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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위에 새겨진 브랜드의 상징적 코드

FASH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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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블레스>가 창간 36주년을 맞아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브랜드의 고유한 언어를 되짚었다.
COLOR, TEXTURE, MOTIF 편

불가리 에클레티카 컬렉션 시크릿 가든 하이 주얼리 네크리스와 스케치.

BVLGARI

1884년 로마에서 창립한 불가리는 설립 초기 다이아몬드 중심의 주얼리 디자인을 고수했다. 색채 혁명을 일으킨 시점은 1950년대 중·후반 이탈리아에 돌체 비타 바람이 불 때였다. 지중해의 강렬한 태양과 로마의 건축물에서 영감받은 유색 스톤의 작품은 당시 고전적 스타일에 갇혀 있던 주얼리업계에 파장을 일으켰고, 이탈리아의 하이엔드 감성을 대변하는 유산이 됐다.

티파니앤코 블루 박스와 함께 연출한 식스틴 스톤 링
‘Love & Celebration’ 캠페인 이미지.

TIFFANY & CO.

2001년 색채 연구소 팬톤이 ‘팬톤 1837’ 색을 제정할 만큼 아이코닉 컬러로 자리한 티파니앤코 블루의 시작은 1845년 미국 최초의 하이 주얼리 카탈로그인 블루 북 발행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창립자 찰스 루이스 티파니는 신부가 하객이나 들러리에게 사랑과 신뢰를 뜻하는 튀르쿠아즈 브로치를 선물하는 관습을 주목했고, 보석의 푸른빛에 매료돼 표지로 이 색을 택했다. 이후 상자만은 따로 팔지 않는 철학을 고수한 전략이 티파니 블루 박스를 아이코닉하게 만드는 데 일조했다.

에르메스 광고 이미지, 1929년.
에르메스 메종 매디슨 오픈을 알리는 일러스트, 2022년. @hermes

HERMÈS

제2차 세계대전으로 기존 포장지의 공급이 어려워진 시점, 상대적으로 구하기 쉬운 오렌지색 종이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 에르메스 오렌지 컬러 역사의 시초다. 당시 생소했던 강렬한 색은 금세 에르메스를 상징하는 컬러로 자리매김했고, 1960년대 들어서면서 기쁨을 의미하는 색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우연한 선택이 브랜드의 정체성을 완성하는 색이 된 것이다.

누도 스톤.
다양한 컬러의 젬스톤을 세팅한 누도 브레이슬릿.

POMELLATO

포멜라토의 누도 컬렉션은 젬스톤의 아름다운 색채를 고스란히 보여주기 위한 창의적 고민이 순수하게 반영된 결과물이다. 57개 패싯의 시그너처 커팅 기법으로 완성된 보석은 젬 커터의 정교함, 보석을 선별하는 젬 마스터의 감각, 본질적 형태의 아름다움에 대한 철학을 반영한다.

피아제 광고 이미지, 1969년.
다채로운 스타일의 타임피스를 나열한 아카이브 이미지.

PIAGET

피아제에 컬러는 단순한 장식이 아닌 자연이 만들어낸 빛과 질감을 표현하는 하나의 조형 언어다. 라피스라줄리의 깊고 푸른빛, 타이거아이의 금빛 결 등 자연이 빚어낸 스톤은 메종의 작품에 자유로운 개성과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화려함과 우아함, 대담함과 세련됨이 공존하는 피아제의 미학 안에서 컬러는 창립 이래 여전히 생명과 리듬을 더하며 작품에 고유한 존재감을 부여한다.

스킨 캐비아 컬렉션.

LA PRAIRIE

라프레리의 스킨 캐비아 컬렉션을 상징하는 코발트블루는 미니멀하면서도 강렬한 존재감으로 메종의 고유한 컬러 코드를 완성한다. 바우하우스의 조형적 미학과 아티스트 니키 드 생팔에 대한 오마주를 담은 코발트블루는 라프레리가 지향하는 예술적 유산에 대한 태도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2026 F/W CHANEL
2026 F/W CHANEL
샤넬 주얼리 크리에이션 스튜디오 디렉터 패트리스 레게로의 디자인 스케치.
프랑스 파리 캉봉가 31번지 부티크 앞 코코 샤넬의 모습, 1962년.
골든 브라운 퀼팅 패턴 스트랩의 보이 프렌드 워치.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18K 화이트 골드 코코 크러쉬 이어링.

