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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톤 아일랜드와 프리즈, 관계를 만드는 방식

FASHION

스톤 아일랜드와 프리즈의 파트너십이 올해로 12번째 페어를 맞았다. 2023년 프리즈 포커스 지원으로 시작한 관계는 신진 작가와 갤러리를 지원하며 하나의 커뮤니티로 확장되고 있다. 올해 프리즈 서울을 위해 내한한 스톤 아일랜드 글로벌 CEO 로버트 트리퍼스에게 지난 시간 동안 쌓아온 관계의 의미와 앞으로의 방향을 물었다.

스톤 아일랜드와 프리즈의 관계는 단순한 아트 협업이나 브랜드 파트너십에 머물지 않습니다. 2023년 런던에서 프리즈 포커스 지원을 시작한 스톤 아일랜드는 신진 갤러리와 작가들이 보다 많은 관객을 만나고 자신들의 작업을 확장할 수 있도록 꾸준히 지원해왔습니다. 올해 프리즈 서울에서도 그 여정을 이어갑니다. 특히 2024년 프리즈 뉴욕에서 시작한 유니폼 티셔츠 프로젝트는 올해 서울에서 10번째 에디션을 맞았습니다. 매 에디션마다 프리즈 포커스에 참여하는 작가의 작업을 담아온 이 프로젝트에는 올해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 이용재가 참여했습니다. 이용재는 갤러리 Caption과 함께 프리즈 포커스에 참여해 회화를 둘러싼 구조와 역사, 관습을 탐구하는 작업을 선보였습니다.

스톤 아일랜드가 프리즈와 함께 만들어온 관계의 중심에는 ‘커뮤니티’가 있습니다. 지난 9월 2일 청담동 MATER에서 열린 스톤 아일랜드 커뮤니티 디너에는 올해 프리즈 포커스에 참여한 작가와 갤러리뿐 아니라 지난 에디션의 협업 작가와 갤러리, 프리즈 관계자, 스톤 아일랜드 커뮤니티가 함께했습니다. 스톤 아일랜드 CEO 로버트 트리퍼스가 호스트로 나선 이 자리에서 서로 다른 영역의 사람들이 만나 관계를 이어가고 새로운 에너지를 나눴습니다.

그동안 스톤 아일랜드는 전 세계 130개 이상의 갤러리와 212개의 프레젠테이션을 지원해왔습니다. 단순히 협업의 숫자를 늘리는 것보다 작가와 갤러리, 브랜드가 자연스럽게 관계를 이어가는 방식을 택해온 것입니다. 그렇다면 스톤 아일랜드는 왜 예술계와의 관계에서 ‘커뮤니티’를 중요하게 생각할까요? 그리고 소재와 제작 과정에 대한 브랜드의 오랜 관심은 작가들과 어떤 접점을 만들어낼까요? 스톤 아일랜드 글로벌 CEO 로버트 트리퍼스에게 그 관계의 시작과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물었습니다.

스톤 아일랜드(Stone Island)의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로버트 트리퍼스(Robert Triefus)

2023년 런던에서 프리즈 포커스 지원을 발표한 이래 어느덧 12번째 페어를 맞이했습니다. 글로벌 CEO로서 지난 시간을 돌아볼 때 스톤 아일랜드가 전 세계 신진 예술가 및 갤러리와 구축해온 커뮤니티의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나요? 처음 프리즈와 관계를 시작했을 때 우리에게 매우 중요했던 것은 이 파트너십이 분명한 목적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프리즈는 우리에게 신진 갤러리를 지원하는 역할을 제안했습니다. 프리즈에서는 설립된 지 12년이 되지 않은 갤러리를 신진 갤러리로 분류하는데 이들은 충분한 자원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아 프리즈와 같은 중요한 아트 페어에 참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관계는 우리에게 매우 적절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2년여 동안 우리는 작가와 갤러리로 구성된 매우 활기차고 강한 커뮤니티를 구축했습니다. 이는 스톤 아일랜드라는 브랜드의 중심에 있는 가치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스톤 아일랜드는 지난 40년 동안 음악, 스포츠,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언제나 커뮤니티와 함께해왔습니다. 그런 점에서 프리즈와의 관계는 생산적이고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있으며 강한 커뮤니티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2024년 프리즈 서울 당시 협업 아티스트 박경률 작가는 스톤 아일랜드 팀과의 첫 미팅에서 텍스타일과 공정에 대해 이야기하며 “단순한 브랜드가 아닌 동료 작가와 과정을 나누는 듯한 유대감을 느꼈다”고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본사 차원에서 아티스트와 소통하고 작업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은 무엇인가요?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입니다. 프리즈는 각 페어에 참여하는 포커스 갤러리와 작가에 대한 배경과 정보를 우리에게 공유합니다. 그동안 함께 일하면서 자주 경험한 것은 작가, 갤러리, 스톤 아일랜드 사이에 자연스러운 시너지와 연결감이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스톤 아일랜드는 언제나 소재와 컬러, 염색에 대해 이야기해왔습니다. 우리가 잘하는 이러한 과정이 많은 작가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작가들 역시 자신의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비슷한 방식으로 작업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놀라운 케미스트리를 발견했습니다. 실제로 티셔츠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작가들을 보면 스톤 아일랜드가 제품을 만드는 방식과 유사한 접근법을 자신의 작품에서도 보여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프리즈 서울 2026에서는 한국 작가 이용재(Yongjae Lee)의 아트워크를 적용한 프리즈 서울 유니폼 티셔츠를 선보였다.
프리즈 서울 기간 동안 스톤 아일랜드는 커뮤니티 구성원 및 신진 예술 후원자들에게 특별 제작된 티셔츠 50장을 증정했다.

