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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크업 아티스트의 미래

BEAU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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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온 세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만든 얼굴과 독창적 미감.

ToneasTruth 메이크업은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게 아니라 이미 얼굴 안에 존재하는 매력을 찾아 더 선명하게 만드는 과정이다. 화려하지 않지만 분명하게 그 사람만의 얼굴이 느껴지도록 컬러를 여러 개 사용하기보다 하나의 색 안에서 깊이를 달리하는 톤인톤으로 표현했다. 원래 지니고 있는 아름다움의 이유를 절제하면서도 가장 깨끗하게 드러내는 룩이다.
아름다움의 이유를 읽는 스토리텔러 오현정 _나스 시니어 메이크업 아티스트

‘오 돌체비타’로 참여한 예능 프로그램 <저스트 메이크업> 종영과 준우승 이후 체감하는 변화가 있나? 사람의 본래 매력과 서사에 집중하는 제 스토리텔링이 인정받는 느낌이었다. 방송을 하면서 더 명확히 인식하게 되었고, 이전보다 나의 철학을 더욱 믿게 되었다.
이번 경연에서 어머니를 모델로 한 메이크업을 선보였다. 그 작업의 의미와 준비 과정에서 느낀 점은? 카마데누의 상상 속 신을 현실의 어머니에게 투영해 공기 같은 존재 자체를 특별하게 표현하고자 했다. 주름과 결을 그대로 두고, 그 안에 담긴 시간과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가장 적절한 표현이라고 판단했다. 긴쓰기 기법을 응용해 세월이 선사한 아름다움을 강조하며 메이크업이 삶을 존중하는 작업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했다. 화려함을 표현하려는 욕심과 존재를 지우지 않으려는 절제가 공존한 집중이 필요한 작업이었다.
아티스트로서 나만의 메이크업 세계를 정의한다면? 모든 아름다움에는 이유가 있고, 메이크업은 그 이유를 더 선명하게 드러내는 일.
메이크업 브랜드 소속 아티스트라면 브랜드의 미감과 철학을 일정 부분 맞춰야 하는데, 그 안에서 자신의 세계와 개성은 어떻게 유지하고 확장하나? 브랜드의 미학은 고유한 철학이며, 그 안에서 나만의 철학을 만든다. 브랜드의 결을 존중하면서도 나만의 방식으로 아름다움의 이유를 읽고 표현한다. 미술을 전공하며 한때 얼굴을 그리는 데 몰두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한 사람의 개성과 구조를 파악하는 힘이 생겼고, 결국 브랜드 철학과 함께 나만의 개성으로 만들어진 것 같다.
다음 메이크업 트렌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톤인톤(tone-in-tone) 시대다. 2026년은 같은 색 안에서 깊이, 농도, 결을 달리하며 분위기를 만든다. 특정 색보다 색이 주는 깊이가 중요해질 것이다.
어떤 인물의 얼굴을 만났을 때 ‘이 룩은 나만이 풀 수 있다’고 느낄 때가 있나? 그 사람의 매력과 아름다움의 이유가 명확히 보이는 순간이다. 얼굴만의 고유한 포인트를 발견하면 메이크업 룩은 자연스럽게 결정된다.
최근 몰두하고 있는 것, 그리고 앞으로 구축하고 싶은 오 돌체비타식 아카이빙은 무엇인가? 나의 미학을 정리하고 기록하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결국 아티스트는 자기 세계를 어떻게 구축하느냐가 가장 큰 힘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어떤 아티스트인가’, ‘내가 말하는 아름다움은 무엇인가’, 나아가 작업 방식과 구조를 보는 시선, 사람의 매력을 읽는 방법을 체계적으로 기록하며, 메이크업을 넘어 얼굴의 이유를 담은 아카이브를 만들고 싶다.
차세대 아티스트에게 전하고 싶은 단 하나의 원칙이 있다면? 사람을 먼저 보고, 그다음 메이크업을 하라. 기교는 배울 수 있어도 사람을 보는 시선은 스스로 만들어야 하며, 경험과 끈기가 필수다. 오랜 경험으로 쌓은 자신만의 데이터를 소중히 해야 한다.

