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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5-04

클래식 음악을 들을 때

올 하반기, 이름만 들어도 가슴 뛰는 클래식 공연을 소개한다.

홍콩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 Eric Hong/HK Phil.
2024년부터 서울시향 포디엄에 서는 얍 판 츠베덴. © 강태욱


얍 판 츠베덴과 서울시향의 만남
‘혹독한 오케스트라 트레이너’로 알려진 지휘자 얍 판 츠베덴. 2012년부터 그의 지도를 받아온 ‘홍콩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클래식 전문지 <그라모폰>이 선정한 ‘2019 올해의 오케스트라’에 이름을 올린 건 전대미문의 사건이었다. 아시아 최초로 이룬 쾌거였기 때문. 츠베덴이 부임하기 전 홍콩 필은 젊고 재능 있는 연주자로 구성됐지만,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한 ‘미완의 상태’라는 평을 받았던 게 사실이다. 그런 홍콩 필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린 츠베덴이 2024년부터 서울시향 포디엄에 선다.
그의 선임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클래식 팬들은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본디 바이올리니스트였음을 증명하는 듯한 무게감 있는 보잉과 야성미 넘치는 사운드가 일품인 얍 판 츠베덴이 서울시향에 어떤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지 궁금한 것은 당연지사. 기실 올해 츠베덴과 서울시향의 만남은 허니문 기간이라고 보면 된다. 본격적 행보에 앞서 지휘자와 연주자가 교감을 나누는 시간이랄까. 프로그램 목록을 보니 자신이 추구하는 사운드는 이러하다는 것을 말하는 일종의 출사표처럼 다가온다. 그는 베토벤 교향곡 제7번 &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4번(7월 20일~21일 롯데콘서트홀),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제5번(11월 23일~24일 롯데콘서트홀),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5번(11월 30일 롯데콘서트홀 & 12월 1일 예술의전당), 베토벤 교향곡 제9번 합창(12월 21일~22일 롯데콘서트홀)을 선보일 계획인데, 단번에 현악기의 역할이 두드러지는 선곡이란 걸 알아챌 수 있다. 얍 판 츠베덴이라는 날개를 단 서울시향이 어디로 비행할지 궁금하다면 놓치지 말 것. 문의 1588-1210(서울시향)
한편, 얍 판 츠베덴이 포디엄에서 내려온 홍콩 필이 10월 28일 예술의전당을 방문한다. ‘평창대관령음악제’에서 통통 튀는 지휘를 보여준 로베르토 곤살레스 몬하스와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가 교감을 나눌 예정.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스페인 기상곡,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협주곡, 드보르자크 교향곡 제9번이 프로그램으로 준비되어 있다. 문의 02-533-8207(프레스토 아트)





마에스트로 정명훈(왼쪽)과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오른쪽) 남매가 11년 만에 무대에서 재회한다. 왼쪽 © Philippe Gontier 오른쪽 © Sim Juho

정 트리오의 감동을 다시 한번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 마에스트로 정명훈 남매가 예술의전당에서 재회한다. 2012년 정명훈이 서울시립교향악단 포디엄에 섰을 때 정경화가 협연자로 참여한 이후 11년 만이다. 그때와 다른 부분이 있다면, 9월 5일 개최하는 공연에선 정명훈이 피아노를 연주한다는 것(정경화와 정명훈이 한 무대에서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연주한 것은 2011년 정 트리오의 어머니 추모 연주회가 마지막). 정 트리오 연장선에 있는 이번 공연은 정경화의 75세와 정명훈의 70세를 기념하는 자리다. 아쉬운 점은, 맏이인 첼리스트 정명화의 부재. 그 자리는 중국 첼리스트 지안 왕이 대신한다. 지안 왕은 정경화와는 다수의 음악 페스티벌에서, 정명훈과는 베토벤 삼중 협주곡으로 호흡을 맞춘 바 있어 정 트리오의 감동을 다시금 재현할 것으로 기대된다. 문의 02-318-4301(크레디아)





마르타 아르헤리치의 뒤를 잇는다고 평가받는 중국 피아니스트 유자 왕. © Norbert Kniat

클래식 여제 시대
클래식을 대중화하는 데 크게 이바지한 여제들의 공연도 우리를 기다린다. 먼저, 마르타 아르헤리치의 뒤를 잇는다고 평가받는 중국 피아니스트 유자 왕의 공연이 11월 25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2007년 컨디션 난조로 연주를 취소한 아르헤리치를 대신해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유자 왕. 그에게는 ‘화려한 의상과 퍼포먼스’라는 수식어가 붙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연주에 원숙미를 더해 공연장에서 마주할 때마다 듣는 재미가 배가되고 있다. 문의 02-541-2512(마스트미디어)
2021년 한국 여성 연주자 최초로 도이치 그라모폰과 전속 계약을 맺은 김봄소리. 그는 이름만큼 따뜻하고 명랑한 소리를 내는 것이 특징이다. 세련된 기교에서 나오는 상쾌한 바이올린 연주를 듣노라면, 간드러지게 핀 봄꽃 위를 사뿐사뿐 걸어가는 느낌이 들 정도. 김봄소리는 6월 19일 로테르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롯데콘서트홀 무대에 오른다. 눈에 띄는 점은 지휘자가 로테르담 필하모닉 역사상 최연소인 라하브 샤니라는 것. 두 젊은 음악인이 그려낼 브람스와 차이콥스키는 과연 어떤 모습일지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 문의 1544-7744(롯데문화재단)





강렬한 에너지를 발산해 청중을 매료시키는 피아니스트 임윤찬. © Lisa-Marie Mazzucco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잔잔하게 스며드는 감성적인 연주를 한다. © Christoph Koestlin

젊은 거장, 임윤찬과 조성진
최근 가장 많이 언급된 피아니스트를 꼽으라면 단연 임윤찬과 조성진일 것이다. 임윤찬은 밴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조성진은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일약 스타 반열에 올랐다. 이들의 인기를 입증하는 것은 티켓 파워다. 두 사람의 공연은 예매를 시작하자마자 순식간에 매진되는 것으로 유명하다. 둘 다 우리나라 클래식계 보배지만, 연주 스타일은 다르다. 임윤찬이 강렬한 에너지를 발산하는 스타일이라면, 조성진은 잔잔하게 스며드는 감성을 선사한다. 이들이 연주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3번, 리스트의 초절기교 등을 검색해 들어보시라. ‘차이’ 나는 임윤찬과 조성진만의 개성과 클래스를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각자 연주 스타일에 따라 계절이 주는 분위기에 맞춘 것일까. 임윤찬은 여름의 문턱인 7월 2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조성진은 완연한 가을인 11월 12일 예술의전당에서 관객을 기다린다. 임윤찬은 루체른 심포니(미하엘 잔덜링 지휘)와, 조성진은 베를린 필하모닉(키릴 페트렌코 지휘)과 협연을 앞두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두 오케스트라 모두 독일 색채가 짙다는 것. 중후함이 상징인 독일 음악을 임윤찬과 조성진이 어떻게 재해석할지 기대된다. 문의 02-599-5743(빈체로)

 

에디터 박이현(hyonism@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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