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에서 만난 반클리프 아펠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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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2-30

밀라노에서 만난 반클리프 아펠

반클리프 아펠의 하이 주얼리 전시가 2020년 2월 23일까지 밀라노에서 열린다.

팔라초 레알레 외관.

반클리프 아펠은 전시회를 자주 여는 브랜드 중 하나다. 이는 보여줄 작품이 많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다. 세계 각지에서 전시회를 여는 반클리프 아펠은 그 지역의 특색을 전시에 녹여내는 데도 일가견이 있다. 브랜드의 특성만 강조하기보다 작품의 오리지널리티는 유지하되, 전시 환경이나 방법을 지역의 문화적 특장점에서 차용한다는 말이다. 이는 전시회를 방문하는 로컬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자연스레 이국적인 문화와 어우러진 작품을 발견하는 묘미를 준다.




지프 네크리스, 1951년
메종 역사상 가장 아방가르드한 작품으로 손꼽히는 네크리스. 1950년대에 최종 완성한 지프 네크리스는 골드와 다이아몬드로 만든 태슬을 지퍼 잠그듯 밀면 브레이슬릿으로 변형되는 디자인이 돋보인다.
플래티넘, 옐로 골드, 사파이어, 에메랄드, 루비, 다이아몬드
반클리프 아펠 컬렉션

이탈리아에서 최초로 전시하는 하이 주얼리 메종의 작품은 ‘시간, 자연, 사랑’이라는 주제로 펼쳐진다. 메종을 창립한 1906년부터 현재까지 창조한 400개 이상의 주얼리와 워치, 기타 제품을 선보이는 것.
전시 큐레이터 알바 카펠리에리(Alba Cappellieri)는 밀라노 공과대학교의 주얼리학과 교수로 비첸차 주얼리 박물관장을 겸임하고 있다. 그녀는 이탈리아 소설가 이탈로 칼비노(Italo Calvino)의 <새천년을 위한 6가지 메모>에서 핵심적 컨셉을 가져와 메종의 작품과 시간의 연관성을 연출해냈다. 1984년 하버드 대학교에 최초로 초청받은 이탈리아인인 이탈로 칼비노는 당시 명망 있는 ‘찰스 엘리엇 노턴 포에트리 강의(회화, 건축, 음악 분야를 망라한 예술가나 학자를 초청해 여섯 차례 강의를 진행하는 학술 프로그램)’를 맡아 가벼움, 기민함, 시각적 이미지, 정확함, 다양성으로 구성된 ‘새천년을 위한 특별한 가치’에 집중했다.




1 플랩을 갖춘 루도 워치 브레이슬릿, 1949년
친구들 사이에 루도라 불리던 루이 아펠의 애칭에서 이름을 본뜬 브레이슬릿. 메커니컬 무브먼트와 스프링이 탑재된 2개의 플랩 아래 숨겨진 직사각 형태의 다이얼로 구성되어 있다. 미스터리 세팅 사파이어가 돋보이는 2개의 둥근 아치형 디테일이 특징이다.
옐로 골드, 미스터리 세팅 사파이어, 다이아몬드
반클리프아펠 컬렉션

2 왈스카 버드 클립, 1971년
95캐럿 페어 셰이프 옐로 다이아몬드를 입에 물고 날아가는 새의 모습을 형상화한 작품. 새는 한 쌍의 날개 달린 이어링과 브로치로 변형되고, 옐로 다이아몬드는 브로치에서 분리해 펜던트로도 착용할 수 있다.
골드, 에메랄드, 사파이어, 옐로·화이트 다이아몬드, 96.62캐럿의 브리올레트 컷 옐로 다이아몬드
반클리프 아펠 컬렉션

3 티아라, 1976년
1978년, 모나코의 그레이스 왕비는 딸 카롤린과 필리프 주노의 결혼식에서 플래티넘 소재에 77.34캐럿의 라운드 & 페어 셰이프 다이아몬드와 마키즈 컷 다이아몬드 144개를 세팅한 티아라를 착용했다. 네크리스로도 변형 가능하다.
플래티넘, 화이트 골드, 다이아몬드
반클리프 아펠 컬렉션

시간을 주제로 꾸린 첫 번째 공간은 매혹적인 도시 파리를 다루면서 이국적 감성과 칼비노가 인용한 다섯 가지 가치를 차례로 선보인다. ‘사랑’을 주제로 한 전시장 정중앙의 구역에는 사랑을 상징화하거나 표현한 작품을 전시하고, 마지막으로 ‘자연’을 주제로 한 3개 공간은 동식물을 통해 자연을 표현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4 피오니 클립, 1937년
1933년에 특허등록한 미스터리 세팅 기법으로 완성한 주얼리는 메종의 유산 중에서도 핵심적 가치를 지닌 작품이다. 무려 640개의 루비를 미스터리 기법으로 세팅했고, 43개의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와 196개의 라운드 컷 다이아몬드로 장식한 잎사귀가 찬란한 광채를 발한다.
플래티넘, 옐로 골드, 미스터리 세팅 루비, 루비, 다이아몬드
반클리프 아펠 컬렉션

