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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6-30

동서양 건축의 조화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잘 아는 건축가, 다비드 피에르 잘리콩의 건축적 시선.

위쪽 프랑스 건축가, 다비드 피에르 잘리콩.
아래 왼쪽 한옥의 처마와 문살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으로 꾸민 까르띠에 메종 청담 외관. @Design: g4 Group + DPJ & partners / David Pierre Jalicon + Cartier Store Design & Planning Team
아래 오른쪽 2018년 새로 지은 프랑스 학교도 그의 작품이다. 형태감과 율동감이 강렬한 프랑스 화가 앙리 마티스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다.

다비드 피에르 잘리콩(David-Pierre Jalicon)은 직함이 2개다. 우선 그는 한불상공회의소 회장으로서 10년 넘게 한국과 프랑스 간 기업 교류를 활성화하는 데 앞장서왔다. 다른 하나는 건축사 디피제이파트너즈 대표. 그는 건축가로도 이력이 화려한데, 홍천 비발디파크 내 위치한 소노펠리체와 소노빌리지, 서래마을의 프랑스 학교, 예술의전당 부근 아쿠아 아트 육교 등이 대표 작품이다. 여기에 까르띠에 메종 청담, 루이 비통 메종 서울, 하우스 오브 디올 같은 럭셔리 브랜드의 보금자리가 그의 손을 거쳤으니, 그에게 수여된 프랑스 최고 권위 훈장 ‘레지옹 도뇌르(Legion d’Honneur)’의 명성이 아깝지 않다.
한국에 자리 잡은 지는 26년째로, 그는 앞으로도 한국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프랑스 파리에서 건축 학교를 졸업한 후 팡테옹-소르본 대학에서 예술철학을 공부한 그는 동양철학과 풍수지리에 마음이 끌렸다. “당시 은사님을 통해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를 처음 접했어요. 백두산에서 시작해 태백산맥을 타고 남쪽으로 흐르는 산줄기에서 생동하는 에너지를 느꼈죠. 지금도 건축 의뢰를 받을 때면 가장 먼저 펼쳐 보는 책입니다.” 1996년 KTX 개발 연구에 참여하기 위해 처음 한국에 온 그는 실제로 마주한 한국과 깊은 사랑에 빠졌고, 곧 정착했다. “한동안 종묘, 불국사 등 전국 명소를 여행하며 한국 전통 건축을 둘러보았습니다. 유럽과는 차이가 확연한, 자연을 극복하는 것이 아닌 자연과 융화를 추구하는 건축에 큰 감명을 받았죠. 당시 경험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국의 자연을 포용하는 그의 작업에는 풍수지리가 녹아 있다. “아쿠아 아트 육교에 폭포를 연출한 건 강남에서 남산으로 향하는 길목에 화기를 식혀줄 물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프랑스 학교에는 해가 뜨는 동향에서 좋은 기운을 받는 조선시대 서원의 개념을 적용했어요.”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잘 아는 그에게 한국 고객에게 다가가고자 하는 럭셔리 브랜드들이 인사이트를 요청한 건 자연스러운 일. 2008년 까르띠에 메종 청담 외관을 디자인한 그는 한국 전통 보자기에서 영감을 받아 브론즈를 패치워크하는 방식으로 예술적 건축물을 완성했다. “보자기에는 ‘복을 감싸다’, ‘본연의 것을 감싸다’라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이를 통해 까르띠에라는 브랜드의 우아한 가치를 포용하고자 했죠.” 2016년 까르띠에 메종 청담이 긴 휴식을 마치고 화려하게 귀환한 순간에도 그가 있었다. 한옥의 단아한 분위기를 연출한, 처마와 문살을 떠올리게 하는 외관이 그것. 다비드 피에르 잘리콩이 말하는 한국의 건축은 자연의 숨결 그 자체다. “다양한 요소가 서로 거스르지 않고 조화를 이루는 자연의 고결함은 동서양의 건축과 문화를 융합하는 데에도 끊임없이 영감을 줍니다.”
그는 한국을 설명하는 단어로 ‘정(情), 한(恨), 혼(魂)’ 등을 꼽았다. “정 문화에는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깔려 있어요. 혼은 한국을 대표하는 정신 그 자체고요.” 이 단어들은 한국의 문화 예술적 가치로 반영되고, 또 그에게 건축적 영감으로 다가온 것이 아닐는지.





위쪽 풍수지리 개념을 도입해 완성한 아쿠아 아트 육교.
아래 왼쪽 서울 드래곤시티 스카이킹덤.
아래 오른쪽 원목과 유리 재질을 통해 자연의 모습 그대로를 표현한 소노펠리체.

 

에디터 황제웅(jewoong@noblesse.com)
진행 김미영
사진 안지섭(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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