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예술의 총체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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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0-05

노르웨이 예술의 총체

지난 6월 노르웨이 국립박물관이 오랜 준비 기간을 거쳐 문을 열었다.

위쪽 밤에 더 아름다운 박물관 외부 전경. Photo by Børre Høstland
아래왼쪽 뭉크의 ‘절규’(1893). © The National Museum/Børre Høstland
아래오른쪽 전 전경. © The National Museum/Ina Wesenberg

유럽 북부의 아름다운 피오르와 오로라를 보기 위한 관문으로 알려진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 인구 70만 명의 작은 도시임에도 박물관과 미술관은 수십 개에 달할 정도로 예술을 향한 열기가 매우 뜨겁다. 아스트루프 페아른레위 미술관(Astrup Fearnley Museet), 비겔란 조각 공원(Vigeland Sculpture Park) 외에도 지난해 10월 신축 건물로 이전한 뭉크 미술관(Munchmuseet)은 전 세계 미술 애호가들이 오슬로를 찾는 또 하나의 이유다. 여기에 지난 6월 국립박물관(Nasjonalmuseet)이 오슬로 아케르부뤼게에 문을 열며 문화 예술 도시로서 지위를 확고히 했다. 북유럽 최대 규모로 약 6억5000만 달러의 예산을 투입, 8년여의 기다림 끝에 모습을 드러낸 국립박물관 측은 “오슬로 시내에 제각기 떨어져 있던 국립미술관을 비롯해 국립장식박물관, 건축박물관, 현대미술관까지 4개의 독립 기관을 합병해 한 공간에서 더욱 많은 컬렉션을 선보이고자 한다”라고 설명했다.
박물관의 건축설계는 건축가 클라우스 슈베르크(Klaus Schuwerk)가 맡았다. 유행을 타지 않는 재료를 활용해 마치 사원 같은 기념비적 건축물을 만든 슈베르크는 “박물관은 어떤 면에서는 시간의 사원이기도 하죠. 저는 항상 저만의 판테온을 디자인하고 싶었어요”라며, 수 세기 동안 예술품을 보관하는 집이라는 관점으로 접근했다고 밝혔다. 특히 탄소 발자국을 기존 건물의 절반으로 줄여 자연 친화적 건축물로 평가받을 만큼 공을 들였다. 내부에는 오크와 대리석을, 건물 외벽에는 노르웨이 슬레이트를 활용해 위엄 있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박물관 1·2층 86개의 방에는 소장품 40만여 점 중 6500점을 전시하고, 3층에서는 기획 전시가 열린다. 노르웨이 예술과 건축, 디자인의 역사뿐 아니라 세계의 예술 작품을 시간순으로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1층에는 디자인과 공예에 관한 작품 등을 전시한다. 명나라 도자기, 발디숄 태피스트리, 18세기 노르웨이 고블릿 컬렉션, 북유럽 가구 디자인 역사를 알 수 있는 작품을 포함해 노르웨이 출신 패션 디자이너로 노르웨이 왕립 성 올라브 훈장 1등급 기사를 받은 페르 스포크(Per Spook)와 페테르 둔다스(Peter Dundas)를 비롯한 유명 디자이너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2층에 있는 네덜란드와 벨기에의 풍경화와 노르웨이 화가들의 작품도 놓쳐선 안 된다. 노르웨이 풍경화의 대가 요한 크리스티안 달(Johan Christian Dahl)과 북유럽의 선구적 예술가 하리어트 바케르(Harriet Backer) 외에도 노르웨이 출신의 세계적 화가 에드바르 뭉크(Edvard Munch)의 대표작 18점을 만날 수 있다. ‘뭉크의 방’을 따로 마련해 ‘절규(The Scream)’(1893)를 포함해 ‘다리 위의 소녀들(The Girls on the Bridge)’(1901) 등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게 한 점도 인상적이다. 뭉크는 일생 동안 여러 버전의 ‘절규’를 그렸는데, 그중 최초의 회화 버전이 이곳에 있다.





노르웨이 국립박물관 컬렉션. Photo by Iwan Baan

이 외에도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에두아르 마네(Edouard Manet), 클로드 모네(Claude Monet) 등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인상주의 작가의 명작까지 컬렉션 목록에 이름을 올렸으며, 1900년부터 1960년대 섹션에서는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와 앙리 마티스(Henry Matisse)뿐 아니라 노르웨이의 추상표현주의 작가 안나-에바 베리만(Anna-Eva Bergman)을 비롯해 영향력 있는 20세기 아티스트의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1960년대 이후 작품을 보여주는 섹션에는 설치미술이 예술 장르로 인정받는 데 공헌한 우크라이나 예술가 일리야 카바코프(Ilya Kabakov)의 대표작 ‘The Garbage Man(The Man Who Never Threw Anything away)’(1988~1995)을 포함해 1958년 벨기에에서 열린 국제박람회에서 노르웨이 파빌리온으로 1등상을 받은 건축가 스베레 펜(Sverre Fehn)의 작업을 볼 수 있는 방도 마련했다.
마지막으로 3층에서는 노르웨이 현대미술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개관전 [I Call It Art](6월 11일~9월 11일) 가 열려 노르웨이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그룹) 약 150명의 작품을 소개한다. 그중 작가 오게 게우프(Aage Gaup)는 거대한 나무조각과 관람객에 의해 활성화되는 다양한 소리 조각품을 선보이고, 건축가 요아르 낭고(Joar Nango)는 박물관 건축 과정에서 남은 자투리를 이용해 제작한 설치물을 전시한다. 또 어린이와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전시 [East of the Sun and West of the Moon]에서는 약 150년 전 노르웨이 동화 삽화를 그린 에리크 베렌시올(Erik Werenskiold)과 테오도르 키텔센(Theodor Kittelsen)의 다양한 드로잉 작품을 볼 수 있다. 무려 500여 점에 달하는 삽화 중에는 빛에 민감한 종이의 특성 때문에 그동안 좀처럼 선보이기 어려웠던 작품도 많다. 전시 기간은 6월 11일부터 12월 30일까지다.
노르웨이 예술을 총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전시실 외에도 수장고와 보존실, 사진 스튜디오를 갖춰 한자리에서 소장품 관리까지 가능한 점이 눈길을 끈다. 관람객이 다양한 예술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워크숍, 도서관 등을 아울러 대중에게 열린 공간으로 다가가고자 하는 노르웨이 국립박물관의 행보가 기대된다.

 

에디터 백아영(프리랜서)
최윤정(프리랜서)
사진 제공 노르웨이 국립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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