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와이너리 - 노블레스닷컴

Latest News

    ISSUE
  • 2023-02-27

세계적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와이너리

와이너리에서 만나는 세계적 작가들의 작품들, 도넘 이스테이트

하우메 플렌사, Sanna, 2015. Photo by Anthony Laurino





스튜디오 아더 스페이스의 ‘Vertical Panorama Pavilion’ 전경. Photo by Adam Potts © Vertical Panorama Pavilion at the Donum Estate, 2022 Studio Other Spaces–Olafur Eliasson and Sebastian Behmann

 INTRO 
2001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나파카운티와 소노마카운티 사이 로스카네로스에 자리 잡은 도넘 이스테이트(이하 도넘)는 북캘리포니아와 러시안리버밸리, 로스카네로스, 앤더슨밸리 지역의 테루아를 담은 와인을 선보이는 곳이다. ‘대지의 축복(gift of the land)’을 뜻하는 ‘도넘’이라는 이름처럼, “대지가 와인을 통해 우리에게 목소리를 내게 하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우리의 영향력을 줄여야 한다”는 철학 아래 지속 가능한 농업, 재생 농업의 핵심 원칙인 퇴비화, 유기물과 숯의 중간 성질을 띠는 바이오차(biochar), 축산 통합(livestock integration)을 채택해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특히 ‘땅의 힘과 활력’에 시작점을 두고 고급 와인과 지속 가능한 농업, 세계 공동체를 연결하고자 하는 도넘은 ‘환경’ 자체에 초점을 맞춘다. 인간의 개입을 최대한 배제하고 자연 요소로 최고 품질의 와인을 비롯해 최상의 경험을 선사하려는 노력은 포도를 수확하고 발효시키는 과정에서도 드러난다. 최대한 토종 효모만 활용해 현재 도넘에서 만날 수 있는 와인은 열네 가지 피노 누아와 네 가지 샤르도네, 블랑 드 블랑 스파클링, 로제 피노 누아까지 총 20종에 달한다.
도넘이 명성을 날리게 된 이유는 물론 품질 좋은 와인도 있지만 이곳을 수놓은 아름다운 작품도 한몫할 것이다. 2011년, 도넘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개인 조각 컬렉션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는 ‘도넘 컬렉션(The Donum Collection)’을 설립했다. 야외 조각을 포함해 50여 점의 기념비적 작품이 포도밭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어우러져 저마다 매력을 발산한다. 이 컬렉션에는 아이웨이웨이(Ai Weiwei), 트레이시 에민(Tracey Emin), 더그 에이킨(Doug Aitken), 엘 아나추이(El Anastui), 루이즈 부르주아(Louise Bourgeois), 키스 해링(Keith Harring) 등 세계적으로 위상을 떨친 작가의 작품이 대거 포진한다.





도넘 이스테이트 전경.

 ART - THE DONUM COLLECTION 
도넘을 소유한 앨런 와버그와 메이 와버그(Allan and Mei Warburg) 부부는 그들의 사설 컬렉션을 와이너리 전역에 펼쳐놓는다. 먼저 와이너리에 들어서는 순간 두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그중 하나는 스페인을 대표하는 예술가 하우메 플렌사(Jaume Plensa)의 ‘두상’ 시리즈 중 명상하는 듯한 소녀의 얼굴을 담은 ‘Sanna’로, 와이너리 입구에서 방문객을 환영한다. 앨러배스터색 섬유유리로 만든 ‘Sanna’는 멀리서 보면 언뜻 대리석 작품 같은데 작가는 관람객과 작품의 거리, 보는 시각에 따라 작품이 달리 보이도록 의도했다. 다른 하나의 작품은 베이징에 기반을 두고 활동하는 예술가 잔왕(Zhan Wang)의 ‘Artificial Rock No.126’이다. 작가는 수세기에 걸쳐 중국인이 숭배해온 학자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스테인리스 바위 조각을 탄생시켰다. 전통적 바위를 스테인리스판으로 감싸고 용접해 이음매 없는 조각으로 만든 것.
두 작품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와인 테이스팅을 진행하는 깨끗한 흰색 건물을 마주하게 되는데, 그 주위로 린다 벵글리스(Lynda Benglis)의 ‘Pink Lady’와 쿠사마 야요이의 ‘Pumpkin’, 트레이시 에민의 ‘Surrounded by You’ 등이 포진해 와인 테이스팅 장소로 향하는 길에 즐거움을 더한다. 또 내부에서는 웨민쥔(Yue Minjun)의 회화 ‘Untitled’, 트레이시 에민의 ‘Another 30 Years’, 류샤오둥(Liu Xiaodong)의 ‘Into Taihu’, 엘 아나추이의 ‘Rehearsal’ 등을 감상하며 와인을 맛볼 수 있어 ‘와인 한 모금에 예술 한 점’이 주는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이 밖에 아이웨이웨이의 ‘Circle of Animals Zodiac Heads’를 볼 수 있는 광장도 일품이다. 십이지 동물을 형상화한 작품은 마치 지상에 속하지 않은 ‘신성한 땅’인 것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또 리처드 허드슨(Richard Hudson)의 ‘Big Moma’, 로버트 인디애나(Robert Indiana)의 ‘LOVE’, 단 보(Danh Vo)의 ‘We the People’, 엘름그렌 & 드락세트(Elemgreen & Dragset)의 ‘The Care of Oneself’, 우고 론디노네(Ugo Rondinone)의 ‘nuns + monks’, 키스 해링의 ‘King and Queen’, 더그 에이킨의 ‘Sonic Mountain(Sonoma)’ 등 도넘 이곳저곳에 흩뿌린 조각 작품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리고 지난해에 도넘에서 또 하나의 걸출한 프로젝트 작품을 선보였는데, 그 주인공은 바로 스튜디오 아더 스페이스(Studio Other Space, SOS)다. 올라푸르 엘리아손(Olafur Eliasson)은 2014년부터 독일 건축가 제바스티안 베만(Sebastian Behmann)과 함께 SOS라는 이름으로 건축과 예술이 융합된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세상에서 볼 수 없는 ‘다른 공간’을 지향하는 이들은 와이너리 전체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스물네 가지 색깔 유리 패널 약 832개를 활용해 원뿔형 캐노피 공간 ‘Vertical Panorama Pavilion’을 구축했다. 이 파빌리온은 원형 달력에서 영감을 받아 원뿔 모양으로 만들었으며, 색상은 캘리포니아와 소노마 지역의 연평균 일조량, 풍속, 온도, 습도 등을 시각적으로 해석한 결과물이다. 컬렉션의 조형물에서도 도넘이 추구하는 ‘자연 자체의 에너지’에 대한 철학을 읽을 수 있는 것. 와인 테이스팅을 진행하는 이곳은 따로 투어를 신청하면 이용할 수 있다.





