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를 찾는 뉴욕 미술계 - 노블레스닷컴

Latest News

    CITY NOW
  • 2022-01-05

활기를 찾는 뉴욕 미술계

코로나19로 침체된 환경에도 뉴욕 미술계는 여전히 뜨겁다. 인디펜던트 아트 페어, 스프링 브레이크 아트 쇼, 퓨처 아트 페어는 더 높은 도약의 기회를 포착할 좋은 기회다.

Brian Belott, Untitled, Paint, wood, stone, 11×8×3in, 2020. Shown at the Future Fair 2021
Courtesy of the Artist and Mother Gallery, Beacon, NY

올해 9월 아머리 위크(Armory Week)를 다시 시작하면서 그동안 움츠리고 있던 뉴욕 예술계가 활기를 되찾았다. 새 학기가 시작되고, 브로드웨이가 문을 열었으며, 경매 시즌의 귀환과 함께 첼시 갤러리가 오픈하면서 미술계도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본래 3월에 열리던 아트 페어 대부분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연기되면서 올해부터는 선선해진 9월로 그 일정을 변경했다. 아머리쇼뿐 아니라 같은 시기에 열리는 대안 아트 페어 역시 그 일정을 공유했다. 최근 몇 년 사이 더욱 주목받고 있는 대안적 형태의 아트 페어는 기존의 획일화된 메가 아트 페어와의 차별화에 총력을 쏟으며 갤러리와 컬렉터를 유혹했다. 스프링 브레이크 아트 쇼, 인디펜던트 아트 페어 그리고 올해 데뷔한 퓨처 아트 페어가 대표 주자로 각각 캐릭터와 브랜드가 뚜렷이 살아 있는 대안 아트 페어들이 새롭고 신선한 아이디어와 젊은 감각으로 무장한 채 21세기 아트 마켓의 미래를 제시하고 있다.





‘인디펜던트 아트 페어’의 설치 전경. 기존 아트 페어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행사로 손꼽힌다. Photo by Alexa Hoyer





Sara Ludy, Untitled 1, Archival digital pigment print on Belgian linen, 32×26×2 in, 2019~2020. Presented at the Future Fair 2021
Courtesy of the Artist and Bitforms, New York, NY

미술관 전시 수준의 아트 페어가 있다는데, 바로 인디펜던트 아트 페어다. 대안 아트 페어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행사로 <뉴욕타임스>의 비평가 로버타 스미스(Roberta Smith)가 “새로운 예술에 대해 가장 배우기 좋은 곳”이라는 평을 남겼듯, 뉴욕 아트 페어 시즌 꼭 방문해야 할 곳이다. 젊은 갤러리를 중심으로 다양한 아티스트를 소개하는 폭넓은 스펙트럼이 특징인데 카르마(Karma), 서전츠 도터스(Sargent’s Daughters), 포트나이트 인스티튜트(Fortnight Institute) 등 꾸준히 좋은 평을 받는 뉴욕의 주요 갤러리와 해외의 젊은 갤러리들이 참가했다. 2010년 엘리자베스 디 갤러리의 엘리자베스 디(Elizabeth Dee)가 공동 설립한 인디펜던트 아트 페어에 새롭게 참가하는 갤러리는 설립자와 기존 참가자의 협의로 초청하며, 독립 큐레이터, 비영리 공간도 함께할 수 있다. 9월 9일부터 12일까지 열린 올해 제12회를 맞은 인디펜던트 아트 페어에는 39개 갤러리, 100여 명의 예술가가 참여했으며 여성, 비(非)백인, 아웃사이더 예술가 그리고 라틴아메리카 예술가, 아프리카 디아스포라 예술가 등을 포함해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를 소개했다. 각 부스를 솔로전과 2인전 위주로 구성해 작은 전시의 연속처럼 보이도록, 그리고 공간과 자연채광을 활용해 박람회가 아닌 미술관 전시처럼 느껴지도록 기획했다. 플라스틱 텐트를 사용하지 않고, 벽을 재활용하거나 내부 식당에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을 들이지 않는 등 친환경 박람회로서 역할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올해는 맨해튼 남쪽 끝에 있는 유서 깊은 배터리 빌딩 내부의 치프리아니(Cipriani) 식당에서 열렸다.
예술가에 의한, 예술가를 위한, 예술가의 잔치인 스프링 브레이크 아트 쇼는 독립 큐레이터에게 자유 공간을 제공하는 아트 페어 모델이기에 보다 새롭고 자유로우며 젊다. 뉴욕 한복판의 빈 오피스 건물에서 각 사무실을 부스 삼아 갤러리가 아닌 큐레이터가 각각 쇼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것이 특징. 2011년 밀레니얼 세대인 예술가 커플 앤드루 고리(Andrew Gori)와 앰브르 켈리(Ambre Kelly)는 부스 비용을 받지 않고 큐레이터에게 전시 제안을 하는 형태의 페어 모델을 구상했다. 아트 페어보다는 팝업 비엔날레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9월 8일부터 13일까지 열린 행사의 이번 주제는 ‘Hearsay:Heresy’. 100여 명에 달하는 큐레이터가 참여해 중세에서 영감을 받은 주제부터 진실, 사실, 음모 등에 대해 탐구한다. 올해는 미드타운에 있는 전 랄프 로렌 오피스에서 진행했는데, 일반 사무 공간을 호기심을 자극하는 공간으로 탈바꿈시켜 실험적이고 개성 있는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장을 열었다. 모든 작품은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이미 웹사이트에 올라왔다. 스프링 브레이크 아트 쇼는 아트 페어의 경계를 넓히며 세상의 이슈에 대한 담론을 만들어가는 페어의 역할을 톡톡히 해나가고 있다.