2024년 뉴욕에서 시작된 유니폼 티셔츠 프로젝트가 2026년 프리즈 서울 이용재 작가와의 협업으로 10번째 에디션을 맞았습니다. 페어 스태프 유니폼이자 50장 스페셜 에디션으로 이어지는 이 프로젝트를 지속해온 동력과 상징적 의미는 무엇인가요? 이 프로젝트는 협업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아이디어였습니다. 우선 프리즈에서 일하는 많은 스태프가 이 티셔츠를 입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티셔츠는 특정 작가와 갤러리뿐만 아니라 포커스 전체에 대한 가시성을 높여줍니다. 해당 작가와 갤러리가 포커스를 대표하는 것이지 다른 갤러리들보다 특별히 선정되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는 매 페어마다 티셔츠를 디자인하고 제작하는 과정을 즐깁니다. 동시에 이를 통해 포커스와의 관계를 함께 기념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습니다.

1982년 설립 이래 스톤 아일랜드는 원단 기술과 가공 방식의 한계를 넓혀왔습니다. 회화의 구조와 관습을 파헤치는 이용재 작가의 실험적 태도와 스톤 아일랜드의 LAB 정신은 어떤 방식으로 만났다고 생각하나요? 관습은 도전받을 수 있고, 스톤 아일랜드는 혁신과 연구, 개발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우리는 기존의 방식을 넘어서는 것을 추구합니다. 1982년 스톤 아일랜드가 탄생했을 때부터 그랬습니다. 당시 브랜드의 기반이 된 소재인 텔라 스텔라(Tela Stella) 역시 의류에 사용하기에는 비전통적인 소재였습니다. 올해 우리가 협업하는 작가 역시 기존의 관습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태도는 스톤 아일랜드의 DNA와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스톤 아일랜드와 프리즈의 협업은 아트 콜라보나 브랜드 노출을 넘어 갤러리와 작가가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둡니다. 패션 브랜드가 예술 생태계에 개입할 때 가장 경계해야 할 지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브랜드와 아트 페어의 관계가 의미 있으려면 분명한 목적이 있어야 하고 그 목적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진정성이 보여야 합니다.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프리즈와 함께하면서 제가 알게 된 것은 예술계가 스톤 아일랜드와 프리즈의 관계를 존중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사람들이 이 관계를 진정성 있고 의미 있는 관계라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즉, 피상적인 관계가 아닙니다. 저에게 이것이야말로 파트너십을 평가하는 일종의 리트머스 시험지입니다.

프리즈와의 파트너십을 이어오면서 초기와 현재 사이에 예술계와 스톤 아일랜드의 관계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반대로 변하지 않아야 할 가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동시대 미술계는 쉽지 않은 시기를 지나왔습니다. 경제적 환경 역시 현대미술계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려운 시기를 지나 다시 회복하는 과정에 들어서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쉽지 않은 시기에 우리가 파트너십을 이어왔다는 사실은 환경이 어려울 때 파트너십이 어떻게 산업, 특히 갤러리와 작가들을 지원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2년 동안 우리가 갤러리와 작가들에게 더 많은 가시성을 제공할 수 있었다는 점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결국 이것이 우리가 이 파트너십을 맺은 목적입니다. 갤러리와 작가들이 다른 방법으로는 얻기 어려웠을지도 모르는 지원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스톤 아일랜드가 예술가와 갤러리 커뮤니티를 통해 만들고 싶은 것은 단순한 ‘더 많은 협업’인가요? 아니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형태의 관계인가요? 앞으로 10년을 바라볼 때 이 커뮤니티가 어떤 모습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하는지 궁금합니다. 스톤 아일랜드는 1980년대부터 음악, 스포츠, 특히 축구와 예술 같은 서브컬처를 언제나 유기적으로 받아들이고 지원해왔습니다. 이런 영역은 자연스럽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2년을 돌아보면 우리가 구축한 관계는 일종의 유기적인 진화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매우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일입니다. 하나의 커뮤니티가 만들어지고 있고 우리는 1년에 네 번 함께 모입니다. 서울은 사실 우리가 이 관계를 공식적으로 시작하기도 전에 제가 가장 먼저 방문했던 곳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함께 모일 때마다 커뮤니티로서 만나고 그 안에서 에너지를 느낍니다. 오는 10월에는 프리즈 런던에서 현지 커뮤니티와 함께 디너를 가질 예정입니다. 이후 2월에는 LA, 5월에는 뉴욕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만날 예정입니다. 각각의 순간은 커뮤니티가 함께 모이고 이 관계를 통해 새로운 에너지를 얻는 시간입니다. 우리가 이 커뮤니티 안에서 계속해서 그 에너지를 느끼는 한 이 파트너십을 계속 이어갈 것입니다.

  • 에디터 박재만
  • 사진 스톤 아일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