CHANEL
CHANEL WATCHES & FINE JEWELRY

동시대 우아함의 대명사인 트위드는 본래 스코틀랜드와 아이슬란드 등지의 농부나 야외 활동을 즐기는 남성이 즐겨 입던 거친 모직물에 불과했다. 가브리엘 샤넬은 웨스트민스터 공작과 함께 스코틀랜드를 오가며 남성용 트위드 재킷을 접했고, 이 소재를 여성복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전통적 울 소재에 다양한 색상의 실을 조합한 샤넬의 트위드는 이후 슈트, 백, 슈즈 등에 사용되며 특유의 질감과 구조를 만들어냈고, 오늘날 주얼리까지 확장된 하우스의 상징적 소재가 되었다.

BOTTEGA VENETA

보테가 베네타의 인트레치아토는 로고리스 디자인의 상징과도 같다. 1966년 이탈리아 비첸차에서 시작한 하우스는 당시 의류용 재봉틀만을 갖춰 두꺼운 가죽을 재단하거나 봉제하기 어려웠다. 이에 창립자들은 가죽끈을 하나하나 손으로 교차해 엮는 기술을 고안했고, 유연한 엮음 방식은 가죽에 입체적 생명력을 불어넣는 기술을 넘어 시각적 로고로 자리매김했다.

PRADA

이탈리아 왕실에 가죽 제품을 납품하던 브랜드가 오늘날 대담한 비전을 갖추기까지는 창립자의 손녀 미우치아 프라다의 역할이 컸다. 1980년대 초, 그녀는 무거운 가죽이 아닌 실용적이면서 세련된 소재를 찾았다. 이때 발견한 것이 군용 수화물을 만드는 데 쓰이던 특수 나일론 원단인 포치노다. 나일론 원단에 삼각 로고 은장 장식만을 더한 백은 미니멀 트렌드에 힘입어 1990년대 최고 잇백으로 등극했고, 이후 나일론은 프라다의 미학을 완성하는 일등공신이 됐다.

18K 화이트 골드에 아코야진주와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밸런스 디케이드 진주 & 다이아몬드 링.

TASAKI

진주 양식에서부터 선별, 가공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인하우스 자체적으로 관리하는 타사키는 자연 그대로 모습을 간직한 진주를 현대적으로 해석하기 위해 늘 고민한다. 밸런스 볼의 균형에서 착안한 모던한 디자인도 그러한 결과물 중 하나. 자연과 현대의 모던한 균형을 목표로 한 디자인 세계가 바다에서 찾은 보석의 가치를 더욱 끌어올린다.

비쿠냐의 속털을 정돈하는 과정.
로얄 라이트니스®의 원자재.

LORO PIANA

최고급 소재를 논하면서 로로피아나를 빼놓을 수 없다. 1924년 이탈리아 피에몬테에서 출발한 로로피아나는 캐시미어, 비쿠냐, 베이비 캐시미어 등 독보적 섬유 회사에서 시작해 의류 및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카테고리를 확장하며 명성을 쌓았다. 최근에는 극도의 가벼움을 구현한 로열 라이트니스를 선보이며 소재의 가능성을 넓히고 있다.

수프리미아 앳 나이트 더 수프림 안티-에이징 크림.

SISLEY

수프리미아는 밤 시간 피부의 재생 리듬에 주목한 최초의 나이트 안티에이징 스킨케어로, 시간 생물학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풍부하고 조밀하게 밀착되는 크림 텍스처는 밤사이 피부를 편안하게 감싸며 수프리미아가 추구하는 깊고 강력한 리주버네이팅 케어를 감각적으로 완성한다.

로리에 티아라.
1910년경 제작한 밀 이삭 모티브 티아라. @chaumetofficial

CHAUMET

쇼메의 자연주의를 표방하는 밀 이삭, 월계수 잎 모티브는 조세핀 황후가 사랑한 티아라에서 비롯됐다.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을 섬세하게 표현한 디자인으로 이후 르 자뎅 드 쇼메, 로리에 컬렉션으로 이어지며 자연을 향한 쇼메의 따뜻한 시선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태슬 실루엣의 포스텐 폼폼 이어링.
포스텐 광고 이미지, 1970년대.