New Breath 차가운 겨울에서 깨어나 새로운 나와 마주하는 순간을 표현했다. 버겁게 남아 있던 감정을 털어내고 한층 가벼운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자는 바람도 함께 들어 있다. 서서히 녹는 얼음 사이로 피어오르는 에너지가 새 시대를 향한 당당한 애티튜드로 이어지길 바란다.
다이내믹 코스튬 컬러 플레이어 래로 _특수 분장 크리에이터

세상의 모든 컬러를 흡수한 듯한 스타일을 선보이지 않나. 그중 한 컬러와 함께 ‘래로’를 소개해달라. 패션 화보와 아트 메이크업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자칫 오싹해 보일 수 있는 무드를 여러 색감으로 중화해 균형을 잡으려고 노력한다. 래로는 본명 ‘전채현’을 빠르게 쓰다 초성이 지워지며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이름으로, 내 작업 세계와 잘 어울려 사용하게 됐다. 컬러로는 보라색. 페미닌한 무드를 지녔지만 은근한 깊이와 미묘한 색의 변화가 공존한다는 점에서 내 독특한 작업 스타일과 닮아 있다.
한국에서 특수 분장은 생소한 분야다.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어릴 때부터 인물 그리는 걸 좋아했다. 미대에 합격한 후 종이가 아닌 얼굴을 캔버스로 삼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호기심으로 아트 메이크업을 시작했고, 흥미가 깊어지며 자연스럽게 특수 분장으로 분야를 넓혔다. 일반 메이크업이 더 예쁘고 정돈된 아름다움을 만드는 데 집중한다면, 특수 분장은 표현의 제한이 없다. 무궁무진한 상상력과 기술이 만나는 지점에서 자유로운 매력을 느낀다.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나? 음악에서 가장 큰 영감을 얻는다.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신곡이 나오면 뮤직비디오나 앨범 이미지를 보지 않으려 한다. 음악을 들을 때, 그 순간 떠오르는 이미지가 아이디어의 씨앗이 된다. 음악적 무드가 자연스럽게 메이크업의 색감과 질감, 나아가 전체 주제를 끌어낸다.
틱톡 팔로워가 952만 명에 달한다. 사람들이 열광하는 포인트는 무엇이라고 보나? 콘셉추얼한 메이크업을 중심으로 음악과 조명, 스타일링 등 다양한 요소가 어우러질 수 있게 하려고 꽤 많은 시간을 들인다. 특히 색감에 심혈을 기울이는 편이다. 메이크업과 전체적 연출의 완성도를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
라텍스, 폼, 페인트 등 다양한 재료를 다루는 특수 분장 특성상 선호하는 재료와 어려운 재료가 있을 것 같다. 프로세이드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 특수 분장용 접착제로, 얼굴에 오브제를 붙일 때 안정되게 고정해준다. 반면, 실리콘은 다루기 어려운 편이다. 피부와 자연스러운 연결을 만드는 과정이 꽤 까다로운 데다 습도 등 환경에 따라 성질이 달라져 섬세한 작업이 필요하다.
국내보다는 해외 팔로워가 많다. 한국에서 특수 분장이 받아들여지는 정도도 궁금하다. 한국에서는 특수 분장이 생소한 분야라 아직까지는 호기심으로 바라보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최근 K-팝 콘텐츠에서 콘셉추얼한 아트워크가 등장하면서 화보나 뮤직비디오 속 특수 분장 사례가 늘고 있다. 이런 분위기라면 특수 분장 역시 앞으로 더 활발하게 확장되지 않을까 기대 중이다.
특수 분장이 가장 대중화된 나라는? 그곳에서는 특수 분장이 메이크업 산업과 트렌드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하다. 미국이다. 할리우드 영화 산업과 팝 문화가 발달한 데다 최근에는 채플 론, 사브리나 카펜터, 도자 캣 등 아티스트들이 특수 분장을 활용한 무대와 비주얼을 선보이고 있다. 이런 팝 문화의 영향으로 강한 고정력의 세팅 제품이나 대담한 색조 메이크업이 트렌드로 확산되는 것 같다.
온라인 채널과 오프라인 현장을 오가는 래로가 본 메이크업 트렌드가 궁금하다. 최근 개개인의 피부 톤과 얼굴 골격을 고려한 퍼스널 표현이 강조되고 있다. 여기에 갸루, 그런지 등 다양한 서브컬처 룩이 국내에서 확산되면서 취향 기반의 메이크업이 대중화되는 흐름이 보인다. 앞으로는 과하다고 느껴질 법한 뚜렷한 색조가 일상 메이크업으로 자연스럽게 자리 잡지 않을까.

