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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5-03

미식가의 정원

이타닉가든의 손종원 셰프가 피워낸 미식의 향연 속으로.

두릅
두릅은 봄을 대표하는 산나물이다. 예부터 두릅나무처럼 가시가 있는 나무는 악운을 쫓는다고 믿었고, 그런 나무에서 새초롬하게 돋아난 새순을 이용해 향긋한 요리를 만들어 먹으며 봄을 맞이했다. 데친 두릅과 대하를 가지런히 채 썬 두릅, 한치, 배, 사과 등으로 감싼 뒤 잣 소스를 곁들인 냉채, 두릅 안에 새우를 가득 채워 바삭하게 튀긴 튀김 두 가지 요리를 준비했다.





토란
한식에서 토란은 친근하면서도 어딘가 이국적인 맛을 내는 재료다. 동그란 뿌리는 주로 장국이나 갈비찜에, 줄기는 육개장 등에 넣어 먹는다. ‘땅 위의 달걀’이라는 이름처럼 단백질이 풍부하고 영양가가 높아 건강식품 재료나 약재로 쓰기도 한다. 이러한 토란을 각종 방식으로 조리하고 다양한 식재료와 조합해 간결하고 단아한 플레이트를 완성했다. 토란뿌리조림, 전복과 토란을 넣어 만든 떡갈비, 봄동 겉절이, 소고기와 전복을 켜켜이 쌓은 메인 요리, 토란대 장아찌가 따로 또 같이 조화를 이룬다.





유채
하늘하늘한 노란 꽃이 한데 모여 장관을 이루는 유채. 꽃봉오리가 맺히기 전 여린 잎은 쌈 채소, 무침, 겉절이 등 여러 음식 재료로 쓰고, 종자는 주로 기름으로 활용된다. 봄의 설렘을 담은 유채로 완성한 요리는 동치미국수. 메밀 면 위에 유채 줄기로 만든 장아찌와 물김치, 유채 꽃잎을 정갈하게 얹었다. 여기에 유채로 담근 동치미 국물, 맛간장과 유채 오일을 더해 만든 소스를 함께 곁들인다. 반쯤 먹다 살얼음과 함께 동치미 국물을 부어 먹으면 화사하면서 청량한 봄 맛이 입안 가득 퍼진다.





주전부리
다채로운 한식 재료를 유려하게 버무린 한 입 거리 메뉴. 선조들이 편하게 손으로 집어 먹던 ‘주전부리’를 멋스럽게 재현했다. 어란과 18개월 동안 숙성한 콩테 치즈를 활용한 주악부터 홍합살을 다져 넣은 잡채볼, 전호나물∙돌나물∙참나물∙호박∙감자 등을 듬뿍 올린 육회, 파래김을 접어 만든 새 부각까지 각기 다른 4개의 플레이트를 한 번에 선보인다. 사이즈는 작지만 수많은 재료가 조화를 이루는 맛의 향연을 경험할 수 있다.






한국의 봄을 상징하는 재료 중 쑥을 빼놓을 수 없다.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데다 은은한 향과 쌉싸래한 맛 덕분에 오래전부터 식용과 약용으로 두루 사랑받아왔다. 흔히 나물이나 떡, 국 등으로 요리해 먹고, 커피·라테, 케이크, 두부 등 다양한 요리의 베이스로 사용하기도 한다. 싱싱한 쑥과 고운 쌀가루를 섞어 만든 쑥버무리는 향긋함과 감칠맛이 일품. 직접 담은 유자청을 더해 새콤달콤하면서 고급스러운 풍미를 끌어냈다. 얇은 쑥떡을 두른 쑥 아이스크림 역시 과하지 않은 달콤함과 쪽득쫀득한 식감이 별미다.





죽순과 콩
대나무 땅속줄기 마디에서 돋아나는 어린싹인 죽순은 ‘봄의 전령’이다. 싹이 움튼 뒤 열흘 안에 먹어야 한다는 말이 있을 만큼 찰나의 봄에만 즐길 수 있는 재료이기 때문. 봄을 축하하는 의미를 담아 쌀, 우유, 죽순 등 재료로 속을 따뜻하게 달래줄 미음을 만들었다. 구운 죽순 슬라이스와 죽순을 베이스로 한 거품을 더해 식감을 살리고, 한 폭의 추상화 같은 비주얼을 구현했다. 작고 하얀 도자기 합 안에 든 콩 요리 역시 뚜껑을 여는 순간 시선을 붙든다. 된장, 간장, 두부 등 한국 요리의 근본을 지키는 재료인 콩으로 현대적 터치를 가미한 커드를 완성했다. 볏짚에 훈연한 콩을 갈아 순두부처럼 굳힌 뒤 콩나물을 발효시켜 만든 글레이즈와 에투알 캐비아를 더했다.

 

에디터 김수진(jin@noblesse.com),김혜원(haewon@noblesse.com)
사진 박우진
요리 손종원(이타닉가든 헤드 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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