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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9-01

운동을 망설이는 당신에게

정신없이 바쁘고 여전히 조심스러운 하루를 보내는 요즘, 당신을 위해 준비한 운동 가이드.

가벼운 실내운동에 적합한 운동화는 Nike, 마사지 볼은 Lululemon.

SNS의 정갈한 네모 박스 속 넘쳐나는 몸매 인증 사진은 감탄을 자아낸다. 선수급 보디빌더나 찍는 줄 알았던 보디 프로필 촬영이 최근 크게 유행하며 많은 사람이 무거운 역기를 들어 올리고, 절제된 식단을 철저히 지키며 목표를 향해 의지를 불태운다. 하지만 이런 유행이 모두의 의욕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하는 듯하다. “보디 프로필요? 핫 보디는 꿈도 못 꾸고요, 아프지만 않아도 좋겠어요. 구부정한 목과 어깨, 허리, 퉁퉁 붓는 다리. 병원을 찾아도 딱히 이상 없다고만 하니 답답할 노릇이에요.” 광고 촬영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는 한 스타일리스트를 촬영장에서 만났을 때 들은 말이다. 결국 별다른 치료 없이 “평소 운동을 열심히 하라”는 말만 듣고 돌아왔다고. 그러나 타고나길 운동과는 거리가 먼 그에게 ‘운동하라’는 말은 뜬구름 잡기에 불과했다. 게다가 집에 돌아오면 녹초가 되어 뻗어버리니 더욱 엄두를 못 내고, 결국 운동의 ‘운’ 자에도 다가가지 못한 채 오늘도 지친 몸을 이끌고 작업실과 집을 오갈 뿐이다. 그런 그에겐 조금 더 잘 챙겨 먹고, 조금 더 움직이면 당신도 아름다운 몸을 가질 수 있다는 말은 전혀 와닿지 않는 건 당연하다.
완벽한 몸매를 사진으로 남기는 보디 프로필 촬영, 일명 ‘바프’ 트렌드 속 아프지 않는 몸을 만드는 ‘생존 운동’에 대한 지침서가 연이어 출간되는 건 분명 한편에선 이러한 니즈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23만 명이 구독하는 유튜버 고민수의 <일단 21일만 운동해보기로 했습니다>, 유튜브 건강 채널 1위 피지컬갤러리가 펴낸 <내 몸과의 전쟁>, 네이버 포스트 16만 팔로워를 거느린 용자의 <운동이라는 것을 한번 해보자> 같은 책은 건강한 몸을 만드는 단계별 접근법과 생활 밀착형 운동을 제시한다. 살을 빼고 근육을 만드는 것보다 기초 체력을 기르는 것이 우선이라는 전제 아래 저강도 운동부터 차근차근 알려준다. 7년 차 트레이너 박정은은 <바쁜 사람은 단순하게 운동합니다>를 통해 하루 10분 생존 운동을 전파한다. 그는 이 책을 통해 “해내고야 말겠다는 의지로 뭔가 하려고 하면 힘을 내는 데 힘을 다 써서 결국 한 걸음도 못 뗀다. 자기 계발서에 나오는 ‘일의 크기를 줄여서 작은 성공들을 쌓아라’는 말은 사실 운동에 최적화된 말이다”라고 전한다.





지금 당장 고강도 운동을 해낼 만큼 체력이 충분한가? 그렇지 않다면 지금 해야 할 건 휴식 또는 가벼운 움직임으로 운동과 면을 트는 것이다. 트레이너 박정은은 땀을 흘리지 않아도 되는, 쉬면서 하는 운동법을 제안한다. 첫째는 이완에 도움되는 호흡법이다. 전문가들은 호흡도 운동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호흡의 기본은 코로 들이쉬고 입으로 내쉰다. 먼저 숨을 5초 동안 들이쉰다. 그다음 5초 동안 내쉰다. 너무 쉽다면 입을 동그랗게 오므리고 숨을 내쉰다. 이것도 쉬워지면 숨을 내쉰 후에 3초 정도 숨을 멈추고 다시 들이마신다. 그다음 공들여서 숨을 내쉬고 잠시 3초 정도 멈추기를 반복한다. 두 번째는 스포츠 심리학에서 말하는 심상 훈련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눈을 감고 구체적으로 자신이 운동하는 장면을 반복해서 머릿속에 그리면 된다. 심상 훈련은 타이거 우즈, 로저 페더러 같은 운동선수뿐 아니라 질병에서 회복 중인 환자에게까지 다양하게 활용된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심상 훈련을 한 그룹은 하지 않은 그룹보다 근력이 의미 있는 수치로 증가했으며, 수많은 연구를 통해 심상 훈련이 실제 움직이는 훈련 못지않게 근력을 강화한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상상하는 동안 나타나는 신경 전달 경로는 움직임이 발생할 때와 정확히 같기 때문이라고. 이렇게 숨을 쉬는 게 쉬워지고 머릿속 운동이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지면 이제 가볍게 몸을 움직여도 좋겠다. 문 밖으로 나갈 힘이 생겼다면 지금부터 소개하는 운동 스튜디오의 문을 두드리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위쪽 프롬더바디의 이우연 트레이너.
아래쪽 성수동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스튜디오 전경.

