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아트 위크 하이라이트
예술을 사랑한다면 9월의 서울을 고대하지 않을 수 없을 테다. 9월 2일부터 5일까지 열리는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 서울을 비롯해 수많은 미술관과 갤러리가 이 시즌을 벼르고 별러왔으니까. 중요한 건 선택과 집중. 갈 곳도, 볼 것도 많은 서울아트위크 2026에서 놓쳐선 안 될 전시와 브랜드 이벤트를 엄선했다.
서울아트위크에서 보물찾기
프리즈 라이브 – 라이언 갠더 ‘더 파인드 서울’
2026년 8월 31일 ~ 9월 10일
라이언 갠더에 대해 조금이라도 들어봤다면, 그가 올해 프리즈 라이브의 주인공이 됐다는 사실이 예사롭지 않게 다가왔을 것이다. 라이언 갠더는 관람객을 당황시키기로 유명한 작가다. 텅 빈 전시장에 팬을 설치하고 바람을 작품이라 하지 않나, 전시장 벽 아래 아주 작은 구멍을 내 로봇 쥐를 설치하지 않나. 그런 그가 서울 전역을 대상으로 공공 미술 프로젝트를 선보인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번 프리즈 라이브를 통해 선보이는 ‘더 파인드(The Find)’ 시리즈는 그가 2023년부터 이어온 공공 미술 프로젝트로, 쉽게 말해 관람객을 대상으로 한 보물찾기다. 을지로와 한남, 청담, 삼청을 비롯해 코엑스 전시장까지 서울 곳곳에 특별 제작한 1만6000개의 동전을 숨길 예정. 발견한 사람은 작품을 직접 소장할 수도, 다른 이에게 양도할 수도 있다. 그러니 올해 서울아트위크 기간에는 평소보다 눈을 크게 뜨고 구석구석을 잘 살펴야 할 것!
다시 보는 게오르그 바젤리츠
<손끝에서>
2026년 9월 1일 ~ 11월 14일
<게오르그 바젤리츠>
2026년 8월 13일 ~ 12월 27일
주류에 대한 반항이 언제나 신선한 시도로 평가되는 건 아니지만,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저항 정신만큼은 예외다. 잭슨 폴록, 마크 로스코, 빌럼 더코닝 등 걸출한 추상화가들이 주름잡던 1960년대에 바젤리츠는 불안하고 뒤틀린 구상화를 당당히 선보였다. 그것으로 모자라 ‘그림 그 자체’에 집중하도록 캔버스를 거꾸로 돌려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오랫동안 같은 방식을 이어온 만큼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다는 시선도 있었지만 반대로 보면 그처럼 한 가지 질문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 이도 없었다. 온 생애를 바쳐 자신이 믿는 예술적 본질에 천착한 그의 태도는 늘 새로운 것을 강요받는 지금 같은 때에 오히려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타데우스로팍 서울의 <손끝에서>와 세화미술관의 <게오르그 바젤리츠>가 의미 있는 이유다. 세화미술관은 국내에 처음 공개하는 작품을 다수 선보이고, 타데우스로팍은 바젤리츠의 말년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연작을 소개한다. 무엇보다 그가 올해 4월 작고했기에, 더 이상 바젤리츠의 새로운 작품을 볼 수 없다는 사실만으로도 두 전시를 챙겨봐야 할 이유는 충분하지 않을까?

