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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2-15

망치로 펼치는 마법 같은 세계

발베니 메이커스 캠페인의 열한 번째 메이커는 금속을 수만 번 두드려 한국적 오브제를 만드는 이상협 작가다.

위쪽 발베니 30년을 함께 즐기고 있는 마크 테토와 이상협 작가.
아래왼쪽 발베니 30년과 이상협 작가의 은잔.
아래오른쪽 주름이 돋보이는 은 호리병과 은 쟁반, 매끈한 은잔.

마크 테토 작가님은 해외에서 활동하며 크게 주목받으셨죠. 금속공예의 길을 택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이상협 고등학생 때 귀금속 가공과에 다니며 주얼리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테이블웨어처럼 더 큰 작업물에 흥미가 생겼죠. 그 후 영국으로 떠나 공부하면서 현지에서 전업 작가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마크 테토 작가님이 사용하는 금속공예 기법은 무엇인가요? 이상협 전반적으로 다양한 금속을 다루는데, 그중에서도 은을 주재료로 사용합니다. 작업 방식은 판금 기법을 기본으로 합니다. 원판 하나를 계속 망치질해 성형하는 작업이에요. 힘으로 때리는, 그야말로 전통적 방식이죠.
마크 테토 금속판을 망치로 두들겨 항아리처럼 입체적인 작품을 탄생시킨다니, 정말 놀랍습니다. 작가님의 작품에서는 한국적 아름다움이 느껴집니다. 이상협 작업의 방향성을 고민하다 항아리, 매병, 주병 같은 전통 도자기를 바탕으로 작품을 만들게 되었어요. 항아리만 해도 동양은 다 비슷해 보이는데 한국과 중국, 일본 등 각 나라마다 미묘한 특징이 있습니다. 은은하면서 살짝 밋밋한 반면 자연스러우면서 고유의 세련미가 느껴지는 것이 한국적 미감이라고 생각해요. 이를 저만의 스타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마크 테토 도자기는 원래 도예 작품으로 익숙한데요. 금속으로 만든다는 점이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금속으로 도자기의 특징을 표현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이상협 어려움이라기보다는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금속을 다루는 공정 자체가 도자기보다 긴 시간을 필요로 하는데, 왼손으로는 형태를 만들고 오른손으로는 끊임없이 망치를 두드립니다. 선을 표현할 때는 무엇보다 왼손의 테크닉이 중요합니다. 왼손으로 어떻게 각을 잡고 얼마나 구부리느냐에 따라 평평한 금속판의 형태가 달라지니까요.
마크 테토 작가님의 작품이 더 궁금합니다. 이상협 대표작으로는 일명 달항아리라 불리는 작품이 있습니다. 무게만 11kg에 달하고 지름 55cm, 높이 53cm의 아주 큰 항아리죠. 지름이 50cm 정도 되는 은판 한 장을 수만 번 두드려가며 형태를 만들었어요. 항아리의 이미지는 유지하되 굽을 없애고 주둥이는 더 좁혀 저만의 색을 내려고 노력했죠.
마크 테토 오랜 시간과 함께 힘이 필요했을 것 같아요. 작가님의 작품은 모양도 아름답지만 질감도 독특합니다. 이상협 작품에 따라 매끈하기도 울퉁불퉁한 곡선이 있기도 한데, 주로 자연에서 영감을 받는 편이에요. 바람이나 물의 흐름을 보면서 망치질로 입체적 형태를 만들고 표면에 질감을 입힙니다.
마크 테토 망치질로 이런 섬세한 작업을 구현한다는 것이 신기합니다. 작가님의 비전을 말씀해주신다면요. 이상협 지금처럼 제 생각을 작품에 담아 관람객과 소통하고 싶어요. 한편으로는 제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작품으로 말하는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마크 테토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발베니는 13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전통 방식을 고수하며 수작업으로 위스키를 만들어왔죠. 오랜 시간 손으로 매만지고 두들겨 작품을 만드는 작가님과 닮은 점이 있는 듯합니다. 작가님이 생각하는 장인정신이란 무엇인가요? 이상협 저 자신을 장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땀과 노력 그리고 자신의 영혼까지 쏟아부어 작품을 만드는 사람이 아닐까요.





이상협 작가의 작업실에서 공정 체험을 하고 있는 마크 테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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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김혜원(haewon@noblesse.com)
사진 김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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