AI can’t Replace Makeup ‘카메라가 처음 등장했을 때 화가들이 이런 감정을 느꼈을까?’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다. AI는 우리 삶을 편리하게 만들면서도 어느 순간 창작 영역을 잠식할 것 같은 기묘한 긴장감을 준다. 그 양가적 감정을 메이크업으로 풀어내며 결국 AI는 진짜를 이길 수 없다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
트렌드와 스타일을 잇는 내비게이터 심화평 _뷰티 크리에이터

글로벌 브랜드 M.A.C에서 오랫동안 아티스트로 활동해왔다. 크리에이터로 전향하게 된 계기는? 처음부터 크리에이터를 목표로 한 건 아니다. M.A.C에서 일할 때는 넘치는 아이디어와 성격 덕분에 많은 사랑을 받았고, 글로벌 브랜드 아티스트라는 자부심도 컸다. 하지만 코로나19 시기에 셧다운으로 모든 일이 멈춰 메이크업을 할 수 없게 되면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보냈다. 무력하게 있기보다는 촬영하고 편집하며 작업하는 게 낫겠다는 판단이 서자마자 바로 회사에 알렸다. 그렇게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자연스럽게 크리에이터의 길을 걷게 됐다. M.A.C은 다양한 경험과 스킬을 배운 마음속 고향 같은 곳이다.
크리에이터로서 스스로 만족했던 작업이 있다면? 완벽을 추구하기보다 일단 세상에 내보내고 성장하는 과정을 더 중요시한다. 그래서 결과물의 완성도에 집착하지 않으려 한다. 트렌드를 빠르게 캐치해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아이돌 메이크업 영상으로 빠르게 성장하던 2018년과 2019년의 열기가 그립다. 지금 크리에이터 시장은 과포화 상태라 예전 같은 폭발적 성장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만큼 더 다양한 실험을 시도하고 있다.
숏폼 시대, 아티스트로서 끝까지 지키고 싶은 가치가 있다면? 숏폼은 확실히 재미를 위한 포맷이 맞지만, 재미만을 위해 타협하지 않으려 한다. 요청 때문에 올려야 할 때가 있더라도 아티스트로서 견해를 담으려 한다. 보는 분에게 도움이 될 만한 팁을 주기 위해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다.
아이디어와 영감은 어디에서 얻나?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여야 한다는 부담도 있을 텐데. 길을 걷다 떠오르기도 하고, 해외 숏폼에서 트렌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 새로운 것을 계속 시도하는 것에 망설이지 않는 편이다.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며 한국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위상을 실감한 순간이 있나? 아이돌 커버 메이크업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 같다. 스타의 메이크업이 바이럴되며 제품까지 이슈가 된 경우도 많고, K-뷰티를 경험하기 위해 한국에 오는 친구들을 종종 만나기도 한다. 한국에서 시작된 트렌드가 글로벌로 뻗어나가며 이제는 K-뷰티를 넘어 K-메이크업 아티스트리라는 영역도 더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메이크업 트렌드는 어떻게 변화할 것 같나? 지금은 너무 많은 트렌드가 공존한다. 또 퍼스널 취향 영역이 중요해진 만큼 더 세분화되고 개인화된 형태로 변할 것 같다. 전문가와 비전문가가 만드는 수많은 콘텐츠가 쏟아져 나오는데, 그 과포화 속에서 트렌드가 어디로 향할지 나도 궁금하다.
아티스트로서 정의하는 ‘좋은 메이크업’이란? 기술적으로는 균형이나 농도, TPO에 맞게 표현됐는지,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뤄졌는지 등 기준이 있을 수 있겠지만 결국 메이크업은 자기 표현이다. 본인의 취향과 스타일을 드러내며 그 과정에도 만족할 수 있는 것이 좋은 메이크업이라고 생각한다.

  • 에디터 주효빈, 김다빈
  • 사진 전준범
  • 모델 라다 니코(Lada Niko)
  • 헤어 박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