기술로 피워낸 새로운 자연
〈New Nature〉
2026년 9월 1일 ~ 2027년 2월 10일
파라다이스시티 아트스페이스에서 A. A. 무라카미의 국내 첫 개인전 〈New Nature〉가 열린다. 일본의 무라카미 아즈사와 영국의 알렉산더 그로브스로 구성된 듀오는 기술을 통해 자연의 형태뿐 아니라 생성과 변화, 소멸의 과정까지 구현해왔다. 이번 전시는 ‘자연 이후의 자연’을 주제로 비눗방울과 안개, 빛과 공기가 끊임없이 움직이며 매 순간 달라지는 풍경을 펼쳐 보인다. 1층에서는 6.4m 높이의 구조물에서 수천 개의 비눗방울이 피고 사라지는 ‘New Spring’, 안개와 비눗방울이 초현실적 풍경을 만드는 ‘Beyond the Horizon’을 선보인다. 2층에서는 조개껍데기의 성장 원리를 생물학적 알고리즘과 컴퓨터 코드로 구현한 ‘Mud Paintings from ‘A Thousand Layers of Stomach’ Series’를 국내 최초로 공개한다. 자연을 그대로 재현하는 대신 스스로 생겨나고 변화하는 원리를 예술로 옮겨낸 이들의 낯선 자연을 직접 거닐며 경험할 수 있다.

로에베가 주목한 박종진의 시간
〈Strata of Time: 착시의 층위〉
2026년 9월 3일 ~ 9월 20일
2026 로에베 재단 공예상을 수상한 박종진 작가의 전시 〈Strata of Time: 착시의 층위〉가 까사 로에베 서울에서 열린다. 박종진은 도자기 슬립을 입힌 수천 장의 종이를 겹겹이 쌓아 가마에서 소성하는 독창적 적층 기법으로 주목받아온 작가다. 불에 타 사라진 종이의 자리에는 열과 중력에 의해 휘고 뒤틀린 도자 구조만 남는데, 이러한 방식으로 완성한 작품 ‘Strata of Illusion’으로 올해 로에베 재단 공예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전시에서는 같은 기법으로 제작한 약 20점의 작품을 통해 재료와 시간, 우연이 만들어낸 조형적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프리즈 서울 개막에 앞서 9월 1일에는 작가의 작품 세계와 이번 전시를 직접 들여다보는 아티스트 토크가 열리고, 2일 청담 나잇에서는 작곡가 겸 연주자 박지하의 라이브 공연도 이어진다.

키아프에서 만나는 조성진의 선율
〈Kiaf Classic: Resonance of Coexistence with Seong-Jin Cho〉
2026년 9월 4일
미술과 클래식 음악이 만나는 특별한 무대가 키아프 기간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펼쳐진다. 키아프의 주제와 연계해 서로 다른 예술 장르의 접점을 모색하는 공연 프로그램 ‘Kiaf Classic’의 올해 주인공은 피아니스트 조성진이다. 2015년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을 계기로 세계적 주목을 받은 그는 이후 도이체 그라모폰과 전속 계약을 맺고 세계 주요 무대에서 활약해왔다. 이번 공연은 ‘Resonance of Coexistence’를 주제로 키아프가 이야기하는 공존의 의미를 음악의 언어로 이어간다. 작품을 보는 경험에서 음악을 듣는 순간까지, 아트 페어를 즐기는 감각을 한층 높여줄 무대다.

디자인마이애미의 두 번째 서울
디자인마이애미 2026
2026년 8월 31일 ~ 9월 6일
지난해에 아시아 최초로 서울에서 특별 프로그램 ‘인 시추’를 선보인 디자인마이애미가 올해 규모를 확장해 돌아온다. ‘함께, 울림(Resonance: Design in Dialogue)’을 주제로 DDP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국내외 갤러리와 디자이너, 브랜드, 문화 기관이 참여해 동시대 컬렉터블 디자인의 흐름을 한자리에서 보여준다. 글로벌 갤러리의 큐레이션을 만나는 ‘갤러리 프로그램’을 비롯해 천우선, 이규홍, 권중모, 양태오, 나라 유키 등이 참여하는 ‘인 시추’ 기획전, 디자인 세미나 등 다채롭게 구성했다. 프리즈 서울과 같은 기간에 열리는 만큼 미술과 함께 지금 주목해야 할 컬렉터블 디자인의 흐름까지 살펴볼 수 있다.
송은미술대상 25주년, 하나의 틀 다른 시선
<송은 × 언박싱 프로젝트: 생성적 형상들>
2026년 8월 19일 ~ 10월 10일
25년간 한국 신진 작가를 발굴해온 송은미술대상이 25주년을 맞아 기념전을 개최한다. 언박싱 프로젝트와 협업한 이번 전시는 역대 송은미술대상전 참여 작가 179명이 함께하는 그룹전으로, 한국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조망한다. 참여 작가들은 송은미술대상 25주년을 상징하는 25×25cm 크기의 합판 모듈을 받아 이를 바탕으로 제작한 신작을 선보인다. 동일한 조건에서 출발하지만 회화와 조각, 영상, 설치 등 각자의 매체와 작업 방식에 따라 서로 다른 방향으로 확장되는 작품들은 제목처럼 다채로운 ‘생성적 형상’을 만들어낸다. 전시 연출보다 작품과 작가 자체에 집중하는 큐레이토리얼 방식을 통해 작가 고유의 조형 언어를 집중 조명하며, 한국 현대미술의 현재와 생태계를 새롭게 돌아본다. 프리즈 서울 기간인 9월 2일에는 청담 나잇과 함께 오후 10시까지 전시를 즐길 수 있다.

