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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비통이 향하는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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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 비저너리 저니 서울의 의미와 향후 방향을 피에트로 베카리 루이 비통 회장 겸 최고 경영자에게 물었다.

피에트로 베카리 루이 비통 회장 겸 최고경영자.

브랜드는 진화한다. 제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쉽게 접하기 어려운 경험과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확장 중이다. 희소한 오브제를 선보이고, 특별한 셰프의 요리로 미식을 경험하게 하며, 브랜드의 유산과 미학을 담은 콘텐츠로 감각적 장면을 만드는 것. 루이 비통이 LV 더 플레이스 서울, 신세계 더 리저브에 공개한 ‘루이 비통 비저너리 저니 서울(Louis Vuitton Visionary Journeys Seoul)’은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잘 보여준다.
1984년 첫 매장을 연 이후 루이 비통은 서울과 긴밀한 관계를 이어왔다. 2017년 선보인 전시 <비행하라, 항해하라, 여행하라(Volez, Voguez, Voyagez)>, 2019년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메종 서울, 2023년 잠수교에서 열린 여성 프리폴 컬렉션 쇼 등 도전과 실험의 다양한 기록이 이 도시에 스며 있다. 루이 비통 비저너리 저니 서울은 그 연장선에서 브랜드와 도시의 관계를 보다 입체적 경험으로 풀어낸 결과다.
LV 더 플레이스 서울, 신세계 더 리저브 내 6개 층을 관통하는 구조는 하우스의 시간과 세계관을 차분하게 정리한 구성으로 읽힌다. 여행의 예술과 장인정신, 소재 변화와 라이프스타일 확장이 층마다 다른 방식으로 드러나며 메종의 정체성을 선명히 드러낸다. 색동에서 영감받은 색채는 공간에 리듬을 더하고, 비저너리 저니 서울 익스클루시브 캡슐 컬렉션은 이 장소를 하나의 스토리로 완성한다. 프로젝트의 중심에는 문화 체험형 공간이 있다. 트렁크스케이프를 시작으로 기원·워치·공방·모노그램·음악·협업·패션에 이르기까지 루이 비통이 축적해온 창작 언어를 오늘의 감각으로 재구성해 보여준다. 미식 역시 중요한 축이다. 막심 프레데릭이 이끄는 ‘르 카페 루이 비통’과 뉴욕 아토믹스 박정현 셰프가 합류한 ‘제이피 앳 루이 비통’은 공간의 경험을 한층 확장하며 새로운 감각을 제시한다.
루이 비통 비저너리 저니 서울은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향한다. 유산과 새로움 사이에서 메종은 어떤 방식으로 다음 세대를 위한 경험을 설계할 수 있을까. 그 답을 찾기 위해 루이 비통 회장 겸 최고경영자(Chairman and CEO) 피에트로 베카리(Pietro Beccari)를 만났다.

위쪽 제이피 앳 루이 비통 전경.
아래쪽 제이피 앳 루이 비통에서 선보이는 ‘쌀 아이스크림, 감귤 소르베와 막걸리 폼’.

지금 시점에 루이 비통 비저너리 저니 서울을 선보인 이유에 대해 먼저 여쭙고 싶어요. 지금은 메종이 지닌 혁신 역량을 분명히 보여줄 수 있는 적기라고 생각합니다. 루이 비통은 시장을 선도하는 메종으로서 언제나 혁신의 최전선에 있어야 한다고 믿어왔고, 루이 비통 비저너리 저니 서울은 그 철학을 구현하는 새로운 리테일 경험이에요. 특히 럭셔리 소비자들의 관심이 제품 그 자체에서 경험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흐름 속에서 우리만의 세계관과 제품을 하나의 경험을 통해 동시에 제안하고자 했습니다.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지금이야말로 그 가치를 가장 잘 실현할 수 있는 순간이라고 판단했어요.
여러 글로벌 도시 중에서도 서울이 이 서사의 무대가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서울은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도시 중 하나입니다. 한국 고객들은 오랜 시간 루이 비통에 깊은 애정을 보여주었고, 현재 글로벌 상위 5대 시장에 속하죠. 동시에 서울은 문화적 수도로서 독보적 영향력을 지닌 도시이기도 합니다. 루이 비통은 본질적으로 문화적 정체성을 지닌 메종이며, 그 때문에 전 세계 문화의 중심지 중 하나인 서울, 그리고 하우스에 대한 이해와 애정이 깊은 한국 시장은 우리에게 그 의미가 매우 특별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서울은 이 프로젝트를 펼치기에 가장 자연스럽고 결정적인 무대였습니다.
기존 플래그십 스토어와 차별화되는 루이 비통 비저너리 저니 서울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인가요? 하우스의 유산과 혁신이 하나의 서사로 연결되는 새로운 유형의 공간이라는 점입니다. 단순히 제품을 전시·판매하는 매장이 아니라 루이 비통이 지향하는 세계관과 경험을 입체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했죠. 레스토랑과 전시 공간 등 문화적·미식적·예술적 요소를 리테일 환경 안에 자연스럽게 통합하려 했습니다. 디지털 혁신이 중요한 시대지만, 루이 비통 같은 하우스는 그에 더해 차별화된 오프라인 경험을 제시해야 해요. 루이 비통 비저너리 저니 서울은 이런 철학을 구현한 공간으로, 하나의 매장을 넘어 하우스의 유산과 창의성이 응축된 목적지로서 새로운 기준을 보여줍니다.
루이 비통이 바라보는 ‘리테일테인먼트’ 철학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출발점은 하우스를 단순한 제품 브랜드가 아닌 하나의 ‘문화적 하우스(House of Culture)’로 바라보는 시각입니다. 건축, 미식, 장인정신, 음악 등 다양한 문화적 요소는 리테일 공간 안에서 하나의 경험으로 연결될 때 더욱 깊은 공감을 만들어낸다고 믿어요. 이번 프로젝트에서 음악은 그 철학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요소입니다. 문화 체험형 공간에 마련된 ’음악‘ 룸은 음악이 지닌 창의적 에너지를 기념하는 장소로, K-팝을 비롯한 음악 문화가 강력한 영향력을 지닌 한국에서 특히 의미 있는 매개가 됩니다.

