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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7-11

선율을 타고 흐르는 이야기

정우철 도슨트와 민시후 피아니스트, 두 동갑내기는 소위 '요즘 예술'에 응답하는 감각주의자다.

도슨트 정우철(왼쪽), 피아니스트 민시후(오른쪽).

두 분이 동갑이라고 들었어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나요?
정우철(J)_ 사실 저는 예술가 친구가 많지 않아요. 우연한 기회로 민시후 씨와 얘기를 하게 됐는데 너무 편했어요. 서로 존중하며 음악은 음악대로, 미술은 미술대로 각자 분야를 인정해주면서 대화를 나누는 게 좋았죠. 또 저는 정보의 전달보다는 청자의 삶에 영감을 주고 강의 끝에 모든 분이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강연을 하는데, 민시후 씨도 강연에서 같은 말을 하는 걸 듣고 신기했어요.
민시후(M)_ 동갑이어서 부담 없이 만나기 시작한 인연이 지금까지 오게 됐어요. MBTI도 비슷하고요.(웃음) 이번에 <아트나우> 창간 10주년 특집 프로젝트에 함께하자는 연락을 받았을 때 정말 영광이었어요. 함께할 때 시너지가 생기는 그림과 음악처럼 각자 커리어도 쌓고 앞으로 더 발전한 모습으로 마주하고 싶어요.
함께할 때 생기는 시너지가 <감각주의> 공연으로 이어진 건가요?
J_ 작년 크리스마스에 윤당아트홀에서 공연한 <감각주의: 모네를 느끼다>는 민시후 씨, 노인호 조향사와 함께 기획한 예술 콘서트예요. 빛의 화가로 불리는 클로드 모네의 ‘수련’, ‘센강의 얼음’ 등 대표작을 통해 화가의 삶을 이야기하고, 또 그림에 어울리는 음악을 감상하고 향기를 맡는 시간을 만들었어요. ‘그림에 이야기를 더하는 도슨트, 그림에 음악을 부여하는 피아니스트, 그림에 향기를 입히는 조향사’라는 신선한 컨셉으로 관람객에게 오감이 충만해지는 경험을 선사하고 싶었어요.
공연 멤버들이 함께 여행을 다녀오셨더라고요. 남자 셋의 동행을 예술로 표현하면 어떤 모습일까요?
J_ 질문을 듣자마자 인상주의 화가 모네와 르누아르가 같은 호수를 그린 ‘라 그르누예르(La Grenouillere)’라는 작품이 떠올랐어요. 모네, 르누아르 등 인상파 화가들이 함께 바다나 숲에 가서 그림을 그리고 이야기를 나누며 우정을 다졌다고 해요. 결국 그렇게 인상주의라는 사조를 탄생시켰고요. 저희가 함께한 여행과 그림을 같이 떠올리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긍정적 에너지를 얻어요.
M_ 저는 그 여행이 굉장히 편안했어요. 짐도 거의 가져가지 않은 남자 셋의 심플하고 편한 여행이었죠. 그때 느낀 편안함을 음악으로 표현하면, 에리크 사티의 ‘짐 노페디 1번(Gymnopédie No.1)’이 떠올라요. 셋이 같이 공연한 <감각주의>의 오프닝곡이기도 하고요.





셔츠 A Piece of Cake, 팬츠 After Pray, 슈즈 본인 소장품.





재킷과 팬츠 모두 Zara, 셔츠 Austin Reed.

정우철 도슨트님의 목소리는 흡입력이 대단해요. 이 외에 본인만의 또 다른 강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J_ 제 손이 되게 예뻐요. 어떤 분은 전시 해설 중 제 손의 움직임을 보면 최면에 걸리는 것 같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농담이고요.(웃음) 가장 큰 제 강점은 스토리텔링이에요. 언제 내가 그림을 재미있게 봤나 생각해봤어요. 미술 이론을 공부할 때가 아니라 화가의 뒷이야기를 들을 때였더라고요. 그래서 전시를 해설할 때도 어려운 용어는 빼고 화가의 삶을 전시 시작부터 끝까지 한 편의 이야기로 들려주자 생각했고, 많은 분이 좋아해주셨어요.
M_ 저는 동료가 아닌 팬으로서 늘 정우철 씨의 스토리텔링에 흠뻑 빠져들고 감동을 받아요. 실제로 공연 때 정우철 씨의 도슨트를 들으며 눈물을 참느라 힘들었죠. ‘나 이제 연주해야 되는데 어떡하지?’ 생각할 정도로요. 같은 무대에 서는 동료의 시선으로 봐도 항상 즐기면서 밝은 에너지를 내뿜는 게 느껴져 좋아요.
도슨트를 꿈꾸는 사람이 많아졌어요. 도슨트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J_ 미술이 좀 어렵잖아요. 아무리 대중적으로 변했다고 해도 처음 접할 때는 어렵거든요. 도슨트는 대중과 미술 사이의 벽을 허물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관람객과 화가의 매개자라고 소개할 때도 있어요. 이런 사람이 살았고 어떤 일을 겪으며 이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쉽게 설명하죠. 제 해설을 듣고 그림이 재미있다 느껴 미술 세계에 입문하는 사람을 볼 때 가장 뿌듯해요.
두 분 모두 감각, 감성이 뛰어난 분 같아요.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하실지 기대되는데요.
M_ <감각주의>를 통해 신선한 주제로 찾아뵐 수 있을 것 같아요. 셋이 기획자가 되어야 하는 공연이다 보니 각자 열심히 활동하다가 멋진 모습으로 다시 뭉칠 계획입니다.
J_ 공연 이야기는 시후 씨가 잘 해준 것 같고, 도슨트로서 커리어는 저만의 기준이 있습니다. 방송도 하고 싶고 책도 쓸 계획이지만 많은 사람이 물어보거든요. 이제 도슨트는 안 하는 거냐고. 제 기준은 적어도 일주일에 이틀은 전시 해설을 하는 거예요. 아무리 대외적으로 성공해도 본업을 놓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에디터 박이현(hyonism@noblesse.com)
김문영(미술 저널리스트)
사진 제공 LACMA, FAMS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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