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불가리 칼레이도스의 세계
문화와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불가리 칼레이도스의 세계.
불가리는 젬스톤의 색과 빛을 통해 하이 주얼리의 새로운 미학을 만들어왔다. 강렬한 컬러 스톤의 조합과 대담한 대비, 소재의 예상 밖 조화는 불가리의 창작 세계를 대표하는 특징이자 메종의 정체성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다. 이러한 색채의 세계를 조명하는 <불가리 칼레이도스: 색, 문화, 그리고 공예>전이 중국 상하이 당대예술박물관에서 새로운 장을 연다. 오는 10월 31일까지 열리는 이번 상하이 에디션은 불가리 헤리티지 컬렉션과 세계 각지의 프라이빗 컬렉션에서 엄선한 300점 이상의 주얼리 마스터피스를 중심으로 중국의 문화와 철학, 현대미술을 아우른다. 전시명 ‘칼레이도스(Kaleidos)’는 고대 그리스어 ‘칼로스(Kalos, 아름다움)’와 ‘이도스(Eidos, 형상)’에서 유래한 ‘만화경(Kaleidoscope)’에 기반한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색과 형태의 조합처럼, 전시는 색을 새로운 아름다움과 창조를 이끄는 가능성으로 바라본다. 전시는 ‘색채의 과학(The Science of Colors)’, ‘색채의 상징성(Color Symbolism)’, ‘빛의 힘(The Power of Light)’ 세 챕터로 구성된다. ‘색채의 과학’에서는 서로 다른 색의 조합과 상호작용이 만들어내는 시각적 효과를, ‘색채의 상징성’에서는 문화와 역사에 따라 달라지는 색의 의미를 살펴본다. 특히 중국의 오행 사상에서는 색이 자연의 기운과 방향, 계절과 연결되며 고유한 의미를 지닌다. ‘빛의 힘’에서는 빛에 따라 변화하는 젬스톤의 색과 투명도, 광채에 주목한다. 서양의 색채 이론과 동양의 철학적 관점은 불가리의 주얼리를 매개로 만나 색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시선을 보여준다. 상하이 에디션에서는 이 같은 색채에 대한 시선을 중국 현대미술로 이어간다. 량만치(Liang Manqi)와 장딩(Zhang Ding)의 몰입형 설치 작품은 색과 빛을 주얼리의 영역에서 공간으로 확장하며 새로운 감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량만치의 ‘무한한 공감각(Boundless Synthesia)’은 벽과 바닥까지 하나의 화면으로 활용해 강렬한 색채와 감정을 공간에 펼쳐내고, 장딩의 ‘빛의 형상(The Form of Light)’은 골드빛 라이트 패널과 투명한 유리 두상을 통해 빛을 하나의 조형적 요소로 구현한다. 전시 공간은 일본 건축 스튜디오 SANAA와 이탈리아 디자인 스튜디오 포르마판타즈마가 협업했다. 건축과 빛, 소재가 어우러지는 몰입형 공간에서 주얼리와 현대미술, 디자인이 색채를 매개로 교차하며 관람객을 감각적 색의 세계로 이끈다. 불가리 칼레이도스 상하이 에디션은 색을 시각적 아름다움에 머무는 요소가 아닌 문화와 철학, 예술과 감각을 연결하는 매개로 바라본다. 서로 다른 시대와 문화의 시선이 색을 통해 만나고, 불가리의 찬란한 젬스톤은 그 경계를 넘나들며 색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을 펼쳐낸다.
Interview with Gislain Aucremanne,
Bvlgari Heritage Curator Director
불가리 칼레이도스 상하이 에디션은 기존 전시에 중국의 문화와 철학, 현대미술을 더해 새롭게 구성했다. 이번 에디션에서 가장 주목한 점은 무엇인가? 색은 지극히 개인적인 동시에 문화적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감각을 통해 색을 인지하지만 그것을 이해하고 경험하는 방식은 문화와 기억, 주변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상하이 에디션은 서양의 과학적 색채 이론부터 중국의 철학과 상징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관점을 한자리에 모으고, 이를 불가리의 역사 또는 중국 현대미술가의 작품과 연결했다. 하나의 정의를 제시하기보다 다양한 관점에서 색을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 이번 전시의 목적이다. 색이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의미를 전달하며 서로 다른 문화를 연결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했다.
불가리는 대담한 컬러 젬스톤을 활용하며 독자적 색채 미학을 구축해왔다. 주얼리 역사라는 관점에서 불가리의 색채 사용을 특별하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불가리는 보석을 화가의 팔레트처럼 다뤘다고 생각한다. 일찍이 카보숑 컷을 활용해 컬러 젬스톤의 깊이와 색감을 강조했고, 다양한 보석을 서로의 시각적 관계에 따라 자유롭게 조합했다. 각각의 색뿐 아니라 서로 다른 색이 만났을 때 만들어지는 조화와 대비, 예상치 못한 조합을 중요하게 여겼다. 이것이 오늘날에도 불가리의 색채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하는 이유다.
이번 전시는 서양의 색채 이론과 중국의 오행 사상을 함께 소개하며 동서양의 색에 대한 관점을 보여준다. 두 전통은 색을 어떻게 다르게 이해해왔으며, 그 안에서 어떤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나? 두 체계를 대립이 아닌 색을 이해하는 방식과 그 배경의 차이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서양에서는 색을 과학과 광학, 이론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체계화했다면, 중국에서는 색이 우주론과 철학, 상징, 인간과 자연의 관계와 깊이 연결되어 있다. 오행 사상 역시 자연과 사회를 아우르는 거대한 틀 속에서 색을 설명한다. 하지만 결국 두 관점은 색이 ‘우리가 세계를 인식하고 이해하는 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상하이에서는 색을 물리적 현상이자 문화적 상징, 감각적 경험으로 바라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불가리 주얼리와 중국 현대미술가의 작품을 함께 선보였다. 색이라는 공통된 주제를 통해 주얼리와 현대미술이 만났을 때 어떤 대화가 가능하다고 여기나? 주얼리와 현대미술이 반드시 같은 방식으로 색을 다룰 필요는 없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대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주얼리는 젬스톤의 물성과 커팅, 빛과의 관계를 통해 가까운 거리에서 색을 경험하게 한다. 반면, 현대미술은 색을 보다 넓은 공간과 감각의 차원으로 확장한다. 량만치는 색과 기하학을 통해 공간을 탐구하고, 장딩은 색과 빛을 기술적이고 다학제적인 방식으로 다룬다. 서로 다른 관점이 한자리에 놓이면서 관람객은 색을 경험하는 규모와 방식의 차이를 자연스럽게 마주하게 된다. 두 작가의 작품을 통해 색을 감각과 공간, 기억과 감정의 차원에서 새롭게 경험할 수 있다.
역사적 주얼리는 당시의 미학과 기술뿐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취향과 가치관을 보여주는 기록이기도 하다. 불가리의 역사적 주얼리에서 오늘날 불가리를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단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불가리가 보여주는 끊임없는 호기심이라고 생각한다. 역사적 주얼리를 보면 소재와 색, 기술, 다양한 문화적 요소를 끊임없이 실험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존 규칙을 따르기보다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요소를 조합하며 불가리만의 방식을 발전시켜왔다. 이러한 태도는 오늘날에도 이어진다. 소재와 기술, 창작 환경은 달라졌지만 다양한 문화에서 영감받고 이를 고유한 로마의 관점으로 재해석하는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 오늘날 불가리 역시 색과 소재, 장인정신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는 오랜 창작의 역사를 기반으로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