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ue Organic Life - 노블레스닷컴

Latest News

    LIFESTYLE
  • 2022-09-16

True Organic Life

120년 역사를 지닌 영·유아식 브랜드 힙의 독일 본사와 폴란드에 자리한 유기농 농장을 탐방했다. 이국의 땅에서 몸소 체험한, 힙이 추구하는 진정한 오거닉과 지속 가능성에 대하여.

위쪽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기 위해 심은 클로버꽃.
아래쪽 힙의 4대 오너이자 글로벌 CEO인 스테판 힙. 힙의 대표 제품 ‘힙 콤비오틱 유기농 3단계 더뉴’.

세계 판매 1위 유기농 영·유아식 브랜드, 힙의 근거지를 찾아서
8월의 뮌헨은 쾌청한 초여름 날씨였다. 햇볕은 적당히 뜨거웠고, 몸에 닿는 바람은 살가웠다. 파란 하늘에 낮게 깔린 솜사탕 같은 뭉게구름을 바라보며 최종 목적지로 데려다줄 차에 올라탔다. 뮌헨 국제공항을 출발해 30여 분 달린 뒤 대도시의 분주하고 활기찬 모습을 지나 한적하고 조용한 마을에 다다랐다. 독일 바이에른주의 작은 도시 파펜호펜안데어일름(Pfaffenhofen an der Ilm). 이방인에게 다소 낯선 이 도시는 영·유아식 브랜드 힙(HiPP)의 본고장이라 불린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유기농 영·유아식 브랜드가 태동한 역사적 장소로 현재는 힙 본사를 비롯한 생산·연구 시설이 위치해 하나의 작은 마을을 형성한다.
파펜호펜안데어일름에서 시작된 힙의 역사는 18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셉 힙(Joseph Hipp)은 아이에게 모유를 먹이는 데 어려움을 겪는 아내를 위해 자연적이고 영양분이 풍부한 유아용 음식을 연구했다. 베이커리에서 일한 경험이 있던 그는 유아용 비스킷인 러스크를 만들었고, 그것을 곱게 빻아 우유와 섞어 아이에게 먹였다. 아이들은 그 이유식을 먹고 모두 건강하게 자랐다. 그 후 조셉 힙의 아들 조지 힙(George Hipp)이 1932년에 힙을 설립하고, 1956년부터 유기농법을 개척하며 건강하고 맛있는 이유식 생산에 주력했다. 본격적으로 산업 제조 시설을 갖춰 유리병에 담긴 영·유아식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한 것은 1959년부터. 이후 분유·과일 이유식·스킨케어 등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며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국내에서 힙을 분유 브랜드로 알고 있는 이가 많지만, 힙은 분유를 포함한 영·유아식을 기반으로 하는 토털 브랜드로 확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원료 하나에도 까다로운 영·유아식 시장에서 눈에 띄게 성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나무로 지어 지속 가능성을 추구한 힙 자연 유치원, 500년 된 유서 깊은 건물에 자리한 힙 카페 등 곳곳에 힙의 행적이 서린 파펜호펜안데어일름에 머물며 힙에 대해 깊이 있게 탐구한 시간.





파펜호펜안데어일름에 위치한 힙 본사.
힙이 특별 개발한 당근 종 ‘힙 둘치스(HiPP Dulcis)’. 달콤한 맛으로 아이들의 기호에 맞춘 것이 특징이다.
지속 가능한 건물인 주차 타워.


