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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3-11

싱가포르 아트 위크에 가본 적 있나요?

1년에 한 번, 싱가포르에서는 문화 축제 싱가포르 아트 위크가 열린다. 올해는 싱가포르 비엔날레와 손잡아 더욱 활기가 넘쳤다.

싱가포르 비엔날레가 열리는 11개 장소 중 메인 공간인 내셔널 갤러리 싱가포르. 싱가포르 아트 위크를 맞아 싱가포르 비엔날레에 더 많은 관람객이 몰렸고, 도시 전체가 축제 분위기로 물들었다.

싱가포르 비엔날레와 싱가포르 아트 위크의 조우
마리나베이 샌즈, 머라이언 파크,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싱가포르’ 하면 떠오르는 것에 앞으로는 싱가포르 아트 위크(Singapore Art Week, SAW)를 추가해야 할 것 같다. 제8회 싱가포르 아트 위크가 지난 1월 11일부터 19일까지 싱가포르 전역에서 열렸다.
100여 개의 문화 이벤트가 이어졌고, 정부 차원에서 엄청난 홍보를 한 덕분에 어디에서든 축제 정보를 접할 수 있어 흥미로웠다. 도시 전역에 축제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휘날렸고, 가이드북과 기념품을 나눠주는 자원봉사자를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이는 문화 강국이 되기 위한 싱가포르 정부의 전략 중 하나다. 싱가포르는 국가경제자문위원회를 주축으로 20세기 제조업 중심의 산업에서 벗어나 21세기에는 문화 예술 융합을 통해 국가 경제 가치를 높이겠다는 계획을 공고히 하고 있다.
무엇보다 돋보인 것은 싱가포르 아트 위크와 싱가포르 비엔날레의 협력이다. 지난해 11월 22일 개막한 제6회 싱가포르 비엔날레는 3월 22일까지 11개 아트 스폿에서 이어진다. 이곳만 모두 찾아다녀도 완벽한 싱가포르 문화 여행이 가능하다. 예술감독을 맡은 필리핀 큐레이터 패트릭 플로레스(Patrick Flores)는 “싱가포르 비엔날레는 항상 다양한 곳에서 개최하며 대중과 소통해왔다”고 설명했다.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 ‘올바른 방향으로의 발걸음(Every Step in the Right Direction)’은 사람들이 싱가포르의 역사적·문화적 공간을 방문해 전시를 관람함으로써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싱가포르 비엔날레는 군사 시설이던 길먼 배럭스에서도 열린다. 싱가포르 작가 카이룰라 라힘(Khairullah Rahim)의 설치미술 작품 ‘친밀한 모습(Intimate Apparitions)’.

싱가포르 비엔날레는 예술가 77명의 작품 150점을 선보이고 있으며, 그중 50점 이상이 비엔날레의 지원을 받아 제작한 신작이다. 싱가포르 비엔날레는 주관 기관인 싱가포르 아트 뮤지엄(Singapore Art Museum, SAM)이 추구하는 방향과 마찬가지로 동남아시아 현대미술에 집중하며, 연구ㆍ수집의 목적을 띤다. 그래서 절반 이상이 싱가포르와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작가의 작품이며 작고한 작가의 작품도 많이 볼 수 있다. 싱가포르는 사실상 국제적 스타로 내세울 수 있는 작가가 없기 때문에 비엔날레를 통해 자국의 작가를 알리고 동남아시아 문화 허브로 도약하고자 하는 목적이 분명히 보이는 전시 구성을 준비한 것.
우리나라 작가로는 이소영, 차학경(Theresa Hak Kyung Cha, 1951~1982년)의 작품을 비중 있게 전시 중이라 반가웠다. 이주와 정착에 관심이 많은 이소영 작가는 7점의 커미션 작품을 선보였다. 그중 서울, 상하이, 싱가포르에서 촬영한 영상 작품은 거대도시의 빠른 변화를 담아 시선을 모았다. 패트릭 플로레스 예술감독이 우연히 접하게 되었다는 차학경은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다 서른 살 젊은 나이에 요절한 아방가르드 작가다. 고전 미술 작품을 근접 촬영한 11점의 흑백사진으로 이루어진 유작을 전시 중이다.




길먼 배럭스에서 개막한 S.E.A. 포커스에서는 20개 갤러리가 참여한 전시가 열렸고, 필리핀 작가 에이사 족슨의 솔로 쇼가 호평을 받았다.