프리즈 하우스 서울에 들어선 숲
<다나베 치쿤사이 4세: 비가시의 숲> & <숲·대지·초원>
2026년 8월 27일 ~ 9월 19일
프리즈 서울 기간, 프리즈 하우스 서울이 자연과 풍경을 서로 다른 시선으로 탐구하는 두 전시를 선보인다.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은 일본 대나무 예술가 다나베 치쿤사이 4세의 <비가시의 숲>이다. 100년 넘게 이어진 죽공예 가문의 전통을 동시대 미술로 확장해온 작가는 약 7000개의 갈라진 대나무 조각을 엮어 공간 전체를 거대한 숲처럼 뒤덮는 장소 특정적 신작을 완성한다. 함께 열리는 폴라 쿠퍼 갤러리의 그룹전 <숲·대지·초원>에서는 세실리 브라운, 솔 르윗 등 현대미술 작가 14명의 회화와 조각, 사진 등을 통해 자연과 풍경이 기억되고 재구성되는 다양한 방식을 살펴본다.

프린트베이커리, 달항아리를 다시 그리다
<프리즈 서울 2026 더 문 자 컨스텔레이션>
2026년 9월 2일 ~ 9월 5일
한국적 아름다움의 상징인 달항아리가 동시대 미술의 시선으로 다시 태어난다. 프린트베이커리는 프리즈 서울과 두 번째 협업 프로젝트 ‘더 문 자 컨스텔레이션(The Moon Jar Constellation)’을 선보인다. 둥근 형태와 자연스러운 비대칭으로 사랑받아온 달항아리는 이번 프로젝트의 공통된 모티브. 권오상, 심문섭, 이강소, 전광영, 최영욱 등 한국 작가 15명이 각자의 조형 언어로 재해석한 달항아리를 공개한다. 하나의 상징을 서로 다른 시선과 매체로 풀어낸 다채로운 작품이 한국 현대미술의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동시에 전통과 동시대 미술이 만나는 흥미로운 접점을 만들어낼 것. 지난해에 이어 수익금 일부를 유니세프에 기부할 예정이다.
키아프에서 만나는 예술적 미식
윈크네 × Kiaf F&B
2026년 9월 2일 ~ 9월 6일
아트 페어에서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순간이 꼭 작품 앞에 섰을 때만은 아니다. 키아프 2026 공식 협력사로 참여한 윈크네는 식음을 아트 페어를 구성하는 하나의 예술적 경험으로 제안한다. 작품이 재료와 형태, 공간을 통해 감각을 환기하듯 음식도 맛과 향, 질감, 공간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통해 또 하나의 문화적 경험을 만들어낸다는 시각이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커피휘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이야이야앤프렌즈, 수제 초콜릿 부티크 뚜두가 참여한다. 커피휘엘은 강준영 작가와 함께 한국의 전통 잔칫상을 동시대 설치 작업으로 재해석하고, 이야이야앤프렌즈는 가우디 재단 월드 투어 전시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안토니 가우디의 건축적 유산을 현대적 그래픽 언어로 풀어낸다. 또 뚜두는 달항아리에서 영감을 받은 키아프 리미티드 에디션 초콜릿을 공개할 예정이다. ‘보는 것’을 넘어 머무르고, 나누고, 맛보는 경험으로 확장된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다.

