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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5-03

그대 안의 블루

갤러리 몬도베르에서 하이퍼리얼리즘 회화 작가 남상운의 개인전이 열린다.

‘Bluemoon’, 2022.

조선시대 도화서가 자리했던 삼청동과 안국동 사이에는 정선의 ‘인왕제색도’가 연상되는 건물이 있다. 바로 ‘갤러리 몬도베르’다. 오는 5월 2일부터 6월 30일까지 현대판 도화서에서는 하이퍼리얼리즘 회화 작가 남상운의 22번째 개인전 <블루문, Blue Moon>이 열린다. 이번 전시는 오는 7월 영국 런던에서의 초대전과 10월 호주 멜버른에서의 개인전을 앞두고, 그동안의 신작을 선보이고자 기획됐다.
남상운 작업의 핵심은 파란색이다. 분명 연잎을 그렸는데, 파란색으로 채색돼 있어 의아하다. “처음에는 평범한 초록색 연잎을 그렸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크로마키 촬영장에 갔는데요, 블루 스크린 앞에서 연기하는 배우를 보고 실제와 가상, 현실과 비현실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작가의 설명을 곱씹다 보니, 남상운의 작업에서 블루는 경계를 넘나들게 하는 역할을 하는 듯하다. 실제로도 파란색은 양가적 의미를 지니지 않았던가. 흔히 파란색은 젊음·행복·희망 등을 상징하지만, 영어에서 ‘Feeling Blue’는 우울함을 뜻한다. 또 ‘2~3년에 한 번, 한 달에 보름달이 두 번 뜨는 현상’인 블루문은 드문드문 일어나는 사건을 표현할 때도 사용된다. 이를 종합하면, 작가가 이미 정해진 관념에 구속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한편, 연꽃은 예로부터 만다라화라 불렸다. 우주 속 온갖 사물과 현상이 연꽃에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를 묘사하듯 작가는 세필 붓을 이용해 잎맥을 섬세하게 그렸다. 또 연잎 위에는 물방울이 맺혀 있는데, 넓은 세상에 덩그러니 놓인 현대인을 그려낸 것 같다. “블루문은 밤의 호수이고, 깊이를 알 수 없는 바다이며, 태양 너머 우주입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찬란한 생명이 자리해 있습니다. 저는 그 생명체가 ‘떠돌이 행성’이길 바라요. 별과는 다른 경로를 따라 자유롭게 우주를 떠돌며 그 어떤 별의 중력에도 묶이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
3년 넘게 우리의 행동반경을 묶어둔 코로나19가 엔데믹을 향해가면서 평범한 일상을 회복 중인 요즘이다. 이젠 코로나블루와도 안녕을 고해야 할 때다. 하지만 관성 탓에 선뜻 행동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잠시나마 갤러리 몬도베르에서 남상운의 작업을 감상해보는 건 어떨까. 현실의 무게를 내려놓은 심상적 방랑이 자유로워질 용기를 선사할 것이다.
문의 02-730-8888





남상운 작가.
다양한 블루 컬러 팔레트.
세필 붓을 이용한 잎맥 작업.

 

에디터 박이현(hyonism@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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