길먼 배럭스를 주목하라
싱가포르 비엔날레의 메인 전시 공간은 내셔널 갤러리 싱가포르, 길먼 배럭스(Gillman Barracks), 라살 예술대학(Lasalle College of the Arts), 아시아문명박물관, 에스플러네이드 시어터 온 더 베이(Esplanade Theatres on the Bay) 등이다. 내셔널 갤러리 싱가포르는 싱가포르 아트 뮤지엄과 더불어 싱가포르에서 가장 중요한 예술 공간이다. 3개 전시장을 비엔날레에 할애한 내셔널 갤러리 싱가포르는 멋진 아트 숍과 카페, 레스토랑도 갖추었다.
싱가포르의 명문 라살 예술대학은 독특한 건축 디자인과 정부의 적극적 지원으로 아시아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곳. 2개 공간에서 비엔날레 전시가 열리고 있으며, 아트 위크 기간에 맞춰 오픈 스튜디오를 선보이면서 축제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특히 길먼 배럭스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핫스폿이다. 우리나라의 더컬럼스갤러리를 포함한 12개의 국제적 갤러리, 국립예술위원회(NAC)와 카페, 레스토랑 등이 이곳에 자리 잡았다. 1936년에 지은 군사시설을 2012년 레노베이션해 예술특구로 만들었다. 특히 길먼 배럭스에서는 아트 위크 기간에 맞춰 제2회 S.E.A. 포커스(S.E.A. Focus)가 열려 화제를 모았다. S.E.A. 포커스는 싱가포르 국립예술위원회의 지원을 받은 STPI가 주관하는 행사로, 동남아시아 20개 대표 갤러리가 참여해 작품 전시와 판매를 진행한다.




길먼 배럭스에 최근 문을 연 우리나라의 더컬럼스갤러리. 이세헌 작가의 개인전이 열렸다.

더컬럼스갤러리의 장동조 대표는 S.E.A. 포커스는 초대받은 갤러리만 참여하는 행사이기 때문에 아트 페어라기보다는 전시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아트 위크 기간에 맞춰 길먼 배럭스에 정식으로 더컬럼스갤러리를 오픈했습니다. 오프닝 전시로 이세헌 작가의 개인전을 진행 중입니다. S.E.A. 포커스에서는 2019 휴고보스상을 수상한 필리핀 작가 에이사 족슨(Eisa Jocson)의 솔로 쇼를 열어 호평을 받았습니다. 더컬럼스갤러리 싱가포르에서는 이렇듯 앞으로 한국 작가와 동남아시아 작가의 전시를 두루 선보일 예정입니다.”
에이사 족슨의 최근작은 백설공주 옷을 입은 퍼포먼스와 이를 사진, 자수, 드로잉으로 남긴 작품이다. 필리핀 여성 노동자의 고단한 삶과 미술가의 작품 활동을 병치시킨 작품으로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말레이시아 작가 샤론 친(Sharon Chin)의 대형 작품 ‘호랑이의 가죽에서(In the Skin of a Tiger: Monument to What We Want)’를 설치한 내셔널 갤러리 싱가포르.

길먼 배럭스에 입주한 싱가포르 갤러리로는 포스트 갤러리(Fost Gallery), 챈+호리 컨템퍼러리(Chan+Hori Contemporary), 야부즈 갤러리(Yavuz Gallery) 등이 있다. 상하이의 상아트 갤러리(Shanghart Gallery), 도쿄의 미즈마 갤러리(Mizuma Gallery)도 주목할 만하다. 뉴욕에서 온 순다람 타고르 갤러리(Sundaram Tagore Gallery)에서는 우리나라 전광영 작가의 전시가 열려 미술 한류를 실감하게 했다.
사실상 동남아시아의 컬렉터는 절반 이상이 인도네시아에 있고, 싱가포르는 20% 정도의 마켓만 가지고 있다. 하지만 싱가포르는 자카르타와 거리가 가깝고, 인도네시아와 달리 정부 차원에서 문화 예술 산업 융성을 지원하고 있기에 앞으로 더 기대되는 도시다. 올해 10월 제1회 아트 싱가포르(Art Singapore) 페어가 열리고 2023년 싱가포르 아트 뮤지엄이 재건축을 마치면 동남아시아의 문화 중심지로 우뚝 설 것이 분명해 보인다.

 

에디터 이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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