Part 1 완벽을 기하는 힙의 제품 철학
이튿날, 힙 본사 투어가 시작되었다. 신선한 흙 내음과 울창한 나무가 드리워진 때 묻지 않은 자연 속에 자리한 본사 건물은 파펜호펜안데어일름 시내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위치한다. 자연은 가꾸지 않아 더 아름답고, 순박한 주민의 눈길에는 따스함이 배어 있다.
먼저 힙 제조 공정에 대한 영상을 감상했다. 힙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토양 및 원재료 분석과 완제품 확인에 이르기까지 최대 260가지 품질 검사를 진행한다. 수영장 물속에 섞인 미량의 소금 성분까지 검출할 만큼 유럽 최고 수준의 품질 검사 시스템을 갖춰 안전성이 뛰어나다. 특히 4대 오너이자 글로벌 ceo인 스테판 힙(Stefan Hipp)이 자신의 이름을 건 자체 유기농 인증을 사용하는 것이 인상적. 이는 EU가 정한 기준치보다 많은 자체 검사 기준을 두고 있어 힙의 우수한 제품력이 괜한 명성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뛰어난 제품력은 과학적 연구 개발이 뒷받침될 때 가능한 법. 1964년 처음 개발한 힙 분유는 모유에 관한 면밀한 연구 개발을 기반으로 이뤄진 결과물 중 하나다. 힙은 독일 헤르포르트(Herford)시에 전문화된 자체 분유 생산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아이의 건강을 위해 모유가 가장 좋다고 강조한 과학 부문 마케팅 담당 마르쿠스 브룽겔(Markus Brungel) 박사는 “힙 분유는 엄마가 모유 수유를 적게 하거나 중단하기로 결정했을 때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대안입니다. 우리는 모유의 원리에 기반해 프리바이오틱스와 프로바이오틱스 구성을 분유에 적용했습니다. 프리바이오틱 갈락토올리고당(GOS)이 프로바이오틱스와 이상적인 조합을 이룬다는 사실을 우리 연구 결과를 통해 밝혀냈죠”라고 설명했다. 최근 장내 유익균 증식과 자생을 위해 프리바이오틱스와 프로바이오틱스를 함께 섭취하는 ‘신바이오틱스’가 급부상했는데, 오래전부터 이 두 성분의 조화를 꾀한 힙의 앞선 연구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본사 주변을 산책하듯 걷다 기다란 통나무를 촘촘히 세운 독창적 건물 앞에 다다랐다. “360개의 나무 기둥을 세워 파사드를 연출한 주차 타워예요. 힙이 추구하는 지속 가능성을 보여주는 건물 중 하나죠. 지붕에는 황새를 위한 서식 공간도 마련했어요.” 힙의 지속 가능 커뮤니케이션 책임자 바이헨리더(Weichenrieder)는 생산 공장 지붕 처마에 제비가 서식할 수 있도록 박스 5개를 설치했다고 귀띔했다. 자연과 교감하고 환경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며,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숭고하고 아름답기까지 하다. 나무 곳곳에 새집을 두는가 하면, 죽은 나무를 버리지 않고 보존해 곤충과 새 서식지로 활용하는 힙은 2018년부터 과학자 팀과 함께 곤충 관련 연구를 시작했다. “곤충에게 유기농 환경이 얼마나 유효한지 확인하기 위해서죠. 실제로 유기농 환경에 노출된 곤충의 양이 그렇지 않은 곳보다 네 배 더 많았으며, 종류도 다양하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Part 2 자연을 존중하는 힙의 유기농법
본사 투어를 마친 다음 날, 힙이 자랑하는 유기농법의 발자취를 따라 폴란드로 향했다. 폴란드 항구도시 그단스크(Gdansk)에서 남서쪽으로 8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포다기(Podagi) 마을에 스테판 힙이 소유한 약 605만 평(2000ha)의 유기농 농장이 있다. “토양을 이해하고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스테판 힙은 건강한 흙이 고품질 곡물과 과일, 채소의 기반이 된다고 강조한다. 다만 토양 관리를 위해 인위적·화학적 방법을 선택하는 대신 자연의 이치를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들판과 목초지의 식물과 동물은 토양 상태와 비옥함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식물을 심고 잎사귀가 떨어지면 그것이 흙의 자양분이 되고, 지렁이가 흙을 먹고 뱉는 과정에서도 영양분이 생기죠.” 건강한 흙이 유기농법의 근간이 된다는 설명을 들은 후 농장을 둘러봤다. 호밀·밀·귀리를 비롯해 당근과 감자를 재배하는 밭이 끝없이 펼쳐졌다. 이 드넓은 농장에서 작물 재배와 병충해 제거를 자연적 방식으로 행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입이 떡 벌어졌다. 예를 들어, 땅을 비옥하게 만들기 위해 공기 중에서 흡수한 이산화탄소를 뿌리로 내리는 클로버꽃을 심거나 건초와 동물의 배설물을 섞어 자연적 퇴비를 만들어 사용하고, 당근 파리가 꼬이지 않도록 당근 주변에 양파를 심는 식. “우리는 전 세계에 8000여 개의 유기농 농장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유기농법 기술과 노하우를 공유합니다. 물론 힙 제품에 들어가는 유기농 원재료를 공급받기도 하고요.” 나흘간 독일과 폴란드를 오가며 힙을 단순히 유기농 영·유아식 브랜드로만 정의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자연의 이치를 이해하고, 자연의 변화에 귀 기울이며,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지 않는 ‘진짜’ 오거닉 브랜드라는 것. 그로 인해 자연과 인간에 중점을 둔 진정성 있는 제품을 선보이는 것이 힙의 본질이다. 비록 시간이 걸릴지라도 말이다.

 

에디터 문지영(jymoon@noblesse.com)
사진 제공

관련 기사

페이지 처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