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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7-04

타법에 담긴 글과 음악

활자로 미술 세계를 통찰하는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총감독 이건수 그리고 기타 스트로크로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봄여름가을겨울의 김종진.

총감독 이건수(왼쪽), 뮤지션 김종진(오른쪽).

만난 시간은 길지 않은데, 서로 어떤 매력에 끌리셨나요?
이건수(L)_ 10년 전쯤 제가 김중만 씨 사진전을 보러 베이징에 갔을 때였어요. 김종진 씨는 김중만 씨와 앨범 재킷 촬영이 있었고요. 베이징의 류리창이라고 한국의 인사동 같은 곳을 함께 구경하고 밥도 먹고 한잔하면서 가까워졌죠. 그 후 제가 봄여름가을겨울 8집 앨범에 글도 쓰고, 서로 돕고 챙겨주면서 지금까지 인연이 이어졌어요. 더욱이 김종진 씨는 본업에서 프로듀싱, 연주, 앨범 재킷 디자인 등 모든 작업을 최고의 퀄리티로 완성하잖아요. 제가 존경하는 이유죠.
김종진(K)_ 이건수 씨는 생각만 해도 제 삶의 질이 올라가는 느낌이에요. 항상 편안하게 말하면서 심미안의 세계를 보여줘요. 마치 구름 위에 떠 있는 신선 같다고 할까. 그래서 이건수 신선님 옆에 있으면 왠지 모르게 저도 그의 삶의 방식을 따르고 싶어져요.(웃음)
두 분 모두 패션 센스가 대단하세요. 패션 영감은 어디서 얻으시나요?
L_ 어려서부터 어머니께서 유니크한 옷을 많이 입혀주셨어요. 덕분에 패션을 좋아하게 됐죠. 대학 시절에는 좋아하는 영화에서 영감을 받아 비슷한 옷을 찾아다니기도 했고, 길을 걷는 사람들한테 아이디어를 얻기도 했어요. 저는 패션을 살아 있는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옷을 통해 우아함과 품격을 유지하다 보면 결국 자신만의 오라가 생기는 것 같고요. 나이가 들어서도 품위를 유지하는 게 제 앞에 놓인 숙제예요.
K_ 저는 누가 선물해주는 걸 자주 입어요. 지금 쓴 모자는 디자이너 손재익 씨가 준 거고 바지와 티셔츠는 가족이, 신발은 매니저가 선물해줬어요. 저한테 선물해주는 것 자체가 참 감사한 일이죠. 또 저는 받으면 잘 입고 다니고 가끔 방송이나 잡지에 입고 나가면 선물해준 사람들이 행복해해요. 전 그런 교감의 순간을 즐기는 것 같아요.





셔츠 Balenciaga, 슈즈 Sutor Mantellassi, 재킷과 팬츠 본인 소장품.





안경, 모자, 슈즈, 의상 모두 본인과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건수 총감독님이 기획한 전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전시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L_ 2021년에 열린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저는 비엔날레를 통해 한국의 정체성이 담긴 미술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한국 미술이 동양과 서양을, 전통과 현대를 초월한 모습으로 재탄생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앞으로도 국제성을 잃지 않는 한류 열풍에 이어 K-미술에 대한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획이 많아지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건수 총감독님이 보시기에 김종진님이 미술을 했다면, 어떤 작업을 했을 것 같나요?
L_ 현재 김종진 씨의 음악 세계처럼 조화롭고 온전히 대상에 젖어들게 하는 예술을 할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올라푸르 엘리아손 같은 작업요. 강하고 직설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기보다는 대자연에 대한 은유적 표현으로 마음의 벽을 허물게 하는 그런 작품을 만들 것 같아요.
반대로, 이건수 총감독님이 음악을 했다면 어떤 음악을 하셨을까요?
K_ 이건수 씨는 한국의 데이비드 보위 같은 느낌이 있어요. 보통 사람이 볼 수 없는 것을 보는 어떤 특별한 외계의 눈으로 현상을 보는 사람 같아요. 이건수 씨가 음악을 했다면 자기만의 개성이 뚜렷한 음악으로 전설적 뮤지션이 됐을 거예요.





2021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기념으로 열린 수묵패션쇼(디자이너 김영진)의 한 장면. 작품은 박상화의 ‘목포판타지아-사유의 정원’(2021). ⓒ 김영진

<아트나우>가 창간 10주년을 맞이했어요. 김종진님에겐 10주년을 축하하는 음악 한 곡, 이건수님에겐 미술계 선배로서 덕담 한마디 부탁드릴게요.
K_ 저는 음악을 하는 사람이니까 제 음악을 추천해야죠.(웃음) <브라보 마이 라이프> 20주년 기념 앨범의 ‘사랑하나 봐’를 추천할게요. 사랑을 색채에 비유한 곡으로 예술을 사랑하는 잡지 <아트나우>와 많이 닮은 노래예요. <아트나우>가 예술을 사랑하는 만큼 앞으로도 독자에게 더욱 사랑받는 책이 되길 바라는 마음도 있고요. 같은 앨범의 ‘Je Suis Violet’와 함께 들으면 더욱 다채롭게 감상할 수 있어요.
L_ <아트나우>는 우리나라 미술 잡지 중에서 가장 고급스럽고 퀄리티가 좋아요. 해외 미술과 전시를 많이 소개한다는 점에서 굉장히 앞서가고 국제적으로도 권하고 싶은 잡지죠. 저는 전 미술 잡지 편집장으로서 미술 잡지를 만드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요. 아무리 바쁘고 정신이 없더라도 놓치지 말아야 할 글쓰기의 핵심 원칙은 항상 진실함이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자신만의 기준을 세워야 하는 거죠. 그리고 계속 글을 쓰고 잡지를 만드는 일을 하려면 그 원동력이 될 수 있는 가슴 뛰는 대상을 찾아야 해요. 그것을 동경하는 사람이나 예술에 대한 열정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네요.

 

에디터 김이신(christmas@noblesse.com), 박이현(hyonism@noblesse.com), 조인정
진행 서재희
사진 이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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