퓨처 페어 2021에 참여한 디너 갤러리(Dinner Gallery)와 시즌 스페이스 전경. 사진 제공 퓨처 페어





퓨처 페어가 열린 뉴욕의 스타렛-리하이 빌딩(The Starrett-Lehigh Building). Courtesy of RXR Realty

9월 10일부터 12일까지 마련된 퓨처 아트 페어는 신생 페어로 올해 처음 문을 열었다. 이익을 공유하고 재정을 투명하게 운영하자는 것이 취지다. 이 페어의 차별화 지점은 협업 재무 모델로, 이익의 35%를 딜러에게 돌려주고 나머지 65%는 다음 전시를 위해 투자하는 것. 대형 마켓처럼 운영하는 메가 페어가 지배하는 환경에서 모델의 지속 가능성은 여전히 미해결 과제지만, 같은 시기 뉴욕에서 오픈한 페어 중 가장 규모가 작아 컬렉터들이 오히려 더 집중하고 많은 걸 얻을 수 있었다. 창립자는 30대 중반 여성 레이철 미하레스 픽(Rachel Mijares Fick)과 레베카 랄리베르테(Rebeca Laliberte). 올해는 34개의 젊은 뉴욕 갤러리와 해외 갤러리가 두 곳씩 짝을 이뤄 총 16개의 부스를 세우고 그 부스를 공유하는 공동 프레젠테이션으로 구성했다. 참여 갤러리 중 25%는 유색인종 작가, 50%는 여성 작가를 선택, 소수를 포용하기 위해 노력하는 페어라는 점도 특징이다. 오프라인 페어와 동시에 아트시(Artsy)에 온라인뷰잉룸이 열리고 버추얼 페어를 더 오랜 시간 진행했다. 부대 프로그램도 젊은 컬렉터와 첫 컬렉팅을 위한 이벤트를 추가하면서 MZ세대를 포섭하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올해 열린 아트 페어는 그 시기와 장소 모두 바뀌었으며, 온·오프라인 동시에 운영하고 여성과 유색인종 작가의 비율을 대폭 늘렸다. 그리고 다양해진 예술가의 스펙트럼과 함께 신생 갤러리, 젊은 컬렉터의 유입으로 미술계가 점점 더 다양성을 갖춰가고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찾아 단순한 작품 거래 장소로 머물기를 거부하고 그들만의 방식으로 진화해가는 대안적 아트 페어의 행보에 기대를 걸어본다.

 

에디터 정송(song@noblesse.com)
전영(독립큐레이터, 뉴욕 스페이스 776 갤러리 부디렉터)

관련 기사

페이지 처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