5 바흐케흘르 리옹 네크리스, 1971년
리처드 버턴이 엘리자베스 테일러에게 첫 손자의 탄생을 기념하며 선물했다. 베니스의 도어 노커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한때 테일러의 프라이빗 컬렉션에 포함되어 있었다. 2개의 브레이슬릿과 하나의 클립, 펜던트로 변형 가능하다.
옐로 골드, 에메랄드, 다이아몬드
반클리프 아펠 컬렉션

6 페가수스 클립, 1916년
루비를 미스터리 세팅한 털은 날개를 덮은 두 가지 컬러의 코럴과 조화를 이루며, 핑크 골드에 세팅된 진귀한 다이아몬드와 루비는 볼루테 디자인으로 꼬리를 묘사했다. 라운드 컷, 바게트 컷, 로즈 컷, 버프 톱 마키즈 컷 등 모든 디테일에 다양한 커팅의 스톤을 사용해 전설적인 페가수스 캐릭터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화이트·핑크·레드 골드, 라운드 컷 바게트 컷·로즈 컷 다이아몬드, 버프 톱 마키즈 컷 바이올렛 사파이어, 바게트 컷 루비, 코럴, 미스터리 세팅 루비
반클리프 아펠 컬렉션

큐레이터 알바 카펠리에리는 3개의 주제로 전시를 구성한 이유를 “저는 시간과 자연 그리고 사랑이야말로 삶을 대표하는 상징적이고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반클리프 아펠은 언제나 시간에 집중했고, 젬스톤과 장인정신이 어우러진 작품을 통해 자연을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풀어낼 뿐 아니라 인본주의적 관점에서 자연의 조화를 구현합니다. 제게 사랑은 이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에너지이고, 모든 주얼리에는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사랑을 상징하는 반클리프 아펠 주얼리는 20세기를 대표하는 가장 유서 깊은 러브 스토리와 함께해왔습니다. 저는 처음으로 시간, 자연 그리고 사랑을 핵심 가치로 추구하는 주얼리 메종을 발견했고, 반클리프 아펠의 역사와 유산을 연구하면 할수록 매종은 제 예상을 뛰어넘는 탁월한 업적을 보여줍니다”라고 설명했다.




7, 8 줄리엣과 로미오 브로치, 1951년경
로미오와 줄리엣의 발코니 장면이 연상되는 한 쌍의 브로치. 간결한 매력을 강조한 디자인에서 애절한 사랑이 전해진다.
옐로 골드, 에메랄드, 사파이어, 루비, 컬처드 펄
반클리프 아펠 컬렉션

9 컬 미노디에르, 1935년
미국 철도 산업계의 거물 프랭크 제이 굴드의 부인인 플로렌스 제이 굴드가 파우더 케이스, 립스틱 라이터 같은 여성의 필수 액세서리를 시가렛 통에 넣어 가지고 다니는 것을 본 샤를 아펠은 여러 개의 정교한 내부 공간을 갖춘 고급스러운 케이스를 떠올렸고, 이를 미노디에르라 명명했다.
플래티넘, 옐로 골드, 래커, 다이아몬드
반클리프 아펠 컬렉션

10 인디언 네크리스, 1971년
베굼 살리마 아가 칸 왕비 컬렉션에 포함된 네크리스. 745개가 넘는 총 5캐럿의 다이아몬드를 세팅했으며 470캐럿에 달하는 18세기의 인그레이빙 에메랄드 44개가 다이아몬드와 함께 반짝인다. 2개의 브레이슬릿과 탈착 가능한 클립-펜던트로 변형 가능하다.
옐로 골드, 인그레이빙 에메랄드, 다이아몬드
반클리프 아펠 컬렉션

전시가 열리는 팔라초 레알레는 중세 후기부터 지방 관청으로 이용했으며, 오스트리아의 지배를 받던 18세기 후반에는 전례 없이 호화로운 궁정 생활이 이루어진 장소다. 1943년 폭격으로 훼손된 궁전을 20여 년에 걸쳐 신고전주의 스타일의 홀과 12개의 룸을 복원해 대중에게 공개했고, 오늘날 밀라노 최고의 전시 공간이자 문화 예술 활동 중심지로 활용하고 있다.




전시회가 열린 팔라초 레알레 내부.

전시의 디스플레이 역시 이 전시를 찾게 하는 요소다. 이를 담당한 건축가이자 디자이너 요하나 그라운더(Johanna Grawunder)는 장엄한 팔라초 레알레의 신고전주의적 배경과 뚜렷한 대조를 이루는 모던한 공간을 연출했다. 전체 14개의 공간에 선명한 색감이 어우러졌으며, 레드 실크로 감싼 벽을 비추는 핑크 컬러 조명과 은은하게 빛나는 골드빛 잎사귀 위에 드리운 아콰마린 컬러 조명은 쇼케이스의 정갈한 라인을 두드러지게 한다. 플렉시글라스 소재와 거울을 덮어 완성한 쇼케이스는 디자이너의 말을 빌리면 중개자 역할을 하고 있다.
드라마틱한 공간과 재능 있는 전문가 그리고 놀라운 작품이 삼박자를 이룬 밀라노의 전시는 반클리프 아펠의 현재와 과거를 풀어놓기에 이상적인 자리가 아닐 수 없다.

 

에디터 이윤정(yoonjunglee@noblesse.com)
사진 제공 반클리프 아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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