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와, 125년의 여정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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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27

리모와, 125년의 여정

리모와의 125년 여정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가 도쿄에 당도했다. 선구적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 각종 아카이브와 걸출한 디자이너·아티스트와 함께한 협업 에디션까지, 브랜드가 창조적으로 빚어낸 다채로운 큐레이션을 탐미하며 리모와의 세계를 들여다보았다.

위쪽 철도 산업 황금기에 사용하던 커다랗고 납작한 트렁크, 비행기 동체에서 영감을 받은 알루미늄 케이스 그리고 이 제품에 영감을 준 금속 항공기 F13 모형.
아래쪽 오리지널 알루미늄 케이스를 이루는 총 220개의 부품을 살펴볼 수 있는 ‘왓츠 인 어 케이스’ 존.

리모와는 1898년, ‘원대한 꿈과 포부에는 튼튼한 동반자가 필요하다’는 슬로건 아래 독일 쾰른에서 탄생했다. 프리미엄 소재와 독보적 디자인, 정교하면서 우아한 아름다움을 기반으로 운송 수단 발달에 맞춰 여행에 필요한 캐리어와 도구를 발 빠르게, 지속적으로 개발해왔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발맞춘 행보와 혁신적 태도를 보여주는 순회전 [SEIT 1898]이 지난 6월 8일, 일본 도쿄의 하라주쿠 징(Jing)에 마련한 공간에서 공개됐다. 도쿄에서 시작한 이 여정은 9월 뉴욕을 거친 뒤 2024년 봄, 이 모든 것이 시작된 출발점인 독일 쾰른에서 마무리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비행기 동체에서 영감을 받은 알루미늄, 브랜드 역사와 정체성의 집합체로서 강렬한 심벌이 된 그루브 패턴을 장식한 리모와 캐빈 케이스를 비롯해 브랜드의 다채로운 아카이브와 전 세계 리모와 VIP 고객에게서 공수한 100개 넘는 케이스를 선보인다.

무한한 창의적 정체성
전시 큐레이션은 리모와의 창조적 접근 방식을 기반으로 공간과 콘텐츠를 구성한 점이 돋보였다. 과거 리모와 캐리어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디오라마 디스플레이’ 존에서는 소재, 장소, 사람, 트렌드, 제작 기법에 따라 리모와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캐리어들을 통해 저마다 리모와와 함께했던 순간을 소환했다. 이 디스플레이 화면 속에 등장하는 리모와는 브랜드의 실험정신과 예술성이 돋보인 파트너십, 예를 들면 패티 스미스나 퍼렐 윌리엄스 같은 셀럽들이 개인적으로 소장해 쉽게 볼 수 없었던 제품, 디올·펜디·몽클레르·포르쉐 등과 함께한 협업 제품, 포커 카드나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 등 특별한 피스를 위한 맞춤 케이스 등 다양하다. 무엇보다 1950년 처음 도입한 아이코닉 그루브 디자인처럼, 브랜드 아카이브에 주요한 한 챕터를 이루는 아이템을 만날 수 있었다. 또 한쪽에는 작가들의 정교한 공예 예술과 브랜드의 DNA 코드에 대한 헌사의 일환으로 각각의 테마와 형태, 기능에 맞게 재해석한 ‘As Seen By’ 시리즈 중 파비안 베르그마르크 네스만과 미할 시치를 비롯해 한국 작가 오현석·김현희의 작품도 전시되어 있다. 이처럼 리모와의 125년 여정을 살피다 보면 “미래의 여행 환경에서 리모와는 어떻게 진화할까?”라는 생각에 도달하게 된다. 기차를 타고 다니던 시절의 캐리어부터 여행 문화를 바꿔온 퍼스널라이징 슈트케이스까지, 리모와의 창의적 열정과 에너지가 오래도록 지속되기를 바라본다.







리모와 최초의 핸드백으로 1994년에 탄생한 림보 피콜로.
'As Seen By'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가구 디자이너 파비안 베르그마르크 네스만이 선보인 작품.
싱어송라이터 패티 스미스의 개인 소장품.
아티스트 무라카미 다카시의 개인 소장품.
사라 안델만의 개인 소장품으로, 올라푸르 엘리아손과 협업한 스티커 컬렉션을 장착한 오리지널 트렁크 S.






왼쪽부터 리모와 CEO 위그 보네-마장베르. 리모와 SVP Product & Marketing 에밀리 드 비티스.

