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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치메이킹이 이어온 우주를 향한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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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의 시간을 기록하는 정밀한 시학.

시간 측정은 오래전부터 하늘을 관찰하는 것과 맞닿아 있었다. 태양과 달의 움직임을 기준으로 하루와 계절을 구분하고 별의 위치를 통해 시간을 가늠한 것처럼, 천체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일은 시간 개념과 밀접한 연관이 있었다. 워치메이킹의 발전과 함께 이러한 관찰은 퍼페추얼 캘린더, 문페이즈, 천문 컴플리케이션 등 보다 정교한 형태로 손목 위에 구현되었다. 2026년의 워치메이킹은 이 오랜 전통을 새로운 방식으로 이어간다. 역사적 천문시계를 복원하는 한편, 일출과 일몰 시간을 계산하고 달의 실제 주기를 재현하며, 나아가 실제 우주 비행을 전제로 한 툴 워치까지 등장했다. 천문학적 요소는 더 이상 시계 위에 별과 달을 장식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시간을 둘러싼 기술과 구조, 그리고 인간의 상상력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TIFFANY & CO.
TIFFANY & CO.

시간을 기록한 천문시계

2026년 티파니앤코가 복원해 공개한 천문시계는 이러한 역사의 출발점을 보여준다. 1893년 시카고 만국박람회를 위해 제작한 이 시계는 2025년 티파니앤코가 인수한 뒤 제네바 워치메이킹 아틀리에에서 약 7개월에 걸쳐 복원됐다. 높이 약 2.5m에 달하는 이 작품은 하나의 시계에 21개의 컴플리케이션을 담았다. 태양과 달의 위치부터 일출과 일몰, 조수의 변화, 세계 31개 주요 도시의 시간, 퍼페추얼 캘린더까지 다양한 천문 및 시간 정보를 표시한다. 특히 미국 독립 이후 경과한 연수를 표시하는 기능은 2026년 ‘250th’를 가리킨다.

PATEK PHILIPPE

하늘의 변화를 계산하다

2026년 파텍필립이 선보인 Ref. 6105-001G는 천문 컴플리케이션을 구현하는 또 다른 방식을 보여준다. 메종 최초로 일출과 일몰 시간을 표시하는 손목시계로, 제네바의 하늘을 표현한 다이얼에 하루의 시작과 끝을 담았다. 칼리버 240을 기반으로 한 무브먼트에는 서머타임과 윈터 타임 전환에 따라 시간과 일출·일몰 표시를 동시에 보정하는 특허 시스템을 적용했다. 5년 이상 개발 기간을 거쳐 완성했으며, 총 여섯 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IWC SCHAFFHAUSEN

우주를 위해 다시 설계한 시간

오늘날 시계가 우주를 다루는 방식은 과거와 조금 다르다. IWC 샤프하우젠의 파일럿 벤처러 버티컬 드라이브는 우주를 표현하는 데서 나아가 우주에서 사용할 시계를 목표로 설계됐다. 유인 우주 비행과 우주에서의 시간 측정을 전제로 처음부터 개발했으며, 기존의 크라운 대신 회전 베젤과 케이스 측면의 로커 스위치로 주요 기능을 조작한다. 화이트 산화지르코늄 세라믹과 세라타늄® 소재를 사용했으며, 우주정거장 Haven-1을 개발하는 VAST와 함께 테스트를 거쳐 우주 비행 인증을 받았다. 기존의 우주용 시계가 지상용 항공시계에서 발전해온 것과 달리 이 타임피스는 우주 비행의 요구 사항을 전제로 처음부터 설계됐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우주가 더 이상 먼 상상의 대상이 아니라 실제 활동 영역으로 가까워지고 있다는 사실이 워치메이킹 설계에도 반영되고 있다.

SWATCH × OMEGA
SWATCH × OMEGA

인류의 달 착륙을 기억하다

우주를 향한 인간의 시선은 거대한 천문시계에서 달을 향한 탐험의 기억으로 이어진다. 스와치와 오메가의 ‘미션 투 더 문 1969’는 1969년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을 기념한 1969피스 한정 크로노그래프다. 다이얼과 핸드, 크라운, 푸셔에는 총 11g의 오메가 18K 문샤인 골드를 사용했다. 특히 사용된 골드는 1969년 당시 오메가의 부품에서 회수한 골드를 녹여 새롭게 주조한 것으로, 소재 자체에 역사적 순간을 담아냈다. 블랙 바이오세라믹 베젤과 골드 톤 타키미터, 당시 오메가 로고와 타이포그래피를 재현한 디자인은 1969년 달 탐사의 순간을 선명하게 환기한다.

VAN CLEEF & ARPELS

달의 움직임에 깃든 서정

반클리프 아펠에 천문학은 오랫동안 창작의 중요한 영감이었다. 1929년 달의 변화를 표현한 컴플리케이션 포켓 워치를 선보인 데 이어 2026년에는 달 주기와 낮과 밤의 흐름을 결합한 새로운 ‘미드나잇 주르 뉘 페이즈 드 룬’을 공개했다. 이 타임피스는 24시간 회전 디스크를 통해 낮과 밤의 순환을 보여주는 동시에 달의 29.5일 주기를 표현한다. 회전 디스크 2개가 서로 다른 속도로 움직이며 태양과 달의 움직임을 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하나의 디스크는 24시간에 한 바퀴 회전하고, 다른 하나는 24시간 16분 27초에 한 바퀴 회전하며 움직임의 차이를 통해 달의 위상을 정밀하게 표현한다. 이를 구현하는 데 약 4년이 소요되었다.

A. LANGE & SOHNE
A. LANGE & SOHNE

빛과 구조로 그려낸 천체

랑에 운트 죄네의 랑에 1 투르비옹 퍼페추얼 캘린더 루멘은 천문 컴플리케이션을 또 다른 시각으로 풀어낸다. 랑에 1 특유의 비대칭적 다이얼에 투르비용과 퍼페추얼 캘린더를 결합하고, 반투명 다이얼과 형광 소재를 통해 어둠 속에서도 디스플레이가 드러나도록 했다. 특히 문페이즈 디스플레이가 인상적이다. 24시간 동안 한 바퀴 회전하는 천체 디스크 위에서 낮과 밤의 하늘이 바뀌고, 그 앞에서 달이 하늘을 가로지르며 움직이는 모습을 표현한다. 실제 달 주기와 비교할 때 오차는 122.6년에 단 하루에 불과하다. 투르비용 콕과 인터미디어트 휠 콕에 새긴 별과 유성, 어두운 다이얼과 밝은 플래티넘 케이스의 대비까지 더해져 천체의 움직임과 빛을 하나의 디자인으로 완성한다.

  • 에디터 이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