LV 더 플레이스 서울, 신세계 더 리저브에서만 선보이는 ‘카퓌신 BB’의 비저너리 저니 서울 익스클루시브 캡슐 컬렉션.
예술과 장인정신이 만나는 순간을 보여주는 ‘협업’ 룸.
색동 복주머니를 손에 든 ‘비비엔’ 오브제. 서울을 위한 익스클루시브 컬렉터블 아이템으로 특별 제작했다.

최근 루이 비통이 미식을 중요한 축으로 확장하는 흐름이 눈에 띕니다. 미식을 핵심 요소로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오늘날 소비자들은 소유 못지않게 경험을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공간에서 좋은 음식과 함께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 역시 중요한 문화적 경험의 일부죠. 이런 이유로 전 세계에 약 20곳의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영역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루이 비통은 언제나 가장 높은 기준을 지향해왔고, 음식과 시간, 분위기 역시 동일한 가치를 담아내고자 합니다. 이런 미식 경험이 박물관이나 전시, 매장에서의 배움과 자연스럽게 이어진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한 공간 안에서 서로 다른 경험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완성도 있게 제시할 수 있다는 점이 이번 프로젝트에서 우리가 특히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입니다.
차세대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방식 역시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Z세대와 알파세대를 위한 ‘새로운 경험의 언어’란 무엇일까요? Z세대, 알파세대와 소통하기 위해서는 투명하고 의미 있는 경험의 언어가 필요합니다. 이들은 하우스의 ‘왜’를 이해하고자 하며 진정성과 유산, 목적의식에 반응해요. 루이 비통은 문화 체험형 공간과 리테일을 결합한 공간을 통해 제품을 구매하는 장소를 넘어 하우스의 창의성과 문화적 영향력을 발견하는 경험을 제안합니다. 이러한 서사는 제품에 의미를 부여하고, 개인이 자신의 방식으로 소유하고 다음 세대에 전할 수 있는 하나의 이야기가 되죠. 경험은 감정과 배움, 그리고 주체성을 만들어야 합니다. 몰입형 스토리텔링과 인터랙티브한 문화, 명확한 목적의식을 통해 루이 비통은 다음 세대에게도 지속적으로 영감을 전하고, 단순한 소비가 아닌 ‘소속감’을 느끼게 하고자 합니다.
2026년은 모노그램이 탄생한 지 13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오랜 유산이 끊임없이 재해석될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유연함과 변화 가능성이 모노그램을 항상 생동감 있게 유지해온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변화에 대한 열린 태도는 모노그램이 언제나 동시대적 상징으로 남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입니다. 그렇기에 지금 세대뿐 아니라 앞으로 세대에게도 모노그램은 중요한 의미를 지닐 것입니다.
CEO로서 브랜드 유산을 재해석하는 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에 대해 말씀 부탁드려요. 솔직히 아직 그룹 전반을 더 깊이 이해하는 과정이기에 하나의 원칙으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2012년부터 2018년까지 펜디를 맡으며 확신한 점이 있다면, 브랜드는 늘 살아 있어야 하고 세상과 함께 움직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모노그램이 130년 동안 그 생명력을 유지해온 것처럼, 우리는 항상 깨어 있고 변화하는 세상을 관찰하며 호기심을 유지해야 합니다. 이런 태도야말로 영감의 원천이며, 메종의 유산을 동시대적으로 이어가는 데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위쪽 5층에 위치한 ‘기원’ 룸. 루이 비통 유산의 정수를 압축해 보여주는 공간이다.
아래쪽 부아트 샤포로 둘러싸인 터널형 ‘트렁크스케이프’ 룸. 여행, 장인정신, 혁신에 초점을 맞춘 몰입형 내러티브를 선보이는 문화 체험형 공간의 시작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