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봄, 예술로 피어나다
매년 따뜻해진 계절과 함께 찾아오는 아트 파리, 올해는 어떤 이야기로 도시를 채웠을까.

파리의 봄을 상징하는 아트 페어 ‘아트 파리 2026’이 지난 4월 12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역사적 건축물 그랑 팔레에서 나흘간 진행된 이번 페어는 총 8만7275명이라는 역대 최다 관람객 수를 기록하며 미술 애호가들의 뜨거운 관심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현장은 그 어느 때보다 활기찬 에너지로 가득 찼으며 파리의 봄기운과 어우러진 예술적 향연은 방문객들에게 깊은 영감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올해 28회를 맞이한 아트 파리는 한층 확장된 구성으로 시선을 끌었다. 20개국에서 온 165개 갤러리가 참여한 가운데, 로익 르 갈이 기획한 ‘바벨: 프랑스의 예술과 언어(Babel, Art and Language in France)’와 알렉시아 파브르가 기획한 ‘수리(Repair)’라는 2개의 테마 섹션이 중심을 잡으며 페어에 깊이를 더했다. 여기에 27개 신진 갤러리를 소개한 ‘프로미스(Promises)’, 동시대 디자인의 정수를 보여준 ‘프렌치 디자인 아트 에디션(French Design Art Edition)’, 그리고 24개 개인전을 선보인 ‘솔로 쇼(Solo Show)’까지 다층적 레이어가 쌓이며 작품 감상의 밀도를 높였다.
아트 파리는 미술 시장의 역할을 수행하는 동시에 작가 지원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었다. 행사 기간에 시상한 3개의 상이 그 의미를 더했는데, 특히 로익 르 갈이 기획한 섹션의 작가 중 선정한 16명의 후보 가운데 단 1명에게 수여하는 ‘BNP 파리바 프라이빗 뱅크상’은 4만 유로의 상금과 함께 갤러리 폴라리스 소속 작가 사라 오하두에게 돌아갔다. 또한 2025년 <마리끌레르>와 아트 파리가 메종 부쉐론과 협력해 만든 ‘허 아트 프라이즈(Her Art Prize)’는 실험적 여성 작가를 조명하며 페어의 다양성을 확보했고, 프랑스의 창의성을 세계에 알리는 데 기여한 디자인과 인테리어 프로젝트 100개를 선정하는 ‘르 프랑스 디자인 100(Le France Design 100)’에서는 디자이너 인디아 마다비의 부스가 주목을 받으며 디자인과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프랑스의 국제적 영향력을 다시금 확인시켰다.
시장의 반응도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갤러리 파베크는 모리스 드니와 그의 딸 마들렌 디네스의 작품 12점을 성공적으로 판매해 높은 성과를 거두었고, 독일의 셴크바이츠되르퍼는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작품을 20만 유로에 거래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갤러리 템플롱도 필리프 코녜, 에르베 디 로사, 시오타 지하루의 작품을 다수 판매하며 컬렉터의 활발한 참여를 이끌었고, 알민 레시 역시 조엘 안드리아노메아리소아와 투반 트란, 올리버 비어의 작품을 판매하는 등 메이저 갤러리들의 성과가 잇따랐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신진 갤러리의 활약이다. 프로미스 섹션에 참여한 갤러리 중 절반에 가까운 곳이 ‘완판’ 혹은 그에 준하는 성적을 거두며 신선한 에너지를 공급했다. 작가 필리핀 도트레프의 작품을 모두 판매한 에지 갤러리와 AA 갤러리, 마농 사이 등 신진 갤러리들의 성공 사례는 아트 파리가 새로운 예술적 재능을 발견하는 최적의 플랫폼임을 증명했다. 예술과 자본, 기획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 이번 페어의 열기는 내년 4월 1일에 개최될 제29회 에디션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파리의 봄을 다시 한번 예술로 물들일 그 순간을 미리 기억해두어도 좋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