“몸을 이완하는 운동부터 시작해보세요”
성수동에 위치한 프롬더바디는 운동에 대해 알지 못하는 자들도 겁먹지 않고 차근차근 운동을 배울 수 있는 스튜디오다. 헬스장의 파이팅 넘치는 분위기에 위축될까 걱정된다면 그런 염려는 덜어도 좋다. 이곳의 대표 트레이너 이우연 씨는 트레이너가 되기 전 직장에서 일을 하면 할수록 몸이 아프고, 운동을 할수록 다치는 자신의 몸에 의문을 품게 된 경험을 토대로 재활 운동에 관심을 갖고 프롬더바디의 운동 주치의 시스템을 탄생시켰다. 병원 주치의가 지속적으로 내 몸에 맞는 치료를 하듯, 운동도 지속적으로 몸 상태를 관찰하고 개개인의 특성에 맞게 처방하는 것이다. 우선 통증은 없는지, 어디 불편한 데는 없는지 체크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스쿼트, 바벨, 홈트 같은 걸 하려면 몸이 준비돼 있어야 해요. 준비 없이 하다가는 보상작용으로 관절을 무리하게 쓰게 되고, 결국 부상을 입죠. 여기 오시는 분들에겐 제일 먼저 운동할 수 있는 몸을 만들어드려요.” 폼 롤러와 손을 활용해 전신 근막을 이완하고, 교정에 도움이 되는 저강도 운동부터 시작한다. 이렇게 뭉친 근육이 풀리고 관절의 가동성이 늘어나면 맨몸 스쿼트를 서서히 시도해보고, 조금씩 무게도 늘려나가는 식이다. “운동을 잘하는 분은 동작만 봐줘도 되니 가르치기 쉬워요. 운동과 거리가 있는 분을 움직이게 하는 게 어렵죠. 하지만 겁먹을 필요 없어요. 긴장하면서 힘들게 하는 것만 운동이 아니라 힘을 풀고 이완하는 것도 운동임을 알아야 해요. 그런 의미에서 명상, 호흡도 운동이 될 수 있죠. 간단히 스트레칭이나 폼 롤러도 좋고요. 이 역시 뭉친 근육을 이완하는 겁니다.”
실제 프롬더바디에서는 호흡법을 주제로 한 시간씩 강습을 하기도 한다. 코어의 힘을 키우기 위해 횡경막 호흡은 필수이기 때문에 먼저 선행돼야 한다는 것. 이 외에도 개인 운동과 병행할 수 있는 그룹 운동 프로그램을 마련했으며, 근력 향상을 위한 펑셔널(functional) 운동, 체력 증진을 목표로 하는 컨디셔닝 운동, 몸의 이완이 주된 목적인 요가 및 DNS 수업을 진행한다. 우리에게 다소 낯선 DNS라는 운동은 체코 물리치료학회에서 시작한 것으로 재활 운동과 비슷하다. 근골격계 질환을 앓게 되는 이유를 우리가 타고난 바른 움직임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라 보고, 아기의 움직임을 따라 발전시킨 운동이다. 코어와 호흡을 많이 강조하는 DNS의 몇 가지 움직임은 재활 치료에 쓰이고 있다. DNS 역시 ‘이게 운동이 될까?’ 싶을 만큼 저강도지만, 이제 운동을 시작하려고 마음먹었다면 분명 도움이 된다. 그리고 꾸준함을 위해 혼자 할 수 있는 운동 몇 가지를 제안한다. “첫 번째는 폼 롤러를 이용한 근막 이완이에요. 폼 롤러는 모든 가정에 보급돼야 한다고 생각할 만큼 운동 효과가 좋습니다. 두 번째는 만성 허리 통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엉덩이 운동입니다. 고관절과 흉추를 강화하도록 옆으로 누워 다리를 들어 올리는 레그 레이즈를 해보세요. 세 번째는 대개 잘못된 자세 때문에 등이 많이 말려 있는데, 흉추 가동성을 높일 수 있는 토르소 트위스트를 추천합니다. 한쪽 다리를 굽혀 세운 뒤 반대편 팔꿈치를 세운 다리 무릎 위에 올려 상체와 하체를 반대로 미는 느낌으로 틀어줍니다. 좌우를 번갈아가며 해주세요.”
이우연 트레이너의 설명을 듣다 보니 나도 모르게 평소 목이 많이 아파 두통까지 온다고 호소하게 됐다. “뒤통수 바로 아래 지점에 있는 후두하근을 많이 이완해주세요. 마사지 볼을 잡고 후두하근을 밀어줍니다. 국내에선 배우 유아인 씨로 인해 유명해진 알렉산더 테크닉에서 매우 중요시하는 부위로, 각종 신경이 지나가는 부위인 만큼 적은 노력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어요.” 이우연 트레이너의 말을 따라 하나하나 하다 보니 처음 스튜디오에 들어설 때보다 몸이 훨씬 개운해진 느낌이 들었다. 더욱 긍정적인 것은 힘들다는 생각 없이 즐겁게 따라 한 동작 덕분에 활력이 생긴 점. 어서 집에 가서 빨리 눕고 싶다는 생각보다 오늘은 가볍게 산책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룹 레슨과 개인 레슨이 가능한 스트레칭조이와 김성종 대표.

