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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6-29

'클라쓰' 있는 클래식

마스터클래스에 참여하고 싶으나 선뜻 신청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준비한 팁.

바야흐로 다시 음악의 계절이다. 엔데믹 전환 과정에서 굳게 닫혀 있던 빗장이 풀리면서 현재 국내외를 막론하고 다양한 페스티벌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페스티벌은 음악을 사랑하는 누군가에겐 낭만 가득한 시간이 되겠지만, 전문 연주자를 꿈꾸는 누군가에겐 도약의 발판으로 다가올 터. 이는 마스터클래스 때문이다. 마스터클래스는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전문가를 꿈꾸는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다. 그중 클래식 분야에서는 뛰어난 명성의 연주자 또는 교육자가 전도유망한 전공생을 가르치는 비정기적 공개 레슨을 의미한다. 주로 음악 페스티벌에서 진행되며, 문화 재단과 오케스트라가 비정기적으로 참가자를 모집할 때도 있다.
마스터클래스의 장점은 단연 ‘경험’이다. 관객 앞에서 레슨을 받는 것이기에 무대에 올라 연주하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 음악에 접근하는 관점도 고민할 수 있다. 멘토마다 주안점이 달라 기존에 접하지 못했던 테크닉과 음악 해석 방식을 습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호문화재단 마스터클래스에 멘토로 참여한 바이올리니스트 이지혜는 “연주하는 것만으로도 실력이 향상되는 느낌이었어요. 실제 음악회처럼 압박감이 있었거든요. 전문 연주자가 된 후에도 마스터클래스에 몇 번 참여했습니다. 학생 때처럼 정기 수업이 없어 이를 통해 조언을 얻었어요”라고 말한다. 다만, 어린 나이에 잦은 마스터클래스 참여는 독이 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음악에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여러 의견을 듣다 보면 갈대처럼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이 대목에서 궁금증 하나. 연주가 취미인 사람에게 마스터클래스는 어떤 의미일까? <클럽발코니> 이지영 편집장은 “연습 방향을 잡는 것만으로도 큰 성과죠”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는 비전문인을 대상으로 하는 맞춤식 공개 레슨을 찾아보기 어렵다. 지금으로서는 ‘아마추어 클래식 음악인을 위한 포아 PoAH 뮤직 콩쿠르’(6월 30일까지 접수) 정도가 눈에 띈다. 유럽은 다르다. 일례로 독일에서는 학생 때 여러 과목을 공부하다 아마추어 대상 마스터클래스를 통해 재능을 인정받고 전문 연주자의 길을 걷는 일이 왕왕 있다고 한다. 엘리트 교육을 중시하는 우리나라와 대비되는 부분이다. 이지혜는 “결코 그들의 실력이 뒤떨어지는 건 아니에요. 흡수력도 빠르고, 다방면으로 공부해서 그런지 관점도 독특해요. 우리나라는 어릴 때부터 한 우물만 파서 또래 유럽 학생과 비교할 때 기교는 화려하지만, 그만큼 일찍 지치는 것도 사실이죠. 시스템이 유연해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라며 약간의 아쉬움을 전했다.







비디오 플랫폼을 활용한 온라인 마스터클래스 ‘FESTA NYCC 2020’.
연주자의 건반 터치와 페달이 상대방 악기에서 똑같이 재현되는 야마하의 디스클라비어 피아노를 활용해 마스터클래스를 진행 중인 피아니스트 주희성. ⓒ야마하코리아
금호문화재단이 개최한 바이올리니스트 이지혜의 마스터클래스. ⓒKumho Cultural Foundation


두 번째로 궁금한 점은 마스터클래스의 호불호를 구분하는 기준이 명확하느냐는 것.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멘티마다 성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가령, 압박감을 즐기느냐 아니냐에 따라 수업 방식은 달라질 수 있다. 게다가 유명 연주자가 곧 훌륭한 선생님이란 공식도 항상 성립하지 않는다. 피아니스트 최현호는 “잘 가르치는 것과 명성이 늘 비례하는 건 아니에요. 겪기 전까지는 아무도 결과를 모릅니다. 미약하게나마 실패와 멀어지려면, 검색을 폭넓게 해야 해요. 연주가 괜찮으면, 필드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제자를 다수 배출했다면 좋은 배움을 얻을 확률이 높아집니다”라고 말한다. 이지혜 역시 “여기저기 최대한 많이 물어봐야 해요. 선생님 스타일도 스타일이지만, 문화 차이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무시하지 못하거든요. 그런데도 이 모든 것을 감수하고 멘토로 만나고 싶은 선생님이나 연주자가 있다면 꼭 가보길 바랍니다. 제 경우 10대 때 마스터클래스에 참여해 만난 미리암 프리드(Miriam Fried)가 미국 유학 시절 제 지도 교수가 되었어요”라고 이야기한다.
혹여 해외로 나가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온라인 클래스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당연히 대면 수업만큼 기교적·심리적 부분을 자세히 점검할 순 없지만, 최근엔 기술이 발전해 전체적 소리를 듣는 데는 별 무리가 없다. 더욱이 얼마 전에는 연주자의 건반 터치와 페달이 상대방 악기에서 똑같이 재현되는 야마하의 ‘디스클라비어 피아노’를 활용한 마스터클래스가 진행됐다. 원격으로 섬세한 티칭이 이뤄진 셈. 이런 기회를 통해 레슨 분위기를 다소 파악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그러니 금호문화재단, 서울시립교향악단 등의 웹사이트 확인과 포털 사이트에서 주기적으로 ‘Master Class’를 검색할 것.
마지막으로 마스터클래스 참여를 앞둔 혹은 망설이는 이에게 이지영 편집장과 최현호는 한목소리로 당부한다. “나에게 완벽하게 맞는 마스터클래스는 없습니다. 혼자 결정하기보다 지도 교수님과 먼저 상의해보세요. 본인 성향을 잘 알고 있을 테니까요. 어느 부분을 보완해야 하는지도요. 한 분과 오랫동안 함께하면 배움의 깊이가 달라요. 음악가로서 지녀야 할 인성도 기를 수 있죠. 충분히 수학하고, 본인의 길이 정립됐을 때 마스터클래스에 활발히 참여하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중심을 잡는 거예요. 자신을 알아야 취할 건 취하고, 버릴 건 과감히 버릴 수 있으니까요.”

 

에디터 박이현(hyonism@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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