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의 예술가들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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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21

로스앤젤레스의 예술가들

대자연을 품은 로스앤젤레스의 예술가들의 특징.

Manuel Lo′pez, Where Do I Begin (Books, Plant, and Blank Paper), Acrylic on Canvas, 121.9×91.4cm, 2023. Courtesy of the Artist

1920년대를 기점으로 많은 예술가가 따뜻한 날씨 그리고 넓은 공간에 비해 저렴한 임대료에 매료되어 로스앤젤레스로 몰려들었고, 여기엔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대륙을 떠난 예술가도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이런 로스앤젤레스의 역사 속 영향력 있는 현대미술 운동으로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그중 하나는 1960년대에 시작된 빛과 공간 운동(Light and Space Movement)이다. 작가들은 빛, 양감, 공간을 연구했고 유리, 네온, 아크릴 같은 재료를 사용한 설치 작업을 통해 관람객에게 새로운 감각적 경험을 제공했다. 이 운동은 옵아트 그리고 미니멀리즘과 연결해 자주 거론된다. 다른 하나는 치카노 예술 운동(Chicano Art Movement)으로,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멕시코계 미국인 예술가들이 자신의 예술적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움직임에서 시작되었다. 이 운동은 지배적 사회규범과 고정관념에 저항하고 문화적 자율성을 획득하고자 했으며 미국 남서부 전역에 평등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Kristopher Raos, Installation view of ‘No Escaping the Housework’ at Charlie James Gallery. Courtesy of the Artist and Charlie James Gallery
Amy Bessone New Wave Mother, Mixed Media on Canvas, 121.9×96.5cm, 2022. Courtesy of the Artist


로스앤젤레스 현대미술은 크게 이 두 가지 운동의 흐름 아래 절충주의, 실험성 그리고 자연에 대한 탐구로 특징지을 수 있다. 작가들은 이곳에서 다양한 매체와 소재를 열린 태도로 실험하며 꾸준히 작업을 발전시켜왔다. 캘리포니아 샌타모니카의 비영리단체 18번가 예술 센터(18th Street Arts Center) 이사회 멤버 수잔 백(Susan Baik)은 “LA 예술가들은 상업사진과 영화의 초현실적 평면성, 서부 개척지의 거친 사막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그들의 작품에 나타난 화사한 파스텔컬러와 대비되는 어두운 그림자의 표현은 빛과 어둠이 공존하는 LA의 이중성을 반영한다”라고 언급했다. 이들의 작업에는 도시와 대자연이 공존하는 로스앤젤레스의 지리적 특성과 거주하는 인종의 다양성이 일상의 경험으로 고스란히 녹아든 것이다.
또한 로스앤젤레스 작가들은 인종, 성 정체성 같은 주제를 탐구하고 사회적・정치적 이슈에 대한 적극적 발언을 이어왔다. 특히 거리 예술과 그라피티는 로스앤젤레스 예술을 이야기할 때 빠뜨릴 수 없는 요소다. 정치적 내용을 담아 공공장소에 거침없이 표현한 작품은 이곳의 작가들에 의해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이어져왔다. 이들은 이런 표현 방식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생생하게 전달해 확산시키고, 나아가 도시 전체를 역동적인 토론과 예술의 장으로 만들어냈다.





Installation view of ‘Weaving Unity’ at 18th Street Arts Center’s Slipstream Galleries. Courtesy of 18th Street Arts Center © Marc Walker

그리고 로스앤젤레스 지역의 영화 산업 발달은 작가들로 하여금 기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게 하는 배경이 되었고, 동시에 설치미술이나 관람객 참여형 미술 프로젝트를 자유롭게 시도할 수 있는 첨단 기술 자원을 제공했다. 큐레이터 아누라다 비크람(Anuradha Vikram)은 “LA 영화 산업은 작가들이 조각, 비디오 또는 설치 작업을 할 때 디지털 기술을 접목할 수 있게 하고, 영화 속 상상의 공간은 그들에게 창조적 모티브를 제공해왔다”라고 말했다.





Ramiro Hernandez, PSI, Acrylic on Canvas, 50.8×40.6cm, 2023. Courtesy of the Artist
Photo Documentation of Event ‘Left/Right/Here’ at 18th Street Arts Center’s Airport Campus. Courtesy of 18th Street Arts Center © Geoff Palomino


로스앤젤레스 미술 현장의 또 다른 매력은 다양한 전시 공간이 공존한다는 것이다. LA 카운티 미술관, 해머 미술관, 게티 센터를 비롯한 미술관과 여러 갤러리 외에도 창고, 주차장, 버려진 건물 등 다양한 대안 공간에서 수많은 전시가 이어진다. 작가 조나단 카셀라(Jonathan Casella)는 “LA가 흥미로운 점 중 하나는 아티스트가 직접 운영하는 독립된 전시 공간이 많다는 것이다. 이런 곳은 적은 예산으로도 좋은 전시를 선보이며 꾸준히 성장해가고 있다”라고 했다. 그리고 작가 콘래드 루이즈(Conrad Ruiz)는 예술가가 운영하는 공간 중 훌륭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곳으로 나이트 갤러리(Night Gallery), 커먼웰스 앤 카운슬(Commonwealth and Council)을 언급했다. 전시 공간의 다양성은 창의성을 중시해 경계를 허물고 관습에 도전하며 실험을 거듭하는 것에 높은 가치를 두는 이 도시의 철학을 그대로 반영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팬데믹으로 주춤했던 로스앤젤레스 예술계가 작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활기를 되찾았다. 크고 작은 예술 단체의 움직임이 다시 눈에 띄고, 다양한 공간에서 새로운 세대를 주축으로 신선하고 실험적인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또 온화한 기후 덕에 야외에서 열리는 공공 예술 프로젝트에 대한 참여도도 높아 이 도시에 활기를 더해준다. 다양성, 실험, 혁신을 동력으로 발전해가는 로스앤젤레스 현대미술은 지금 대지에 내리쬐는 햇살만큼 그 움직임이 강렬하다.

 

에디터 박수전(노블레스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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