 Interview with CEO, Hugues Bonnet-Masimbert, 
 SVP Product & Marketing, Emelie de Vitis 

탄생 125주년 기념 전시 [SEIT 1898]이 도쿄에서 성공적으로 개막했습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대중에게 전하고자 한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위그 보네-마장베르 첫 번째는 ‘근원’에 대한 개념, 결국 뿌리에 관한 이야기고, 두 번째는 ‘혁신’에 관한 관점, 세 번째는 ‘창조성’에 관한 메시지입니다. ‘근원’이란 곧 독일 브랜드인 리모와의 뿌리를 되돌아보는 것입니다. ‘혁신’을 꼽은 이유는 비록 리모와가 러기지라는 특수한 카테고리를 다루고 있음에도 125년이라는 오랜 역사 동안 끊임없이 노력과 혁신을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죠. 마지막으로 ‘창조성’에 관한 것인데, 우리는 혁신이 창조성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혁신을 통해 창조해야 한다고 믿죠. 즉 혁신적 태도가 창조의 기반이 되는 셈입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이 세 가지 가치가 잘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에밀리 드 비티스 저는 네 번째 키워드도 덧붙이고 싶네요. ‘내구성’도 꼭 들어가야 한다고 봅니다.

CEO로서 리모와를 처음 만난 순간, 즉 첫인상은 어땠나요? 위그 보네-마장베르 리모와에 처음 들어왔을 때를 이야기하자면, 브랜드에 오랫동안 근무해온 직원들과 회사의 끈끈한 유대감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공장 직원이나 매장 직원 구분 없이 모두 리모와라는 브랜드에 대해 대단히 열정적이었고, 자부심이 어마어마해서 깜짝 놀랐죠. 저는 이것이 리모와의 소중한 자산이고, 앞으로도 우리가 지키고 키워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참 이루기 어려운 부분이거든요. 직원 모두가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잘 알고 널리 알릴 수 있는 앰배서더가 되는 셈인데, 그 점이 크게 와닿아 ‘이 사람들은 자기 브랜드를 진짜 사랑하는구나’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125주년이란 유구한 역사를 지닌 브랜드를 경영하는 데 어려움은 없는지요. 에밀리 드 비티스 리모와의 역사가 125년이나 됐지만, 3년 전 제가 처음 들어왔을 때 아주 젊은 브랜드로 느껴졌어요. 브랜드가 추구하는 이미지가 거의 스타트업 같은 분위기였거든요. 그런 식으로 우리는 전통과 현대성을 두루 아우르는 것을 즐깁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서도 리모와의 과거를 보여주는 진지함과 장난스럽고 반항적인 면모가 같이 드러날 거라 믿는데, 이처럼 위험과 도전을 마다하지 않는 게 리모와만의 특징이라고 생각해요. 리모와는 브랜드만의 뚜렷한 영역을 지키면서 다양한 브랜드와 산업 분야, 앰배서더들과 손을 잡거든요. 크게 주목받기 마련인 협업의 공통된 주제는 역시 ‘혁신’일 것입니다. 그 점에서 우리는 다른 브랜드와 확연히 구별되고, 그 와중에도 리모와가 독일 브랜드라는 사실이 곳곳에서 명확히 드러나죠. 우리가 지닌 독일 브랜드로서의 자부심을 보시는 분들 모두 마음에 담아가시면 좋겠습니다.

리모와에 서울은 어떤 도시인가요? 다른 나라의 도시와는 구분되는 서울만의 특징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위그 보네-마장베르 리모와에 입사하기 전, 타 브랜드에서 근무할 때 한동안 서울에 살았어요.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제2의 고향 같은 느낌이죠. 네 명의 자녀 중 막내가 서울에서 태어났어요. 그래서 서울을 방문할 때마다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죠. 벌써 스무 살이 된 막내에게 저는 아직도 ‘코리안 걸’이라고 부릅니다. 오늘날 서울은 세계에서 가장 창조적인 도시 중 하나예요. 예술과 창작 영역에서 너무나 활발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어 서울에 갈 때면 언제나 강렬한 인상과 감동을 받습니다. 한국이 얼마나 역동적인지, 또 그러한 역동성이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호감을 사고 있다는 점이 놀라워요.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는 온통 한국이 화제예요. 가보고 싶은 나라 리스트 맨 위에 한국이 있고 “한국 멋지다”, “한국에 가보는 게 꿈이다”라고들 하죠. 매 순간 느끼는 거지만, 한국이라는 나라가 놀라운 성취를 이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에디터 이주이(jylee@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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