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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 위에 내려앉은 봄

LIFESTY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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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제철 식재료를 프렌치 감성과 기술로 재해석해 자연이 만든 미식을 선보이는 ‘윌로뜨’와 함께 그려낸 봄 풍경.

아래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정제한 옻의 자연스러운 색감이 담긴 옻칠기와 그 위 베이지 컬러 옻칠 플레이트는 모두 HARTA, 비정형 유백 접시와 유기 디저트 스푼, 포크는 모두 HOUSE OF SHINSEGAE GIFT SHOP, 나선형 코퍼 볼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은은한 금빛으로 물든 흑유 오브제와 그 위 연잎 굽접시는 모두 HOUSE OF SHINSEGAE GIFT SHOP, 봄동 에스푸마를 담은 흑유 볼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윤태성 작가의 은박을 수놓은 글라스 볼과 화이트 세라믹 컵, 그 아래 놓인 스튜디오 포의 백동 트레이는 모두 HOUSE OF SHINSEGAE GIFT SHOP에서 선보인다.

감태 비프 타르타르 & 단새우와 요거트 무스 & 봄동 에스푸마
& 토마토 타탕 & 허브 칩

감태 비프 타르타르는 카펠리니 면을 한 가닥씩 섬세하게 말아 만든 튀일에 순환의 의미를 담았다. 케이퍼와 디종 머스터드로 결을 올린 홍두깨살과 프리미엄 서천 감태를 쌓아 바다와 땅의 분리된 풍경을 형상화했으며, 접시 위에 자연의 한 장면을 연출했다. 단새우와 요거트 무스는 자연산 단새우의 투명한 단맛에 요거트의 신선함을 더해 조화로운 맛을 이룬다. 봄동을 부드럽게 익혀 무스처럼 녹아 사라지는 거품 소스로 구현한 에스푸마는 그 위에 잘 익힌 가리비 관자를 올리고 초리소 오일을 가미해 짧은 여운의 감칠맛을 남긴다. 옐로·레드·그린 방울토마토를 같은 온도에서 천천히 익혀 수분은 지키고 특유의 산미와 단맛을 응축시킨 토마토 타탕. 식감을 살리기 위해 샬럿과 대파로 만든 얇고 바삭한 수제 채소 사브레를 곁들였다. 마지막으로 처빌, 펜넬, 펜타스, 오레가노, 마조람, 바질 등 직접 키운 여덟 가지 허브로 완연한 봄의 정원을 그린 허브 칩은 얇게 구운 필로 페이스트리 양면에 제주 야생 꿀로 숨이 눌리지 않도록 허브를 가볍게 뿌려 바삭함과 함께 선명한 향을 전한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브라운 오벌 플레이트 IAAC CRAFTS, 블랙 플레이트 윌로뜨 소장품, 꽃을 놓아둔 플레이트 1250℃, 흰 결을 섬세하게 새긴 배 모양 유리 문진은 이현아 작가의 작품으로 SOLUNA LIVING에서 만날 수 있다.

참돔 세비체 & 더덕 퓌레를 곁들인 흑돼지 테린

제주와 통영에서 들여온 신선한 참돔으로 완성한 세비체는 클로드 모네의 ‘수련’ 연작에서 영감받았다. 연잎과 연꽃은 각각 케일과 식용 물망초꽃으로 표현했으며, 시트러스 계열의 자몽과 오렌지에 샬럿과 바질 시드를 더하고 시그너처 과일 드레싱으로 마무리해 세비체의 맛과 향을 선명하게 끌어올렸다. 제주 흑돼지 머리를 사용한 테린은 각종 허브와 채소, 화이트 와인과 함께 오랜 시간 천천히 끓인 뒤 틀에 담아 굳히고 냉장고에 넣어 완성한다. 제주 더덕 퓌레의 농밀한 향이 겨울 동안 굳어진 몸을 쌉쌀한 감각으로 깨우며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박미경 작가의 옻칠 작품 뒷면을 활용한 실버 플레이스 매트 WOL, 그 위 파우더리한 질감의 미스트 숙우와 찻잔은 모두 MULTEO의 작업, 리넨 냅킨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그 위 매트한 오벌 플레이트와 은칠한 뒤 구운 오벌 플레이트는 모두 안수정 작가의 작품으로 NUTS & BUTTER에서 만날 수 있다.

