 계속 남아 있었다. 그걸 잊지 않고 있었기에 여기까지 온 거라고 생각한다. 배우가 된 지금은 그때 선택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작품을 마치면 한 인물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는 뿌듯함이 정말 크다.
TV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서 기타 치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록은 나의 소울”이라고 말한 것도 인상 깊었고. 요즘 어린 세대는 주로 힙합을 좋아하는데 내가 록을 좋아하는 세대라 반갑기도 했다. 힙합이 반항이라면, 록은 분출이다. 억눌린 것을 쏟아내는 것. 평소 할 수 없는 행동을 하거나 답답함을 표출하는 가사가 많다. 어릴 적 그런 마음을 록으로 풀곤 했다. 특히 좋아하는 장르는 심포닉 메탈인데, 클래시컬한 멜로디가 색다른 매력이 있다. ‘랩소디 오브 파이어’라는 이탈리아 메탈 밴드를 좋아한다. 한국에선 김경호 같은 로커가 없다고 생각한다. 슬립낫의 트랙리스트를 인쇄해 직접 커스텀한 트레이닝 팬츠도 자주 입는다. 하나에 빠지면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거든. 기회가 된다면, 언젠가 세션들과 함께 무대에 서고 싶다. 아, 물론 실력부터 갖춰야겠지.(웃음)
노래도 제법 잘 부르고, 기타 치는 실력도 수준급이다. 무엇보다 음악을 이렇게 좋아하는데 밴드 경험이 없다는 것이 의외다. 부르는 것보다 듣는 게 좋거든. 좋아하는 건 쉽다. 사랑하는 게 어렵지. 좋아하는 건 이렇게 쉴 때나 스트레스 받을 때 하고, 사랑하는 건 계속 살펴보고 돌보면서 가져가야 한다. 내겐 연기가 사랑하는 영역이다.
지금은 어떤 게 멋지다고 생각하나? 무엇이든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사람이 멋있다고 생각한다. 정공법이든, 자기만의 방식이든 프로페셔널이 되어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눈 밑 점이 자꾸 눈에 들어온다. 호불호가 갈리는 포인트다. 빼라는 사람도 많았는데, 그냥 두기로 했다. 내 거니까. 역할에 따라 가려야 하면 가리면 되고. 그래서 이 점은 이제 그냥 나 자체 같다.
나인우가 믿는 건 무엇인가? 에디터는 어떤 걸 믿나? 인터뷰라는 게 질문자와 답하는 사람이 정해진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생에서도 필요한 게 이렇게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는 거다. 그러니까 난 역지사지의 힘을 믿는다.

 

에디터 이예지(프리랜서)
사진 윤송이
헤어 & 메이크업 장해인
스타일링 윤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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