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적 클래식의 정수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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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2-14

영국적 클래식의 정수

지난해 12월, 닥스 여성복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합류하며 화제를 불러 모은 전 버버리 수석 디자이너 뤽 구아다던 (Luc Goidadin)을 <노블레스>가 만났다.

닥스 여성복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뤽 구아다던.

닥스에 합류한 지 1년이 되어간다. 돌이켜보니 어떠한가. 마치 어제인 듯 눈 깜짝할 새 지나갔다.(웃음) 닥스에 합류한 이후 바로 새 컬렉션 준비에 착수한 만큼 1년도 안 된 지금 벌써 세 번째 시즌을 선보이게 되어 기쁘다.
한국이 다소 생경했을 터. 지난 1년간 당신이 경험한 서울은 어떠했는가. 사실 한국이 낯설지는 않았다. 현재 한국 제품과 음악, 영화, 드라마는 어딜 가나 있지 않나. 영국의 아주 작은 시골 마을에 살지만, 김치를 살 수 있을 정도다!
한국 소비자를 알아가고 사로잡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했나. 닥스를 한국 브랜드가 아닌 글로벌 브랜드로 전개하고 있다. 알다시피 지금 한국은 전 세계 패션, 특히 럭셔리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이다. 그러니까, 한국에서의 인기는 전 세계적 성공으로 받아들여진다.
글로벌 브랜드로 전개하기 위해 집중하는 부분이 있다면? 너무 많지만, 그중 하나를 꼽는다면 소재다. 이탈리아 등지에서 패브릭을 수입하는 것이 그 예다.
곧 공개할 2023년 S/S 이야기를 해보자. 테마는 닥스 우먼의 로드 트립 스토리다. 어디서 영감을 받았는가. 팬데믹으로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해 국내 로드 트립을 떠났는데, 그때 방문했던 도시를 테마로 기획했다. 수도인 런던과 영국 남부 끝자락에 위치한 작은 바닷가 마을 세인트아이브스(Saint Ives)와 스코틀랜드 글래스고(Glasgow)다.
각 도시의 테마별 디자인을 설명해달라. 런던은 닥스 우먼이라고 설정한 가상 인물 조 엘리슨(Jo Ellison)의 고향으로, 남성적 테일러링과 영국적 클래식을 현대적으로 결합한 디자인이 메인이다. 세인트아이브스의 테마는 해양 도시인 만큼 스트라이프 패턴이 주를 이룬다. 특히 50년에 걸친 활동 기간 중 미술계 선두적 조각가였던 바버라 헵워스(Barbara Hepworth)는 이곳을 기반으로 삼았는데, 그녀의 사진을 보면 작업할 때 데님 오버올을 입은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렇기에 세인트아이브스 테마에선 데님을 활용한 디자인을 많이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거리 곳곳에 예술의 향기가 배어 있는 스코틀랜드의 문화 수도 글래스고. 직물이 유명한 이곳은 그래픽적으로 다채로운 패브릭을 활용한 디자인의 테마가 돋보인다.





닥스 여성복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뤽 구아다던.
닥스 롯데백화점 본점 매장 전경.
닥스 롯데백화점 본점 매장 전경.
왼쪽부터_ 뤽 구아다던이 직접 그린 닥스 2023년 S/S 컬렉션 세인트아이브스, 런던, 글래스고 테마의 디자인 스케치.


조 엘리슨을 상상하기 위한 팁을 준다면? 염두에 두고 작업한 연예인이 있다면 누구인가. 닥스 모델인 배우 김용지. 당초 내가 직접 선정한 모델이다.
닥스 하면 체크 패턴을 빼놓을 수 없다. 클래식하지만 조금씩 신선한 변화를 가미해야 하는 패턴, 참 어려운 미션이 아닐 수 없다. 당신은 닥스에 합류하자마자 하우스의 기존 체크 패턴을 큼지막하게 변형하는 과감한 시도를 했다. 클래식한 매력 외에도 조금은 젊고 발랄한 분위기를 더하고 싶었다. 볼드한 라인을 활용해 더 큼지막하게 변형해보니 그래픽적으로도 활용하기 좋은 새 체크 패턴이 탄생했다. 젊은 고객들이 새 패턴을 좋아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웃음)
닥스가 반드시 지키고자 하는 태도가 있다면 무엇인가. 편안함을 추구하는 영국적 클래식에 젊은 기운을 불어넣는 것! 영국은 왕실 문화가 있는 데 반해 펑크의 근원지이기도 하다. 영국적 엘레강스는 편안함이라고 생각한다. 영국에서 가장 먼저 만들어졌다고 알려진 트렌치코트나 케이블 니트, 퀼트 등은 영국의 변덕스러운 날씨에 적합하니까. 일부러 꾸며서 과한 게 아니라 경직되지 않은, 그래서 조금 더 편안한 우아함이다.
당신은 옷을 디자인할 때 어떠한 메시지를 담는가. 착용자가 얼마나 편안함을 느끼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타인의 시선보다는 나 자신이 옷을 입었을 때 어떤 감정이 드는지, 그리고 그 자체가 자신감으로 작용하면 좋겠다.
어떤 사람이 닥스를 입으면 좋겠는가. 어느 닥스 매장에서 엄마와 20대 딸이 같은 재킷을 번갈아 입으며 쇼핑하는 모습을 봤다. 바로 그것이 내가 바라는 점이다. 에이지리스(ageless)! 나이를 불문하고 모두가 영원히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들고 싶다.
닥스에 입성한 뒤 접한 사내 문화 중 놀란 것이 있다면. 아이스커피! 영국에선 차가운 커피를 거의 마시지 않는데, 한국에만 오면 차가운 커피를 자주 마신다.(웃음) 그리고 치맥. 평소 맥주보다는 위스키를 즐겨 마시는데, 한국 치킨에는 맥주가 제격이다.
벌써 12월호다. 올 한 해를 돌이켜보니 감회가 어떤가. 과도기였던 것 같다. 지난 몇 년간 우리 일상을 송두리째 바꾼 팬데믹에서 해방됐지만, 일상을 되찾기 위해 모두가 노력하고 있다. 우리가 과연 잘 극복했는지, 다시 한번 뒤돌아보게 된다.

 

에디터 윤혜연(yoon@noblesse.com)
사진 안지섭(인물), 심윤석(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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