양고기 브로세트

빈센트 반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 속 문장에서 출발한, 하나의 아티스틱 플레이트다. 제주도산 대파 벨루테, 비트로 물들인 두 점의 샬럿 피클, 잘게 다진 달래 찹으로 각각 호수와 두 척의 작은 배, 숲을 표현해 하나의 풍경처럼 구성했다. 산수유 가지로 대신한 나무 뿌리 아래, 흙을 상징하는 잘게 다진 양고기를 빚어 만든 브로세트는 찰수수와 흑미를 구워 겉을 감싸 실제 흙을 닮은 질감과 밀도를 구현해 다채로운 식감을 전한다.

아래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오티네티의 앤티크한 느낌의 양수 프라이팬은 KITCHENTOOL에서 판매, 이유진 작가의 딥 블루 플레이트는 WOL에서 만날 수 있으며, 그 위 빈티지 국자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수채화 같은 농담이 돋보이는 ‘포시즌스’ 볼은 모두 NUTS & BUTTER, ‘유니버셜’ 와인 글라스 ZALTO, 정영유 작가의 신비로운 회검정 빛깔 오벌 플레이트 WOL

딱새우 부야베스

제주 딱새우 껍데기에서 우러난 깊은 단맛과 바다 농도에 새우, 바지락 또는 동죽, 대합과 백합, 가리비 관자와 관자 껍질 등 조개의 풍미가 어우러진다. 콜리플라워와 브로콜리, 방울토마토를 더해 해산물의 깊이에 채소의 명료한 리듬을 얹고, 셀러리액 퓌레가 국물의 중심을 부드럽게 잡아주는 것이 특징. 계절마다 제철 생선을 가니시로 올리는데, 봄의 초입에 가장 맛이 오른 제주 열기의 단단한 살결과 또렷한 단맛이 요리의 서사를 마무리한다.

아래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모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베이지 컬러의 타원형 옻칠 소반 HARTA, 달 표면을 연상시키는 차콜 컬러 플레이트 1250℃, 그 위 간결한 디자인의 디너 포크와 나이프는 모두 KITCHENTOOL에서 판매, 메추라기 로스트를 담은 플레이트는 1250℃ 작업으로, 유약이 스며들며 고유의 자연스러운 패턴을 만들어냈다. ‘베리타스 뉴 월드 피노누아’ 글라스 RIEDEL, 도멘 보노 뒤 마르트레 ‘코르통 그랑 크뤼’ 2018 HULOTTE, 검은색 촛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소반 위 표면에 노란빛을 띠는 스톤 볼은 윌로뜨 소장품.

메추라기 로스트와 귀리 리소토

‘봄날 캠핑’이라는 상상력을 더한 플레이트로, 따사로운 계절의 공기를 맛과 향으로 표현했다. 마늘 먹인 의령 메추라기는 은은한 야생미와 응축된 감칠맛을 자아내며, 가니시로 봄 냉이 퓌레의 풋풋한 쌉싸래함, 래디시의 신선한 질감, 레몬 버베나의 맑은 향, 깊게 로스트한 샬럿을 더해 완성했다. 함께 곁들인 귀리 리소토는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과 식감을 극대화해 전체 구성을 안정감 있게 받쳐준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맑은 빛을 띠는 이기훈 작가의 유리 화병 SOLUNA LIVING, 은칠 볼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그 아래 놓은 러프한 표면의 사각 플레이트 1250℃, 금속 위에 겹겹이 옻칠을 쌓아 올린 뒤 연마해 중첩된 컬러를 표현한 박미경 작가의 플레이스 매트는 WOL에서 소개한다. 오유글라스워크의 안개가 스며든 듯한 유리 플레이트 HOUSE OF SHINSEGAE GIFT SHOP에서 판매, 그 위의 유기 앤티크 티스푼은 모두 WOL, 반복되는 선의 패턴으로 은은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유리컵 SOLUNA LIVING, 황동 핸들이 달린 크래프트유의 유리 티포트 WOL

금귤 타르트

제주 금귤로 만든 소르베와 무스의 조합으로 완성한 디저트. 한 재료를 두 가지 온도와 질감으로 나누어 자연이 지닌 시간의 결을 더욱 풍성하게 담아냈다. 의도적으로 섞지 않은 레이어로 인해 차가움과 부드러움이 차례로 입안에 닿고, 그 사이를 잇는 사브레 쿠키가 균형을 잡아주며 유채 향이 산뜻하게 마무리한다.

  • 에디터 손지수
  • 사진 심윤석
  • 요리 이승준(윌로뜨 오너 셰프)
  • 푸드 스타일링 이승희(스타일링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