FRED

열정적 스포츠맨으로서 도전을 삶의 태도로 삼은 프레드 사무엘의 정신을 이어받은 아들 헨리 사무엘이 1966년 요트용 스틸 마린 케이블과 버클을 결합한 혁신적 브레이슬릿을 고안했다. 항해를 위협하는 거센 폭풍의 등급을 뜻하는 ‘포스 10’ 주얼리는 자유와 사랑, 강인함과 도전의 가치를 증명하며 여전히 자유로운 삶을 대변한다.

트리옹프 턴락 클로저가 돋보이는 디세트 백.
셀린느의 아이코닉한 심벌.

CELINE

파리 에투알 개선문 주변을 둘러싼 체인의 C 형상에서 시작된 트리옹프 로고는 2018년 에디 슬리먼에 의해 새롭게 부활했다. 1970년대 아카이브에서 건져 올린 이 모티브는 핸드백 전면의 잠금장치로 전진 배치하면서, 오늘날 셀린느를 대표하는 독보적 아이콘으로 활용되고 있다.

재클린 캐네디를 오마주한 아카이브 이미지, 1960년대.

DELVAUX

1958년 브뤼셀 만국박람회에서 처음 공개된 브리앙은 르코르뷔지에와 이안니스 크세나키스가 설계한 필립스 파빌리온에서 영감받았다. 파빌리온의 유려한 곡선을 닮은 실루엣을 64개 가죽 피스로 정교하게 구현했으며, 플랩에는 말발굽 형태의 메탈 버클을 더했다.

파리 방돔 광장에 최초로 부티크를 오픈한 부쉐론.

BOUCHERON

1893년 파리의 주얼리 메종이 뤼 드 라 페에 자리하던 시절, 프레데릭 부쉐론은 방돔 광장 26번지에 최초로 부티크를 열었다. 햇빛이 잘 들어 다이아몬드의 광채를 끌어올릴 수 있을 뿐 아니라 당대 귀족들의 거주지와 접근성이 좋아 판매에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후 방돔 광장의 팔각형 구조와 보도블록은 방돔 리즈레와 클루 드 파리로 재해석되며 부쉐론의 정체성으로 자리했다.

디올 프레스티지 라 마이크로 륄 드 로즈 액티베이티드 세럼.
디올 프레스티지 라 마이크로 륄 드 로즈 액티베이티드 세럼.

DIOR BEAUTY

크리스챤 디올이 어린 시절을 보낸 저택의 모자이크 타일을 연상시키는 하우스의 모티브 로즈 드 방(Rose des Vents). 영원한 아름다움의 길을 제시하는 나침반을 상징하는 별 모양 주얼 장식이 보틀에 정교하게 새겨져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로즈 드 그랑빌의 에너지와 어우러지며 디올 프레스티지의 우아함을 완성한다.

돔 페리뇽 빈티지 2008 플레니튜드 2.
※ 경고: 지나친 음주는 뇌졸중, 기억력 손상이나 치매를 유발합니다. 임신 중 음주는 기형아 출생 위험을 높입니다.

DOM PÈRIGNON

돔 페리뇽에 ‘시간’은 와인을 완성하는 하나의 창작 모티브다. 그 시간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돔 페리뇽 빈티지 2008 플레니튜드 2’는 약 15년간 효모와 함께 숙성하며 에너지가 다시 고조되고 구조와 질감이 확장된 두 번째 플레니튜드의 결과물. 긴 시간의 축적을 통해 와인이 또 다른 차원에 도달하는 순간을 보여준다.

라이카 M EV1.

LEICA

1954년부터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M 렌즈와 수동 조작 방식을 중심으로 고유한 촬영 문법을 구축해온 라이카 M 시스템. 그중 ‘라이카 M EV1’은 최초로 전자식 뷰파인더를 탑재해 화각과 초점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직관적 방식을 더하고, 렌즈 활용의 폭을 넓히며 M 시스템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 에디터 최원희, 주효빈, 김소정, 손지수
  • 사진 전의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