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을 지키며 시대를 읽는 포페의 방식
포페는 오랜 시간 축적해온 기술과 고유한 디자인 언어의 조화를 중요하게 여긴다.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도 본질을 지키며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 이것이 바로 포페가 현대를 읽는 법이다.

시간이 만든 고유의 언어
한 세대가 쌓은 기술은 다음 세대로 이어지고, 그렇게 축적된 시간은 하나의 거대한 유산을 이룬다. 포페의 역사는 1929년 이탈리아 비첸차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곳에서 창립자 움베르토 카촐라(Umberto Cazzola)가 금세공 공방을 설립한 이후 한 세기 가까이 금속의 가능성을 탐구해왔다. 건축가 안드레아 팔라디오의 유산이 남아 있는 도시이자 이탈리아 금세공 산업의 중심지인 비첸차는 포페의 뿌리이면서 현재까지 디자인과 엔지니어링, 제조가 이루어지는 기반이기도 하다. 생산 기반을 다른 곳으로 옮기지 않고 한 곳에서 기술과 노하우를 체득해온 시간은 메종의 정체성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다. 창립자의 아들 오디노가 가업을 계승하면서 변화의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1948년 비첸차에서 열린 제1회 금 주얼리 박람회 개최에 참여했으며, 이 자리에서 직접 개발한 신축형 메탈 시계 스트랩을 선보였다. 이후 생산 시설을 확장하며 기술 개발에 집중했다. 금속은 단단해야 한다는 통념에 유연함을 더한 시도였다. 1960년대에는 스위스 하이엔드 워치 브랜드를 위한 골드 메탈 시계 스트랩을 제작해 수출하며 국제시장으로 활동 범위를 넓혔고, 이 시기에 ‘Fabbrica Oreficeria Preziosi Esportazione’의 약자 ‘FOPE’를 회사명으로 채택했다. 포페라는 이름에는 금세공을 기반으로 한 전문성과 해외시장으로 나아가려는 방향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1970년대에는 오디노의 자녀 이네스와 움베르토가 가업을 이어받았다. 이들은 선대가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생산 공정을 발전시키고 정밀한 금속가공에 대한 전문성을 높였다. 그리고 1980년대, 그 축적은 주얼리 형태로 모습을 드러냈다. 골드의 작은 요소를 정교하게 연결한 노베첸토 메시(Novecento Mesh)가 탄생한 것이다. 1990년대 들어서면서 포페는 주얼리 제조를 넘어 독자적 브랜드로서 정체성을 본격적으로 강화했다. 첫 광고 캠페인을 전개하고 세계적 사진작가들과 협업하며 제품의 완성도뿐 아니라 포페만의 미학과 이미지를 구축했다. 독보적인 금세공 기술과 혁신을 바탕으로 쌓아온 기반에 브랜드를 표현하는 또 다른 언어를 더한 시기였다. 2000년에는 비첸차에 새로운 본사와 생산 시설을 설립하는 등 전 과정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인하우스 시스템을 강화했고, 주요 리테일러와 직접 파트너십을 구축하며 브랜드의 유통 기반을 다지는 한편, 생산과 브랜드 운영 전반의 체계도 견고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변화와 함께 메종은 주얼리 하우스로서 기준도 꾸준히 정립했다. 2014년에는 책임보석위원회(RJC) 인증 회원이 되면서 원료 조달과 공급망에 대한 책임을 확립했고, 이후 주요 시장에 진출하며 글로벌 브랜드로서 기반을 다졌다. 한국에는 2024년 공식 진출해 현재 8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 중이다. 비첸차를 중심으로 쌓아온 경험은 오늘날 메종의 디자인과 기술, 그리고 브랜드를 정의하는 바탕이 되었다. 작은 금세공 공방에서 시작한 포페의 여정은 4대에 걸쳐 이어지며 지금도 새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유연성을 설계한 기술