“스트레칭도 운동이 됩니다”
새로운 운동에 대한 호기심 많은 에디터의 레이더망에 포착된 또 하나의 추천 운동은 바로 스트레칭이다. 작년 배구 선수 김연경의 스트레칭을 담당했던 코치가 개발에 참여했다는 스트래치뱅의 ‘P스트레칭’ 프로그램을 직접 경험해본 것을 시작으로, 배우 김지훈이 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보여준 스트레칭 레슨을 보고 더욱 관심이 높아졌다. 스트레칭이야말로 운동에 능숙하지 않은 이들에게 꼭 필요한 과정이 아닐까. 삼성동에 있는 스트레칭조이를 비롯해 한남동에 위치한 뉘스튜디오 등 전문 스트레칭 강습을 하는 스튜디오가 점차 늘고 있는데, 배우 김지훈이 다니고 있는 스트레칭조이의 김성종 대표를 만나 스트레칭에 대해 직접 물었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운동할 경우 생각보다 많이 다칩니다. 운동 선수들조차요. 그렇기 때문에 막 운동하기로 결심한 이부터 전문적으로 운동을 하는 사람까지, 사실 스트레칭은 모두에게 꼭 필요한 운동이죠.” 매일 운동하는 선수들도 매번 스트레칭을 빼놓지 않고 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스트레칭은 우리 몸에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할 것이라는 신호를 전달하는 행위이며, 근육과 근막을 이완시켜 부상을 방지하고, 관절의 가동 범위를 넓혀주는 등 퍼포먼스를 향상시켜 뒤이어 하는 운동의 효과를 높인다. 스트레칭의 가장 큰 장점은 유연성이 좋아지는 것으로, 앞으로 하고자 하는 운동, 예를 들면 필라테스나 요가, 폴댄스같이 유연성이 빛을 발하는 운동 시 훨씬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무작정 요가원에서 동작을 따라 하다가 허리를 다치고, 필라테스를 배우다가 허벅지 안쪽 내전근에 상처를 입은 경험이 있기에 크게 공감이 갔다. “스트레칭은 관절의 유연성을 높일 뿐 아니라 몸을 운동을 시작해도 될 만한 상태로 만들어주기 때문에 평소 잘못된 자세로 생긴 근골격계 통증도 많이 줄여줍니다. 점차 입소문이 나면서 전문 운동 선수, 어떻게 해도 통증이 잡히지 않는다는 분들이 많이 찾아오세요. 스트레칭이 운동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대답은 ‘그렇다’입니다. 우리 근육은 움직일 때 수축과 이완이 동시에 일어나요. 근육이 스트레칭되는 순간에도 마찬가지죠. 이런 원리에 따라 스트레칭도 운동의 일종이라고 봅니다.”
내심 ‘스트레칭 정도는 혼자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던 의구심은 직접 체험해본 후 완전히 떨칠 수 있었다. 한 시간 동안 진행한 수업이 끝난 후 온몸은 땀으로 흠뻑 젖었고, 몸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평소에는 어렵던 동작도 훨씬 쉽게 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예를 들면 뻣뻣한 다리를 찢는 과정도 한 시간 내내 다리를 스트레칭하는 게 아니라 그 근육을 움직이게 하는 연관된 근육 위주로 스트레칭을 한다. 물론 혼자서도 하겠으나 강습자와 함께 하면 안전은 물론이고 더 자세하게, 그리고 더 빨리 향상되는 장점도 있다. “혼자 할 때는 절대 무리해선 안 됩니다. 할 수 있는 만큼만 해야 해요. 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꾸준함입니다. 하루에 10분이라도 꾸준히 한다면 이 시간이 쌓여 훨씬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수업을 하다 보니 내 몸이 자세히 보이고, 내 몸을 컨트롤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었다. 물론 누구나 처음 시작하기가 어렵다. 결국 운동은 내 몸을 이해하고, 내 몸을 사랑하는 과정임을 알고 한번 도전해보자. 마음만 먹으면 이렇게 쉬운 방법이 있으니 말이다.





두 가지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는 폼 롤러는 Lululemon.

 

에디터 김현정(hjk@noblesse.com)
사진 박지홍(제품)
스타일링 안영은
참고 도서 <바쁜 사람은 단순하게 운동합니다>(웨일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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