더 발베니와 다니엘 아샴, 시간을 빚다
더 발베니 × 다니엘 아샴
2026년 9월 1일 ~ 9월 6일
서로 다른 방식으로 시간을 다뤄온 더 발베니와 다니엘 아샴이 서울에서 만난다. 더 발베니는 아샴과 협업한 새로운 위스키 컬렉션 ‘Dawn of Our Spirit’을 공개하며, 이를 기념하는 몰입형 퍼포먼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퍼포먼스는 위스키 제조 과정의 보리를 뒤집는 몰팅 작업에서 영감을 얻어 완성됐다. 아샴은 1931년경 문을 연 뒤 지금까지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스코틀랜드 스페이사이드의 더 발베니 몰팅 플로어를 직접 찾았고, 보리와 구리 증류기, 오크 캐스크, 공간을 채우는 향과 소리에서 받은 인상을 퍼포먼스로 풀어냈다. 더 발베니의 몰트 마스터 켈시 매케크니가 기획한 이번 프로젝트는 장인정신과 시간이 축적되는 과정을 예술적 경험으로 확장하며, 프리즈 서울에서 처음 공개한 후 뉴욕과 상하이, 타이베이로 이어갈 예정이다. 한정판 컬렉션 전시와 공연, 테이스팅 클래스 등으로 구성된 행사는 9월 1일 VIP 오프닝 행사를 시작으로 6일까지 성수 S50에서 열린다.

프리즈 뮤직과 로이 킴의 만남
프리즈 뮤직
2026년 9월 3일
아트 위크에서 누릴 수 있는 경험은 작품 감상에만 그치지 않는다. 프리즈는 페어장을 넘어 음악과 퍼포먼스, 토크로 행사를 확장해왔는데, ‘프리즈 뮤직’도 그중 하나다. 9월 3일 BMW 코리아와 함께하는 네 번째 프리즈 뮤직의 헤드라이너는 가수 로이 킴이다. 특유의 감미로운 목소리와 어쿠스틱 사운드로 초가을 밤의 서정을 짙게 물들일 예정이며, 삼청 나잇에서는 프로듀서 겸 DJ APRO도 함께 무대에 오른다. 전시를 보는 것으로 아트 위크를 마무리하기 아쉽다면 예술과 음악이 만나 공명하는 이 낭만적인 밤을 놓치지 말기를!

메종 바카라 서울의 뉴 챕터
메종 바카라 × 해리 누리에프
2026년 9월 2일 ~ 10월 12일
메종 바카라 서울이 9월 2일 리뉴얼 오픈한다. 이번 리뉴얼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는 바로 아티스트 해리 누리에프와의 협업 때문. 2024년 파리 메종 바카라 리뉴얼을 시작으로 이어온 독창적 협업의 결과물을 서울에서도 만날 수 있게 됐다. 바카라의 역사적 크리스털 작품을 냉장고 형태의 쇼케이스에 담은 오브제와 바카라의 장인정신을 시각적으로 풀어낸 ‘해리 누리에프 월’은 물론, 10월 12일까지 해리 누리에프가 재해석한 세상에 단 하나뿐인 제니스 샹들리에도 함께 선보인다. 서울아트위크 기간에 방문객을 위한 이벤트도 준비했다. 9월 2일부터 5일까지 매일 오후 12시 30분부터 3시 30분까지 운영하는 푸드 트레일러에서는 젠제로와 함께하는 젤라토 이벤트를 진행하고, 프리즈 서울 VIP 패스 소지자를 위한 칵테일 서비스도 제공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