시간을 쌓아온 기술은 결국 하나의 언어가 된다. 약 100년에 걸쳐 축적해온 금속가공 노하우는 오늘날 주얼리의 형태와 착용 방식에 고유한 흔적을 남긴다. 그 중심에는 노베첸토 메시가 있다. 골드 요소를 정교하게 연결한 원형과 타원형 구조로, 단단한 18K 골드를 유연하고 부드럽게 움직이는 형태로 구현했다. 이 메시에 포페의 특허 기술인 플렉스잇(Flex’it)이 더해진다. 메시 내부에 미세한 18K 골드 스프링을 촘촘히 결합해 외부에서는 스프링이 보이지 않으면서도 주얼리가 움직임에 따라 자연스럽게 늘어나고 다시 본래 모양으로 돌아오도록 설계했다. 별도의 잠금장치 없이 착용할 수 있는 구조는 골드 주얼리의 가치와 일상의 편안함을 함께 고려한 결과다. 이러한 탄력적 구조는 서로 다른 컬러를 조합한 ‘바이컬러’ 스타일로도 확장된다. 대비되는 두 가지 톤이 섬세한 구조와 생동감 있는 움직임을 돋보이게 하며, 입체감과 현대적 리듬을 더한다. 하나의 피스만으로 개성 있는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옐로·화이트·로즈 골드 등 다양한 컬러의 주얼리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자유로운 레이어링이 가능하다. 포페가 추구하는 유연함은 컬러의 조합을 넘어 착용의 편의성으로도 이어진다. 대표적 예가 D-클릭(D-Click)이다. 다이아몬드와 잠금장치를 하나의 디자인 요소로 결합한 클래스프 시스템으로,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버튼을 가볍게 누르면 잠금장치가 열리는 구조다. 목뒤의 클래스프 없이 앞이나 옆에서 손쉽게 여닫을 수 있고, 여러 개의 네크리스를 결합해 길이를 늘려 연출 가능하다. 이러한 전문성은 자체 디자인 및 R&D 조직을 중심으로 한 제작 시스템을 통해 세밀하게 다듬어진다. 첨단 생산 기술과 축적된 금세공 노하우를 함께 활용해 복잡한 메시 구조와 미세한 스프링, 클래스프의 작동 방식까지 하나하나 완성한다. 설계부터 세공, 품질 검수에 이르는 과정을 긴밀하게 관리하며 보이지 않는 내부 구조까지 주얼리의 품질을 좌우하는 요소로 다룬다. 정교한 기술을 구체화하는 과정에는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기준도 적용된다. 생산 시설에서는 태양광 패널과 재생에너지를 활용하고, 금과 다이아몬드는 정해진 기준에 따라 조달한다. 제품을 담는 패키징에도 재활용 원료와 FSC 인증 소재를 사용하며, 소재와 부피를 줄여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부담을 낮추고 있다. 원료 조달부터 제작과 패키징에 이르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자원을 줄이고 책임 있는 생산을 이어가는 것. 탁월한 금세공 기술만큼 주얼리가 만들어지는 전 과정을 세심하게 살피는 것이 포페가 표방하는 제작 원칙이다.
끝없는 변주의 가능성
포페가 오랜 시간 쌓아온 디자인 코드가 2026년 컬렉션에서 다채로운 색채와 형태의 변주를 더하며 한층 확장된다. 이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극도의 집중력과 완벽한 기술적 숙련도, 골드에 대한 깊은 이해가 요구된다. 그렇게 쌓인 노하우와 디자인 감각은 각기 다른 형태 안에서 저마다 존재감으로 드러난다.
시대를 초월한 아이콘
포페를 대표하는 8개의 컬렉션에는 브랜드가 한 세기 가까이 다져온 기술과 고유한 미학이 담겨 있다. 유연하게 움직이는 골드 메시부터 다이아몬드와 젬스톤을 활용한 섬세한 디테일까지, 서로 다른 형태와 방식으로 메종만의 디자인 언어를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