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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3-22

작품의 가격을 결정하는 것

같은 작가의 작품이 완전히 다른 가격에 낙찰될 때, 그 차이를 결정짓는 것은 무엇일까?

Jeff Koons, Balloon Swan(Yellow), Mirror-polished Stainless Steel with Transparent Color Coating, 350.5×238.8×302.3cm, 2004~2011.

개는 훌륭하다  제프 쿤스 
2013년 11월 12일,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 등장한 ‘Balloon Dog(Orange)’는 5840만5000달러(약 775억 원)에 낙찰되며 제프 쿤스에게 ‘경매 최고가를 기록한 생존 작가’라는 타이틀을 안겨준 작품이다. 한편 2015년 11월 10일,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서 선보인 ‘Balloon Swan(Yellow)’의 낙찰가는 1472만5000달러(약 195억 원). 쿤스가 제작한 일군의 대형 동물 조각에는 공통점이 많다. 스테인리스스틸을 주재료로 사용했고 마젠타, 파랑, 보라, 노랑, 빨강 총 다섯 가지 컬러 버전으로 존재한다. 하지만 백조, 코끼리, 원숭이 등이 인간이 사랑하는 동물 1위에 빛나는 개를 넘어서기엔 아무래도 역부족이다.





Jeff Koons, Balloon Dog(Orange), Mirror-polished Stainless Steel with Transparent Color Coating, 307.3×363.2×114.3cm, 1994~2000.

JEFF KOONS 키치의 제왕, 생존 작가 중 최고가 작품 기록을 경신한 아티스트, 셀프 브랜딩의 귀재. 가는 곳마다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는 제프 쿤스만큼 ‘돈과 예술’이라는 주제에 걸맞은 작가가 또 있을까. 네오팝을 대표하는 쿤스는 ‘앤디 워홀의 후계자’를 자처하며 대중문화와 소비사회, 그에 따른 사람들의 욕망과 취향을 투영한 작품을 선보인다.





A White Porcelain Moon Jar, Joseon Dynasty(18th Century), Of globular form set on a circular upright foot with recessed base, the body joint with two parts at belly, with slightly everted mouth, applied with a lustrous transparent glaze with blue cast, 30.2cm(H).

높이의 차이가 가격의 차이다  달항아리 
2023년 5월,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 18세기 조선 달항아리 2점이 나란히 등장했다. 차이가 있다면 둘 중 하나의 타이틀에 ‘중요한(important)’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는 점. 한데 경매 결과는 크게 달랐다. ‘중요한’ 달항아리는 456만 달러(약 60억 원), 다른 하나는 10만800달러(약 1억3372만 원). 50배에 가까운 가격 차를 만든 요인은 무엇일까? 무라카미 다카키(Takaaki Murakami) 크리스티 부사장, 스페셜리스트 겸 한국 미술 부서장은 “유약의 질, 크기, 모양이 달항아리의 가치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2점 모두 18세기에 제작한 것이지만, 40cm가 넘는 높이에 정교한 흰색 유약으로 아름답게 빚은 달항아리는 매우 드물다”고 설명했다. 결국 45.1cm와 30.2cm, 즉 15cm의 높이 차가 결정적 요인이었다.





An Important White Porcelain Moon Jar, Joseon Dynasty(18th Century), The round well-proportioned jar formed of two parts joined at the belly, set with a slightly everted short neck, covered with a lustrous and translucent glaze, set on a circular upright foot with deep recessed base, 45.1cm(H).

달항아리 ‘백자대호(白磁大壺)’라고도 불리는 조선백자 달항아리는 18세기, 영조와 정조 재위 기간에 경기도 광주분원에서 빚은 보름달처럼 둥근 형태의 항아리다. 커다란 크기에 따뜻한 유백색, 몸체 부분이 미묘하게 어긋난 부정형의 아름다움이 자아내는 풍부한 양감이 특징이다. 정교한 무늬나 화려한 장식은 없고, 오히려 작은 균열이나 자국, 적절한 흠결이 있을수록 가치가 높은 것으로 인정된다.





Beeple, Everydays: The First 5000 Days, Token ID: 40913 Wallet Address: 0xc6b0562605D35eE710138402B878ffe6F2E23807, Smart Contract Address: 0x2a46f2ffd99e19a89476e2f62270e0a35bbf0756, Non-fungible Token(jpg), 21,069×21,069pixels(319,168,313bytes), Minted on 16 February 2021. This work is unique.

롤러코스터를 탄 NFT  비플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Beeple)은 2007년 5월 1일부터 2021년 1월 7일까지 매일의 기록을 담은 디지털 이미지를 콜라주해 NFT화한 작품 ‘Everydays: The First 5000 Days’로 옥션에 데뷔했다. 2021년 3월, 이 작품이 크리스티 온라인 경매에서 6934만6250달러(약 918억 원)에 낙찰되며 비플은 제프 쿤스와 데이비드 호크니에 이어 가장 높은 가격에 작품이 낙찰된 ‘생존 작가’ 3위에 등극했다. 반면 2022년 6월 경매에 등장한 ‘Pilgrimage’의 낙찰가는 25만2000달러(약 3억 원). 작품 자체의 차이도 있겠지만, 1년 사이 엄청나게 달라진 NFT의 위상 변화를 실감케 한 사례다.





