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옆에 있는 현대 미술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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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1-07

우리 옆에 있는 현대 미술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이 예술이 될 수 있다고 전하는 톰 프리드먼.

Portrait of Tom Friedman
Courtesy of the Artist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Seoul, and London
Photo by Tony Luong

톰 프리드먼
1965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태어난 톰 프리드먼은 현재 매사추세츠를 기반으로 작업하고 있다. 유머러스한 것과 개념적인 것을 섞어내는 그의 작업은 일상과 주변 환경을 재현하면서도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든다. 그는 예술을 통해 사람들이 사물을 보고 생각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안하는 인물. 2022년 4월 리만머핀 서울에서 한국 첫 개인전을 앞두고 있다. 그의 작품은 현재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솔로몬 R. 구겐하임 미술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뉴욕 현대미술관 등에서 소장 중이다.





Untitled, Toothpicks, 66×76.2×58.4cm, 1995
Courtesy of the Artist, Luhring Augustine, New York, Stephen Friedman Gallery, London,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Seoul, and London
ⓒ Tom Friedman





Untitled(A Curse), Witch’s Cure and Pedestal, 132.1×28×28cm, 1992, A spherical space 11 inches in diameter and 11 inches above the pedestal that has been cursed by a witch.
Courtesy of the artist, Luhring Augustine, New York, Stephen Friedman Gallery, London,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Seoul, and London
ⓒ Tom Friedman





Looking up, Stainless Steel, 304.8cm, 2020 Edition 1 of 2 with 1AP
Courtesy of the artist, Luhring Augustine, New York, Stephen Friedman Gallery, London,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Seoul, and London
ⓒ Tom Friedman

캔버스와 물감, 석고나 구리, 동과 같이 조각할 수 있는 재료로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어떤 장면을 만들어내는 것을 오랜 시간 예술이라 생각했는데, 현대로 들어오며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모든 것이 예술이 되기도 하고 또 그렇지 않기도 하다. 이러한 점이 현대미술을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혼란 속에 빠뜨리기도 한다. 이에 톰 프리드먼은 예술이 우리 옆에 있음을 강조한다. 아주 단순한 것, 익숙한 것이지만 그의 손을 거치면 예술이 된다. 프리드먼이 소개하는 작업을 인지하고, 받아들임에 따라 어떤 이에게 ‘경험’으로 남는 것이 바로 그가 말하는 예술을 이해하는 방법이다.

바쁠 텐데 <아트나우>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길고 긴 코로나19 팬데믹 시대를 지나 이제는 ‘위드 코로나’ 시대입니다. 그간 어떻게 지내셨는지, 또 어떻게 작업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가족과 친구들이 보건 전문가들의 지침을 따라준 덕분에 잘 지냈습니다. 스튜디오에 조수를 많이 두고 일하지 않기 때문에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는 대부분 스튜디오에서 작업했습니다. 대유행 초기에는 여러 가지 실험을 했는데, 얼마 전부터 그때 실험한 새로운 프로세스를 활용해 작업하기 시작했어요.
한국에서는 아직 개인전을 연 적이 없습니다. 2022년 4월 리만머핀 서울과 함께 한국에서 첫 번째 개인전을 계획 중이라 들었습니다. 약간의 스포일러를 들려주실 수 있나요?
가제는 ‘솔(Soul)’입니다. 서울이란 도시를 음차(音借)한 거죠. 제가 지금까지 작업하는 동안 다룬 아이디어를 확장하고 새로운 프로세스로 통합하는 작업이 주를 이룰 것 같습니다. 한국에선 전시를 연 적이 없어서 더욱 제 작업의 과거와 현재를 통합해 보여드리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작가님은 작업 전반에 걸쳐 사람의 인식, 논리, 타당성 같은 부분을 짚어내십니다. 이러한 것을 연구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요?
저에게 예술적 경험이란 발견의 과정입니다. 기존의 전략과 새로이 만들어낸 전략을 적절히 활용해 관람객이 관심을 갖고 그것에 대한 경험을 천천히 소화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인식, 논리, 타당성 이 세 가지를 저는 예술의 정수라고 생각합니다. 관람객이 일상에서 사물을 보는 방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어떠한 기억을 제 작업을 통해 만들어내고자 합니다. 어떤 것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는 또 다른 가능성을 여는 거죠.
굉장히 일반적인 일상의 물건으로 주로 작업하시잖아요. 이쑤시개라든지, 비누라든지. 이러한 재료를 매체로 삼아 작업하시는 이유가 있다면요?
관람객의 관심을 붙드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바로 ‘익숙함’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아는 물건을 보면 유심히 관찰하게 되죠. 무슨 재료로 만들었는지, 어떻게 사용했는지, 혹은 어떻게 변형되었는지 이해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어쩌면 작품의 외형과 관계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첫눈에 인식하는 모습이 상당히 분명한 형상을 취하고 있잖아요. 어떻게 보면 조금은 ‘직관적’이라고 할까요. 이러한 부분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재료를 변형하면 원래 형태를 알 수 없게 됩니다. 하지만 어떤 재료를 사용했는지 알게 되면 어떻게 그것이 변형되었는지 유추할 수 있죠. 제 작업은 주로 소재(object)나 경험, 소재를 경험하는 주체, 경험의 이유, 소재의 개념, 나아가 지금 보고 있는 것을 이해하기 위한 모든 복잡한 프로세스에 관한 것입니다. 어떤 결론이 있다기보다는 유동적인 작업인 셈이죠. 하나의 작품군에 속하더라도 개별 작품 하나하나는 다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차이가 혼돈 속에서 연속성을 찾고자 하는 열망을 낳게 되죠.





