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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8-16

변화는 엑스포로부터

박은하 위원장은 부산엑스포가 우리를 다음 단계로 이끌 것이라 말한다.

작년 여름까지 부산시 국제관계대사로서 2030 부산월드엑스포(이하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힘을 보탠 박은하가 짧은 휴식을 뒤로하고 일선에 복귀했다. 지난 1월 2030 부산월드엑스포 범시민유치위원회 집행위원장으로 선임된 것. “공무원으로 정년 퇴임하며 부산엑스포 유치를 끝까지 함께하지 못해 아쉬웠는데, 감사하게도 제안을 받아 기쁜 마음으로 임하고 있어요. 현재 정부나 시가 아닌 민간 영역에서 시민의 목소리를 전하고 있습니다.”
37년간 외교부 개발협력국장, 공공 외교 대사, 주 영국 대사 등 요직을 거치며 정신없이 달려온 그녀지만, 그때 못지않은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 4월 국제박람회기구(BIE) 현지 실사단이 부산을 방문하기 전까지 시민에게 부산엑스포가 어떤 의미인지, 나아가 국민에게 엑스포가 부산만의 행사가 아니라는 점을 알리는 데 주력했습니다. 부산의 엑스포 개최 적합도를 따지는 것은 물론, 사람들의 실질적 관심과 참여도 역시 주요 평가 항목이거든요. 실사단이 왔을 때는 환영 행사를 시작으로 떠나는 날까지 부산의 매력 그리고 시민의 열기를 전했죠. 이후엔 한국이 표심을 얻고 싶은, 특히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중시하는 나라부터 지지를 얻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각국 관계자와 접촉해 부산엑스포가 인류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는 자리가 될 것임을 어필하는 거죠.”
작년만 해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 우크라이나 오데사, 러시아 모스크바까지 총 5개 도시가 경쟁했지만 지금은 로마와 리야드만 남은 상황이다. 그중 리야드가 강력한 라이벌로 꼽힌다. 막강한 자금력을 갖췄을 뿐 아니라 중국이나 아프리카 국가로부터 지지를 얻고 있다. 이에 맞서는 부산의 무기는? “많은 나라가 실제로 원하는 건 ‘완전한 변화(transformation)’입니다. 그리고 이를 부산만큼 잘 실현할 수 있는 도시가 없죠. 전쟁의 폐허 속에서 일어나 산업화의 기반을 다졌고, 오늘날 스마트 그린 시티로 변모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과거에서 현재, 현재에서 미래로의 변화를 모두 제시하는 거죠. 그 모습을 닮고 싶은 이에게 우리는 일회성 지원을 넘어 노하우를 공유하고 함께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고요. 덧붙여 한국은 도덕적으로 권위를 내세울 수 있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제국주의 전력이 있는 국가가 아닌 수탈의 역사를 극복하고 드라마틱한 성장을 일궈낸 이야기는 그 자체로 훌륭한 변화의 예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산엑스포 개최 예정지인 북항은 부산 내에서도 변화의 이야기를 풀어낼 최적의 장소다. “한국의 수출 전진기지였죠. 컨테이너가 끊임없이 오가던 곳이라 일반 시민이 들어올 수 없도록 철조망이 둘러쳐져 있었습니다. 이런 지역이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공간으로 재탄생합니다. 구시가지를 지닌 세계 대도시들이 벤치마킹하고 싶은 대상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또 유엔(UN)과 함께 진행하는 프로젝트로 북항 앞에 인공섬을 띄웁니다. 세계 최초의 지속 가능한 섬으로, 해양 생태계 파괴 그리고 해수면 상승 문제로 고심하는 도시와 나라에 새로운 솔루션을 제시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마침 부산엑스포가 내세운 주제는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Transforming Our World, Navigating toward a Better Future)’다. 신기술을 선보이는 쇼케이스장을 넘어 인류가 당면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는 플랫폼으로 기능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부산엑스포가 야기할 경제적 파급효과로 ‘생산 유발 효과 43조 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 18조 원, 일자리 창출 50만 명’이라는 숫자가 자주 언급된다. 다만 그 숫자가 워낙 거대하다 보니 좀처럼 와닿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엑스포 전후 부산의 모습은, 시민의 일상은 어떻게 바뀔까? “한국이 진정한 선진국으로 거듭나려면 세계 시민으로서 의식이 고양되어야 합니다. 부산엑스포는 유치 후 남은 7년간 시민들의 참여로 준비가 이루어집니다. 그 과정에서 도시와 나라의 주역이 될 젊은 세대가 국제적 역량을 갖출 것으로 기대합니다. 또 경제성장 축을 하나만 가진 나라는 더 이상 발전하기 어렵죠. 수도권 외 경제성장 축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부산엑스포는 확장의 기폭제로 작용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부산엑스포 개최는 국제사회에서 한국이라는 국가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국익은 그 나라가 처한 시기와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지금 한국에 필요한 국익은 눈앞의 이익이 아니라 다른 국가가 우리를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만드는 힘이에요. 그러기 위해선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원칙 있는 이야기를 하고, 진정성을 갖고 다른 나라를 대해야 합니다. 그래야 품격이 생기고 명품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부산엑스포는 새로운 시대적 사명을 이뤄낼 분기점이자 한 단계 높은 곳으로 올라서게 할 디딤돌입니다. 인류 문명에 새로운 길을 보여주는 도시, 전 세계에 영감을 주는 국가. 이러한 타이틀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습니다. 위원장으로서 제 역할은 오는 11월 엑스포 개최지가 결정되면 끝나지만, 이후에도 국가의 격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나서고 싶습니다.”

 

에디터 황제웅(jewoong@noblesse.com)
사진 조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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