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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5-23

4車 4色

브랜드 네 곳에서 마련한 시승 행사에 참여해 도심부터 서울 근교, 서킷을 달리며 봄 정취를 만끽한 순간.

포르쉐의 콤팩트 SUV 마칸의 두 번째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신형 마칸 GTS.

 SceneⅠ  고성능 SUV를 타고 자연 속으로!
날씨는 더없이 쾌청했고, 하늘엔 구름 한 점 없었다. 담담한 봄의 기척을 느끼며 포르쉐 신형 마칸 GTS와 함께 캠핑 감성을 만끽한 날. 반포에 위치한 시승 장소에 도착하자 빨강, 노랑, 파랑의 알록달록한 마칸 GTS가 도열해 있었다. 햇살을 받아 찬란하게 반짝이는 영롱한 빛깔. 보기만 해도 입가에 웃음이 번지는 이 차를 타고 남양주에 위치한 캠핑장으로 향했다. 도심부터 강변북로를 따라 달리다 캠핑장으로 진입하는 비포장도로까지 다채롭게 경험할 수 있는 구간. 2014년 첫선을 보인 마칸의 두 번째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신형 마칸 GTS는 2.9리터 V6 바이터보 엔진을 탑재해 이전보다 69마력 높아진 최대출력 449마력을 발휘한다. 제로백 4.3초, 최고속도 272km/h에 이르는 파워풀한 수치를 자랑하지만, 콘보이를 따라 차량 네 대가 순서대로 주행하느라 성능을 마음껏 시험하기는 어려웠다. 중간중간 드라이브 모드를 변경하며 이 차의 진가를 확인했다. 컴포트 모드에서 편안한 SUV였다가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바꾸자 과격한 배기음을 내뿜으며 저돌적으로 변신한다. ‘그래, 이게 GTS의 맛이지!’ 작은 탄성이 흘러나왔다. 사륜구동이지만 엔진 출력 대부분을 후륜으로 배분해 스포츠카 특유의 주행 질감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장점. 서울 외곽을 벗어나자 정체가 조금씩 풀리면서 길가에 꽃망울을 터뜨린 노란 개나리 행렬이 이어졌다. 목적지인 더드림핑으로 들어가는 울퉁불퉁한 노면에 다다른 순간 도시와 멀어졌다는 설렘이 더해졌다. 이때 센터 콘솔의 오프로드 기능을 켰다. 차체가 서서히 올라가고 서스펜션이 단단하게 조여졌다. GTS지만 SUV의 본분을 잊지 않았다는 증거인 이 기능은 아웃도어 라이프를 즐기는 이에게 유용할 듯하다. 트렁크 적재 용량은 488리터, 2열을 접으면 1503리터까지 확보할 수 있어 요즘 유행인 ‘나 홀로 캠핑족’에게도 부족함이 없다. 캠핑장에 도착하니 잔잔한 물결이 이는 강가를 배경으로 신형 마칸 GTS가 서 있었다. 타닥타닥 타 들어가는 장작불 앞에 앉아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봤다. 평화롭기만 한 자연 속에서 질주를 멈추고 한 번쯤 쉬었다 가라는 작은 위로 같은 순간이었다.





새로 출시한 더 뉴 메르세데스-AMG GT 43 4매틱+와 더 뉴 메르세데스-AMG CLS 53 4매틱+, 그리고 메르세데스-AMG의 다양한 모델.