Beeple, Pilgrimage, Token ID: 1 Wallet Address: 0x7F4aC8E22fc3dC68C2D0c4F0A3a2849Bf685ABD2 Smart Contract Address: 0x44541D1fF5E8A1ED22566dF771995fff9139F122 Single-channel Video, 00:00:52minutes(1080×1920pixels), Executed in 2021 and minted on 2 June 2022. This work is unique and is accompanied by a non-fungible token.

BEEPLE 2021년, 혜성처럼 등장한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와 함께 미술계를 술렁이게 한 이름 ‘비플’이 있다. 본명은 마이크 윙클먼(Mike Winkelmann). 1981년생으로 미국 출신 그래픽 디자이너, 애니메이터이자 디지털 아티스트다. 비플의 NFT 작품을 시작으로 크리스티는 주요 옥션 하우스 최초로 NFT 기반 작품을 경매에 부치고, 이더리움 결제를 허용했다.





Piet Mondrian, Composition: No. II, With Yellow, Red and Blue, Oil on Canvas, 1927, Private Collection.

못다 핀 꽃 한 송이  피트 몬드리안 
오직 추상에만 몰두했을 것 같은 몬드리안도 한때는 꽃 그림을 그렸다는 사실을 아는지? 생계를 위해 모사화나 정밀화를 그리던 시기를 거쳐, 자연주의와 신지학을 탐구한 그의 한 떨기 국화는 2012년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서 41만500달러(5억4445만 원)에 팔렸다. 그리고 2021년 크리스티 뉴욕 경매 목록에 ‘Composition: No. II, With Yellow, Red and Blue’(1927)가 올랐다. 몬드리안의 순수성과 균형이 최고조에 달한 시기의 작업으로 평가받는 이 작품은 1993년 이후 처음 경매시장에 공개되며 큰 기대를 모았고, 2784만 달러(약 370억 원)에 최종 낙찰되었다.





Piet Mondrian, Red Chrysanthemum on Blue Background, Oil on Canvas, c.1909-10, Private Collection.

PIET MONDRIAN 피트 몬드리안은 구성주의의 선구자로 추상미술의 역사를 논할 때 빠지지 않는 네덜란드 태생 예술가다. 그는 회화의 재현적 기능을 버리고 선, 면, 색 등 그림을 구성하는 요소의 가능성만 추구하는 ‘신조형주의’를 주창하기에 이른다. 이론가로서 당대에 뜻을 같이하는 예술가들과 잡지 〈데 스테일(De Stijl)〉을 창간하기도 했다.





Pablo Picasso, Fillette au Bateau, Maya, Dated 4.2.38 (lower right), Oil on Canvas, 73.3×60cm, Executed on 4 February 1938.

아는 것이 힘이다  파블로 피카소 
91세에 세상을 떠난 피카소는 천수를 누리며 작업에 전념했다. 5만여 점으로 추산되는 그의 작품은 그 숫자만큼 경매가도 천차만별인 것으로 유명하다. ‘시계를 찬 여인(Femme à la Montre)’과 ‘배를 탄 소녀(Fillette au Bateau, Maya)’, 각각 2023년 11월 소더비 뉴욕과 2023년 5월 소더비 런던 경매에 나온 피카소의 회화다. 낙찰가는 각각 1억3936만3500달러(약 1848억 원)와 2293만 달러(약 304억 원)였다. 물론 둘 다 천문학적 숫자지만, 6배가량의 격차를 무시할 수 없다. 같은 유화지만 ‘시계를 찬 여인’이 사이즈도 클뿐더러, 미술관급 기관에 전시된 이력이나 작품을 분석한 문헌 역시 훨씬 많다. 그 결과 피카소 작품 중 역대 두 번째 최고가 기록을 썼고, 2023년 경매시장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작품이기도 하다.





Pablo Picasso, Femme à la Montre, Signed Picasso (upper left); Inscribed Boisgeloup and dated 17 Août XXXII (on the stretcher), Oil on Canvas, 130×97cm, Executed on 17 August 1932.

PABLO PICASSO 20세기를 대표하는 아티스트. 창조와 혁신, 혹은 천재의 대명사 격인 파블로 피카소는 회화, 조각, 도자, 판화 등 여러 분야에서 예술혼을 불살랐다. 피카소는 생전에 “미술관 한 곳을 주면 내가 전부 채우겠다”고 호언장담했고, 훗날 누구보다 방대한 양의 작품을 남겼다. 그러나 아시아 경매시장에 피카소의 유화가 최초로 등장한 것은 2018년에 이르러서다.

 

에디터 정규영(ky.chung@noblesse.com)
이가진(미술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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