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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2-08

어린이를 위한 미술관

어느 때보다 어린이 미술관에 공을 들이는 작가들.

강서경 작가가 제안한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 어린이갤러리의 체험 공간. 아이들은 영상 ‘검은 자리 꾀꼬리-움직임’을 보면서 안무가의 동작을 따라 할 수 있다.

스타 작가들이 어린이를 위한 전시에 관심을 갖는 이유
2019년 베니스 비엔날레 본전시에 초대된 강서경 작가가 우리나라로 돌아와 가장 먼저 한 일은 어린이를 위한 전시 준비였다.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에서 3월 10일까지 열리는 <사각 생각 삼각> 전시가 그 결과물이다.
“어린이를 위한 전시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사각 생각 삼각’이라는 제목을 선택한 이유는 조금 더 쉽게 미술을 접하는 방법을 아이들과 공유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미술은 보이는 것 너머의 생각을 거쳐 그 과정이 작품으로 드러나는 것입니다. 작품과 이야기가 만나는 순간을 함께 체험하면서 어떠한 과정을 거쳐 작품이 탄생하는지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작가는 어린이가 수수께끼처럼 풀어낼 수 있는 장소를 정해놓고, 숨은그림찾기하듯 워크북을 가지고 전시장을 거닐면서 이를 하나하나 발견할 수 있게끔 전시를 구성했다.
강서경 작가는 지난해에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진경산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땅, 모래, 지류’ 연작과 할머니의 부재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 ‘그랜드머더 타워’를 선보였다. ‘땅, 모래, 지류’는 조선시대 궁중무 ‘춘앵무’와 전통 악보 ‘정간보’의 그리드 시스템으로 현대사회와 개인의 관계를 보여주는 작품.




최근 재개관한 헬로우뮤지엄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 김선명 작가의 설치 작품이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사각 생각 삼각>전에서도 ‘땅, 모래, 지류’와 연결되는 작품을 선보였다. 전시는 2개 공간으로 나누어 구성했다. 갤러리1에서는 구불구불한 길을 걸으며 삼각형, 사각형, 원으로 구성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갤러리2에서는 영상 작품 ‘검은 자리 꾀꼬리-움직임’을 보며 춤을 따라 추고, 나만의 춤을 종이에 그릴 수 있다. 전통에서 영감을 받은 강서경 작가의 작품을 통해 아이들은 신선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은 꾸준히 중견 작가를 초대해 어린이를 위한 현대미술 전시를 개최해왔다. 그간 박미나, 김주현, 유현미 등 인기 작가들이 전시에 참여했다.
지난해 10월, 성수동에 재개관한 헬로우뮤지엄 오프닝에서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이건용 작가가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퍼포먼스를 펼쳤다. 아이들은 성인 관람객과 달리 이건용 작가가 얼마나 유명한지에는 관심이 없고, 자신의 눈높이에 맞춰 새로운 놀이를 선보이는 미술가 할아버지가 그저 반가웠을 뿐이다. 이것이 바로 어린이와 성인의 차이라는 것을 그곳에 모인 모든 이가 확인했다. 아이들은 퍼포먼스에 집중했고, 주위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너도나도 함께하고 싶어 했다. 이건용 작가도 마찬가지였다. 점잔 뺄 필요 없이, 아이들과 함께 신나게 작품 속으로 빠져드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어린이미술관에서 열리는 <#보다>전 전경.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전시
현재 헬로우뮤지엄에서는 3개의 개관전이 진행 중(2월 28일까지)이다. 그중 <미술관의 개구장이들>전에는 미술계의 거장 이건용, 성능경, 윤진섭 작가가 참여했다.
“헬로우뮤지엄은 ‘에코 미술관’이라는 메인 미션과 부합하면서도 어린이의 삶과 연관된 사회적 이슈를 공론화할 수 있는 주제로 전시를 기획합니다. 타깃은 어린이뿐 아니라 가족까지 포함하지요.” 김이삭 관장은 미술관이 작가의 창작 과정에 개입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전에 기획 의도와 관람객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작가에게 제공한다.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한 노력은 매 전시마다 이어진다. 재개관을 위한 공사에 들어가기 전 워크숍을 열어 아이들이 원하는 미술관의 모습을 묻기도 했다. “아이들이 ‘스트레스 푸는 방’, ‘소리 지르는 방’ 같은 재미있는 의견을 많이 냈습니다. 이를 반영해 실제로 ‘소리 지르는 방’을 조성했지요. 이 방은 지금 미술관에서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공간 중 하나입니다.”




현대어린이책미술관의 <언프린티드 아이디어>전 전경.

아이들의 단체 방문이 끊이지 않는 가나아트파크는 미술관, 피카소어린이미술관, 체험관, 공연장, 놀이터, 조각공원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조각공원에서는 근대 조각 거장인 부르델, 문신, 조엘 셔피로, 필리프 페랭 등 세계적 작가의 작품이 자연과 조화롭게 어우러지고, ‘에어 포켓(Air Pocket)’은 섬유예술가 도시코 호리우치 머캐덤(Toshiko Horiuchi Macadam)이 뜨개질하듯 그물을 손으로 엮어 만든 텍스타일 놀이터라 인기가 높다. 3월 이후에는 봄 전시로 기획한 <홈 스위트 홈(Home Sweet Home)>전을 개최할 예정. 임지빈과 구나현 작가가 일상의 행복을 교감할 수 있는 공간을 꾸미고, 프로젝트 그룹 YUP이 사진을 찍으면서 즐길 수 있는 전시를 마련한다.




가나아트파크의 피카소 도자기 만들기 체험. 피카소의 작품 속 표정을 살펴보는 특별전은 도슨트 프로그램과 만들기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어린이미술관은 현재 진행 중인 <#보다>전이 2월 말 막을 내리면 리뉴얼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 후 올 하반기에 재개관전을 개최한다고 하니, 국립미술관의 품격에 걸맞은 새로운 공간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아이를 엄격하게 가르치려 하지 말라. 아이의 흥미를 고려해 안내하라. 그렇게 하면 자기 능력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아이 스스로 찾게 될 것이다.” 철학자 플라톤은 어린이에게는 재능이 아니라 환경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쉬운 점은 서울에 어린이 미술관이 현저히 부족한 데다, 대부분의 어린이 미술관이 외곽에 있다는 것. 미술관 인근에 거주하지 않는다면 큰마음 먹고 찾아가야 한다는 점이 안타깝다. 앞으로 긍정적 변화가 이어져 모든 어린이가 손쉽게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현대미술은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는 계기를 선사하는 좋은 도구다. 어린이 미술관은 아이들이 사회적 계급에 상관없이 누구나 평등하게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이상적 장소라는 점을 모두가 인지해야 할 것이다.

 

에디터 이소영
사진 제공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 헬로우뮤지엄, 국립현대미술관, 가나아트파크, 현대어린이책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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