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피렌체의 유산 - 노블레스닷컴

Latest News

    FASHION
  • 2024-01-05

반짝이는 피렌체의 유산

단순한 장식 목적을 넘어 예술 영역까지 침투한 피렌체 보석공예의 견고한 진심에 대하여.

금속공예품과 주얼리 상점이 즐비한 피렌체의 베키오 다리.

16세기 인류의 삶에 커다란 전환점을 마련해준 르네상스의 심장부이자 단테·미켈란젤로·레오나르도 다빈치 등 유명 예술가의 작품으로 곳곳에 꽃을 피운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의 중심 도시. 피렌체를 ‘체타 델 피오레(꽃의 도시)’, 영어로 플로렌스(Florence)라 부르는 이유다.
피렌체는 유구한 문화와 역사를 이어온 동시에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보석공예 도시라는 명성을 떨치고 있다. 피렌체의 보석공예 역사를 논하기 위해서는 14세기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유럽 전역의 패션은 막강한 권력을 지닌 여왕에 의해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벨벳과 레이스로 장식한 강렬하면서 과감한 실루엣의 드레스를 비롯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화려한 액세서리 등 르네상스 시대를 풍미한 여성의 권위와 품격을 높이는 일종의 신분 표현 수단이었기 때문이다. 이 시기 피렌체 장인들은 정교한 디테일을 기반으로 화려한 장신구를 만들기 시작했고, 피렌체 보석공예는 감각적 디자인과 우아함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며 귀족과 왕실 구성원을 사로잡는 새로운 방향이 되었다.





총 4.04캐럿 오벌 핑크 사파이어와 루비, 다이아몬드를 세팅해 실루엣을 강조한 반클리프 아펠의 ‘라 그랑 투어’ 자뎅 드 라 로즈 링.
피렌체와 메종의 상징인 리가토 기법을 적용해 제작한 부첼라티의 마크리 컬렉션.
르네상스 시대 화가 피에로 델 폴라이우올로의 ‘여인의 초상’.
로렌초 기베르티의 초상화를 넣은 이탈리아 우표.


피렌체의 열정적이면서 낭만적인 문화를 담은 우아한 실루엣, 그리고 오랜 역사를 이어온 장인정신이야말로 피렌체의 보석공예를 정의하는 말이 아닐까. 그리고 그 중심에는 뛰어난 금속조각가이자 건축가 로렌초 기베르티(Lorenzo Ghiberti)가 있다. 자연주의적이면서 사실적 원근감이 느껴지는 기하학적 관점의 연출을 중심으로 20년 동안 심혈을 기울여 산조반니 세례당의 청동 문을 완성한 기베르티는 피렌체 금속과 보석공예 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며 훗날 미켈란젤로에게 찬사를 받은 역사적 인물이다.
금속과 보석공예의 연결 고리는 오랜 역사를 지닌 예술과 기술의 결합, 높은 숙련도를 요구하는 뛰어난 장인정신에 있다. 이를 관통하는 피렌체의 대표 전통 보석공예 기술 리가토(rigato) 기법은 여러 개의 가느다란 평행선으로 구성된 인그레이빙 형태로 실크 텍스처를 떠올리게 하는 정교한 디테일과 부드러운 광택이 특징이다. 또 금속 표면에 섬세한 무늬와 패턴을 새기기 위해 뛰어난 기술력을 기반으로 하며, 피렌체 장인의 철학과 노하우를 결합해 새로운 스타일을 제시하는 면에서 대담한 미학과 긍정적 태도로 삶을 표방하는 피렌체 사람들의 가치와 일맥상통한다. 무엇이든 빠르게 소비되는 시대에 과거 유산을 미래에 그려 넣고, 창조적 전승에 힘을 쏟으며 기술의 한계를 넘어서는 장인의 손길이 담긴 피렌체 보석공예의 행보를 주목하고 지지해야 할 때다.





유럽 각 도시의 문화유산을 재해석한 반클리프 아펠의 ‘라 그랑 투어’ 하이 주얼리 컬렉션. 모델들이 피렌체 출신 화가 산드로 보티첼리의 위대한 명작에 경의를 표한 자뎅 드 라 로즈 링과 빌라노바 네크리스를 착용했다.

 

미셸 리(Michelle Lee, 주얼리 스페셜리스트)
콘텐츠 큐레이터 명훈식
에디터 한지혜(hjh@noblesse.com)

관련 기사

페이지 처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