 SceneⅡ  트랙에서 만난 고성능차
트랙을 달려본 사람은 안다. 천둥 같은 굉음, 한계까지 몰아붙이는 스피드와 아슬아슬한 코너링에 중독된다는 것을. 아드레날린이 치솟는 그 짜릿함에 목말랐던 걸까. 메르세데스-벤츠가 더 뉴 메르세데스-AMG GT 43 4매틱+와 AMG CLS 53 4매틱+를 출시하면서 기자들을 용인 AMG 스피드웨이로 초대한다는 말에 설렘으로 충만했다. 고성능 라인업인 AMG 모델을 제대로 즐기기에는 서킷만 한 곳이 없다. 이날은 AMG A 35 4매틱, AMG A 45 4매틱+, AMG CLA 45 S 4매틱+ 쿠페 그리고 AMG GT 43 4매틱+와 AMG CLS 53 4매틱+를 차례로 타는 일정. 트랙 출발선에 일렬로 서 있는 차량을 보자 긴장감이 배가되었다. 한계까지 몰아붙이지 않더라도 서킷 주행은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마음을 다잡고 먼저 A 클래스 라인을 타며 서서히 코스를 익혔다. 확실히 체구가 작은 차량의 장점이 두드러진다. 급격한 코너를 빠른 속도로 진입해도 민첩하고 탄탄하게 움직이는 데다 가속력도 뛰어나 젊고 힘센 날쌘돌이 같았다. 차를 바꿔 타며 같은 궤도를 다섯 번가량 돌고 나서야 이날의 주인공인 AMG GT 43 4매틱+에 올랐다. 최대출력 367마력, 최대토크 51.0kg·m의 다이내믹한 퍼포먼스를 내는 4도어 스포츠카. 차량 무게가 2톤을 넘어 코너링할 때 콤팩트 차량에 비해 확실히 무겁게 느껴졌지만, 출력이 좋아 코너를 빠르게 주파한다. 직선 구간에서 가속페달을 최대한 힘껏 밟으니 팝콘 터지는 소리 같은 배기음이 뒤따라온다. 예열을 마쳤으니 발끝에 더 힘을 주라는 신호탄 같다. 한편 AMG CLS 53 4매틱+는 야성적 주행감의 GT보다 안정성을 기반으로 적절히 스포츠 주행을 가미한 느낌이다. 고속으로 코너를 통과할 때 시트의 좌우가 부풀어 오르며 한쪽으로 쏠리는 몸을 단단히 잡아주는 게 인상적이었다. 두 차량 모두 크고 무거운 차량에서 오는 주행 감성은 묵직하나, 높은 출력이 뒷받침되기에 결코 지루하진 않다. 마지막 차량은 쉬지 않고 연속 네 바퀴를 돌았더니, 차에서 내리자 흥분이 가라앉은 듯 다리에 힘이 풀렸다. 긴장과 희열로 응집된 시간, 서킷 주행의 묘미다.





프리미엄 브랜드에서 선보이는 첫 준중형 전기 세단 BMW i4.
BMW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배치한 실내.


 SceneⅢ  빗속을 헤치고 달린 전기 세단
영종도로 향하는 길은 묘한 설렘이 있다. 공항으로 향하는 길이라 비행기를 타지 않아도 어딘가로 떠나는 기분이 들고, 기나긴 영종대교를 건너며 탁 트인 서해 바다를 보는 순간 일상의 스트레스가 해소된다. 영종도 BMW 드라이빙 센터에 도착해 이날 시승차인 BMW i4를 마주했다. i4는 프리미엄 브랜드에서 선보이는 첫 준중형 전기 세단이다. 언뜻 보면 신형 4시리즈 그란쿠페와 닮았지만, 위아래로 커진 키드니 그릴이 막힌 점이 다르다. 익숙한 듯 낯선 차에 올라타자 시동 버튼, 기어 노브 등에 넣은 블루 포인트가 시선을 끈다. 안팎으로 미래 차의 정체성을 대놓고 드러낸 iX와 달리 i4는 전동화 모델임을 은근하게 내비쳐 이질감이 덜하다. 목적지인 강화도까지 가는 길은 쭉 뻗은 고속도로와 바다 옆길을 따라 난 와인딩 코스를 다채롭게 경험할 수 있었다. 1회 충전으로 429km 주행이 가능해 심리적 안정감이 보장되는데, 4개의 회생제동 모드를 활용하면 배터리 효율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 그중 다양한 도로 상황에 맞춰주는 적응형 회생제동 모드를 사용했다. 인공지능 기술로 주변 교통 흐름을 파악해 앞차가 제동할 때 자동으로 감속하고, 앞차가 멀리 있을 때는 속도를 탄력적으로 높여주는 기능이다. 회생제동 모드를 바꿔가며 조작하는 게 부담스러운 이에게 훌륭한 대안이 된다. 이번 시승에선 이례적으로 운전하는 동안 음악을 듣지 않았다. 한스 짐머의 아이코닉 사운드 일렉트릭을 즐기기 위해서다. 고속도로 구간에서 속도를 높이자 ‘위잉’거리는 소리가 차 안에 울려 퍼졌는데, 공상과학영화 속 순간 이동하는 우주선 워프를 떠오르게 한다. 내연기관차의 엔진음과는 차원이 다르지만, 새로운 시대와 새로운 감성을 자극하는 건 확실하다. 강화도에 도착할 즈음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배경 없이 드넓은 바다처럼, 가까이 있는 것들만 보일 뿐 먼 데 있는 것들은 내려앉은 구름에 가려졌다. 빗길에서 구불구불한 코스를 마주하자 스티어링 휠을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높은 토크에서 오는 가속감으로 코너링이 힘들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낮은 무게중심의 설계와 앞뒤 무게 배분 조화로 안정적이면서 민첩한 코너링이 가능했다. BMW의 본질인 드라이빙의 재미를 살리면서 전기차의 효율성과 감성을 장착한 차. 비 오는 날, 흐릿한 기억 속에 굳건하게 떠오르는 풍경처럼 마음속에 강렬하게 각인되었다.