Up in the Air, Mixed media, Dimensions variable, 2009
Courtesy of the artist, Luhring Augustine, New York, Stephen Friedman Gallery, London,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Seoul, and London
ⓒ Tom Friedman





Cube, Steel, 88.9×91.4×81.3cm, 2015
Courtesy of the artist, Luhring Augustine, New York, Stephen Friedman Gallery, London,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Seoul, and London
ⓒ Tom Friedman





Being, Mixed media and acrylic paint, 210.8×67.3×44.4cm, 2021
Courtesy of the artist, Luhring Augustine, New York, Stephen Friedman Gallery, London,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Seoul, and London
ⓒ Tom Friedman

많은 언론에서 작가님의 작품을 두고 “재치 있다”고 평가합니다. 그런데 전 오히려 어떤 작품에서 날 선 감각을 느낍니다. 사람들이 작가님의 작품을 보고 느끼는 다양한 감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제가 딱히 ‘위트’를 넣으려고 한 것은 아닙니다. 그냥 제 작업에 딸려오는 부산물 같은 요소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제 작품을 다양한 시각으로 해석하는 것을 보며 ‘아, 내가 작품을 통해 관람객과 이렇게 소통할 수 있구나’ 깨닫기는 합니다.
개인적으로 작가님의 좌대 작품 ‘Untitled(A Curse)’를 굉장히 인상 깊게 봤습니다. 아마 작가님의 ‘유머 감각’을 드러낸 대표작일 것 같은데, 이 작품은 어떻게 계획하셨나요? 또 이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으셨나요?
그 작품을 작업할 당시 작품 사이즈를 줄이는 작업을 해보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그 작품은 작아지다 못해 사라진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 어느 것도 표현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무언가 표현한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실험이기도 합니다.
거대한 공공 조각도 선보이고 계시죠. ‘Looking up’이란 작품처럼 사람보다 큰 것도 있고, ‘Takeaway’처럼 사람 형상이 머리 위에 무언가 얹고 달리는 조각 작품도 있죠. 이렇게 공공 미술에도 힘쓰시는 이유가 있다면요?
공공 미술은 딱히 미술을 보고 싶지 않을 때도 미술을 경험하게 합니다. 일상을 영위하는 과정에서 미술과 맞닥뜨리는 겁니다. 이때 사람들은 대체로 예술을 경험하려는 의지가 없기 때문에 빠르게 그들의 관심을 끌어야 하죠. 그러기 위해 익숙한 동시에 낯선 사물을 만드는 초현실주의 전략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작가님의 작품 가운데 가장 중요한 작품을 꼽는다면요?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든지, 작가님의 사유를 만족스럽게 담아낸 작품이라든지. 관람객이 ‘톰 프리드먼’을 생각할 때 떠올렸으면 하는 작품을 꼽아주셔도 좋습니다.
‘Ghosts and UFOs’라 이름 붙인 작품군을 가장 좋아합니다. 2017년에 작업한 건데, 제 물리적 작업에 대치되는 작품군을 만들어보자는 아주 의식적인 결정에서 비롯한 시리즈 작품입니다. 조명을 잘 설치한 공간에 비디오 프로젝션을 영사하는 작업이죠. 정상적으로 조명을 켠 상태의 흰 벽에 빛을 이용한 애니메이션을 비춰 은근한 효과를 노린 겁니다. 내년 4월에 열릴 리만머핀 서울 전시에도 이런 작품을 출품하면 어떨까 고려하고 있습니다.
작가님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어떤 것이든 예술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하게 됩니다. 결국 개념미술로 다가가는 것일 텐데, 작가님이 생각하는 예술은 무엇인가요?
예술은 어떤 것을 특정한 방식으로 바라보도록 요구합니다. 미술의 경험을 인도할 여러 가지 지표가 있죠. 그중 가장 기본적인 것으로 액자나 좌대가 있고, 또 갤러리나 미술관은 미술 경험의 맥락을 형성하는 기관으로 활약합니다. 때론 이러한 지표의 경계가 흐려지는데 여기서 심오한 발견이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여러 해에 걸쳐 미술계는 현대미술의 문턱을 낮추려고 노력해왔습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예술은 소수집단만 향유하는 분야라는 인식을 지울 수 없죠. 예술을 향유한다, 또는 감상한다는 건 어떤 걸까요? 또 우리가 이를 꼭 완벽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을까요?
다른 어떤 분야와 마찬가지로 예술 역시 더 많이 공부할수록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저는 누구라도 그들이 있는 위치에서 관심을 갖고 볼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자 노력합니다. 예술에 관한 예술을 하고 싶지는 않거든요. 삶의 경험에서 우러난 예술 작품을 만들고자 합니다. 제 과거 작품을 보면 저에 대해, 또 제 예술을 비롯해 예술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고, 여기에 또 미술사를 공부한다면 작품이나 전시를 감상하며 더 많은 것을 이해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에서 예술은 어떠한 지위를 지녔다고 혹은 역할을 한다고 보시나요?
‘상품’ 혹은 ‘투자가치를 지닌 것’으로서 예술과 사람들의 의식을 고양하는 수단으로서 예술 사이에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이 두 가지가 절대 공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예술이 인간의 진화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또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에디터 정송(song@noblesse.com)
사진 제공 리만머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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