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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9-15

NFT에 빠진 자동차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NFT 열풍에 자동차 브랜드도 합류했다.

위쪽 람보르기니가 발행한 NFT ‘스페이스 키’. 아벤타도르 울티매를 활용한 파비안 외프너의 사진 작품.
아래쪽 람보르기니 NFT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진작가 파비안 외프너.

얼마 전 인상적인 NFT 작품을 접했다. 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 람보르기니가 공개한 ‘스페이스 키’다. 람보르기니가 NFT 시장에 뛰어들었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가상 자산인 기존 NFT와 달리 실물이 존재한다는 점이 신선했다. 작은 칩 형태의 NFT 작품은 첨단 탄소섬유 복합 소재 조각에 QR코드를 삽입해 한정 제작한 것으로, 람보르기니가 2019년 HMRI(Houston Methodist Research Institute)와 공동 연구 끝에 만들어낸 첨단 탄소섬유 복합 소재를 활용했다. QR코드를 스캔하면 스위스 사진작가 파비안 외프너(Fabian Oefner)의 사진 작품으로 연결되는데, 일명 ‘시공의 기억’은 우주를 향해 날아가는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울티매의 모습을 담았다. 작품에서 차량은 로켓처럼 허공으로 떠오르며, 차를 구성하는 부품, 엔진, 변속기, 서스펜션, 수백 개의 너트와 볼트가 로켓 불꽃처럼 섀시에서 분리되는 모습을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다. 5개밖에 없는 이 NFT를 구입하는 것은 람보르기니의 역사적 가치와 더불어 정교한 미디어 작품을 손에 넣는 셈이다.
팬데믹 이후로는 많은 기업이 NFT에 눈을 돌리고, 기존 사업 분야에 혁신을 더해 신시장 창출에 앞장섰다. 자동차업계도 마찬가지. 다른 점은 대부분의 기업이 디지털 친화적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움직임과 달리 자동차업계는 다양한 방식과 목적으로 NFT를 발행해 브랜드의 가치와 메시지를 전한다.
람보르기니처럼 브랜드와 상품의 히스토리를 담은 NFT를 발행해 소비자의 경험 확장을 이끌어내는 케이스가 대표적. 최근 영국의 슈퍼카 브랜드 맥라렌은 첫 번째 NFT 프로젝트로 하이브리드 하이퍼카인 맥라렌 P1과 트랙 전용 모델인 맥라렌 P1 GTR을 원형으로 제작한 디지털 아트 작품 ‘제네시스 컬렉션’을 발표했다. 총 다섯 가지 컬렉션으로 구성했으며, 맥라렌 P1을 최초 공개한 2012년 파리 모터 쇼를 기념해 2012점 한정 판매했다. 각 NFT는 100% 랜덤 방식으로 추첨해 구매할 수 있게 했으며, 맥라렌 소유주와 특별 초청 회원에게 우선 공개해 특별함을 더했다.





NFT 캐릭터 메타콩즈와 협업해 커뮤니티 기반 NFT 시장에 진출한 현대자동차.
맥라렌의 NFT 프로젝트 ‘제네시스 컬렉션’.
메르세데스-벤츠와 장승효 작가가 협업한 NFT 작품 중 ‘What is Nature-Day’.


한 발 더 나아가 예술성을 덧입혀 경험을 확장하고 희소가치를 부여하는 경우도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EQS를 모티브로 국내 미디어 아트 거장 장승효 작가와 협업한 NFT 작품을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판매했다. 딱 한 점만 판매한 ‘What is Nature’의 수익금 전액은 NFT 신진 작가를 위한 후원금으로 기부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판매한 ‘What is Nature-Day’는 개시 직후 몇 초 만에 완판될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기아 디자이너들이 전기차 EV6와 니로 EV 등을 토대로 제작한 디지털 아트 NFT 작품 6종도 NFT 유통 서비스 클립 드롭스에서 판매 개시 15초 만에 매진되는 기록을 세웠다. 특히 NFT 구매자에게 기아 전기차 중 한 가지 차종을 6박 7일간 체험할 기회를 제공해 가상과 현실의 보이지 않는 연결을 이룬 셈이다.
기존에는 투자가치가 있는 NFT를 발행하는 흐름이 주를 이뤘다면, 올해는 기업이 멤버십으로 NFT를 발행한 뒤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행보가 두드러진다. 현대자동차도 그중 한 곳이다. 현대자동차는 NFT 세계관을 공개하며 인기 NFT 캐릭터 ‘메타콩즈’와 협업해 NFT를 발행했다. 트위터와 디스코드 채널에서 실시간 소통을 이어가며 커뮤니티와 NFT 홀더 간 지속적 혜택을 제공해 가상공간에서 NFT 자산 가치가 영위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도 특징. NFT 홀더가 된 이들은 일시적 관심이 아닌 브랜드에 꾸준한 애정을 갖게 되고, 브랜드 입장에서는 로열티를 지닌 ‘찐 팬’을 확보할 수 있다.
그뿐 아니라 자동차 부품 인증 프로그램으로 NFT를 활용하겠다고 발표한 람보르기니, 차량 데이터를 블록체인에 기록해 차량 유지 관리와 잔존 가치를 보증하는 도구로 NFT를 활용한 알파로메오처럼 실물 자산 인증을 위해 NFT를 활용하는 움직임으로 확장되고 있다.
물론 자동차업계의 NFT 진출에 따른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최근 가상 화폐 급락과 NFT 플랫폼의 하락, 계속되는 해킹 문제 등이 겹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혁신 기술의 열기가 빠르게 소강 상태에 이르렀다고 해서 그대로 잠식되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대중의 관심이 사그라들어도 NFT는 다양한 방식으로 발전을 거듭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자동차업계에 불고 있는 NFT 바람도 단순히 시류에 편승한 움직임이라기보다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자동차 브랜드가 소비자와 NFT를 연결하는 고도화된 전략을 고민하고, 소비자 역시 단순한 수집품이 아닌 NFT를 구매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에 초점을 맞춘다면 NFT는 ‘자산’으로서 충분한 가치를 지닐 것이다.





기아에서 선보인 NFT 작품 ‘Opposites United of EV6’.

 

에디터 문지영(jymoon@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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