볼보 최초의 쿠페형 순수 전기차 C40 리차지.
디스플레이를 통해 충전 및 전류 한도를 설정할 수 있다.


 SceneⅣ  전기차와 함께한 여유로운 드라이브
햇살이 따사로운 어느 날. 가벼운 옷차림에 드라이빙 슈즈를 신고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로 향하는 발걸음이 경쾌했다. 들뜬 기분을 고조시킨 시승 차량은 볼보 C40 리차지. 볼보 최초의 쿠페형 순수 전기차다. 언뜻 보면 XC40과 비슷한 형태지만, 쿠페형 모델답게 루프부터 C필러와 트렁크 리드까지 가파르게 뚝 떨어지는 라인이 돋보인다. 점잖기만 하던 볼보가 발랄해진 느낌이랄까. 운전석에 앉자 저절로 시동이 걸렸다. C40 리차지는 시동 버튼이 따로 없다. 운전자가 운전석에 앉으면 좌석 무게를 감지해 차량 시스템이 자동으로 활성화되고, 기어를 조작해 바로 주행할 수 있다. 이런 생경한 감각은 자동차가 움직이는 컴퓨터로 변하고 있음을 체감하게 한다.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을 출발해 파주 콩치노 콩크리트까지 약 100km 구간을 왕복하는 코스. 대규모 음악 감상실인 콩치노 콩크리트는 파주에서도 더 깊숙이 들어간 임진강 변에 위치해 자유로를 타고 달리며 여유로운 드라이브를 즐기기 좋다. 도심을 벗어나 자유로에 올랐다. 사실 기존 볼보 차량은 폭발적 가속력이나 스피드보다는 무난한 성능과 안정적 승차감이 두드러졌다. 하지만 C40 리차지는 달랐다. 시속 100km 이상 속도를 높여도 경쾌하게 치고 나가며, 낮은 차체 덕분에 자세를 꼿꼿하게 유지한다. 1회 충전으로 356km 주행이 가능해 파주로 향하는 여정에서 충전에 대한 불안감은 없었다. 중간중간 원 페달 드라이브 모드를 활용하며 배터리를 충전해 주행거리를 소폭 늘렸다. 센터 디스플레이를 통해 이 모드를 선택하고 주행하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자동으로 속도가 줄어들며 에너지를 회수한다. 다만 요즘 전기차는 회생제동 시스템을 단계별로 조절할 수 있는 데 반해 온·오프 작동만 가능한 점이 아쉬웠다. 차창 밖으로 흐르는 회색의 도심 풍경을 지나 차량 운행이 드문 좁은 길에 진입했다. 한적한 마을이 스치는 풍경은 마음에 고요를 깃들게 했다. 목적지인 콩치노 콩크리트에 도착하자 콘크리트 블록을 쌓아 올린 외관이 눈에 들어왔다. 콘크리트가 삭막하다는 편견을 뒤엎고 자연 속에 놓인 바위 같은 모습이 인상적이다. 내연기관차에 비해 주행 성능이 떨어지고, 주행 가능 거리도 부족할 것이라는 전기차에 대한 편견을 깬 재미있고 효율적인 전기차, C40 리차지와 묘하게 닮아 보였다.

 

에디터 김현정(hjk@noblesse.com)
사진 박지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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