엘름그린 & 드라그셋의 ‘The Care of Oneself’(2017). Photo by Adrian Gaut





수보드 굽타, People Tree, 2017

TOUR PROGRAM
드넓은 포도 농장과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세계적 작품 덕분에 자연스럽게 국제적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한 도넘은 방문객이 와이너리와 예술 작품, 자연풍경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투어를 제공한다. 그중 추천할 만한 투어 몇 가지를 소개한다.

Discover Experience
일시 매주 월·일요일 오전 10시, 오후 1시, 3시 소요 시간 1시간 30분 가격 $125(약 15만 원)
와이너리 투어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 특히 도넘을 처음 방문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와이너리를 산책하며 도넘의 운영 철학과 포도 재배 방법을 비롯한 전반적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방문객은 수상 경력이 있는 와인 중 하나를 시음할 수 있고 계절 와인에 어울리는 카나페를 함께 맛볼 수 있다.

Explore Experience
일시 매주 금~일요일 소요 시간 2시간 가격 $175(약 22만 원)
도넘의 와인과 대지, 예술을 심층적으로 탐험하고자 한다면 이 투어가 안성맞춤이다. 사륜 오토바이를 포함한 전지형 차량 투어로 시작, 역시나 수상 경력이 있는 와인 중 하나와 함께 계절별 와인과 카나페를 먹으며 조용하고 프라이빗한 야외 테이스팅 살롱을 만끽할 수 있다.

Transcend Experience
일시 매주 금~일요일 소요 시간 3시간 가격 최소 $500(약 65만 원)
지난해에 공개한 SOS의 작품 ‘Vertical Panorama Pavilion’을 즐길 수 있는 기회! 도넘의 싱글 블록 리저브, 라이브러리 와인 테이스팅을 포함해 계절마다 달라지는 셰프의 요리를 맛볼 수 있다. 해가 드는 시간마다 달라지는 파빌리온의 빛깔과 선선히 불어오는 바람, 넓게 펼쳐진 대지가 한데 어우러져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The Donum Collection Art Tour
일시 매주 수~일요일 소요 시간 1시간 30분 가격 $95(약 12만 원)
도넘 컬렉션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 제격인 투어다. 아이웨이웨이의 ‘Zodiac Heads’, 리처드 허드슨의 ‘Love Me’, 수보드 굽타의 ‘People Tree’를 비롯해 앞서 소개한 세계적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약 90분 동안 천천히 걸으며 도넘 구석구석에 자리한 보물을 찾아보자. 이 투어는 와인 테이스팅을 포함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할 것.





쿠사마 야요이, Pumpkin, 2014





도넘 이스테이트 전경.

 TRAVEL TIP 
캘리포니아에서도 유독 소박한 시골 풍광을 간직한 소노마에는 도넘 외에도 수많은 와이너리가 있다. 와인 입문자부터 전문가 수준의 와인 러버까지 취향에 따라 시음하고 또 경험할 수 있는 투어가 있으니 와인을 사랑하는 이에게는 천국과 다름없다. 도넘과 더불어 트램을 타고 와이너리를 체험할 수 있는 벤지거 패밀리 와이너리(Benziger Family Winery), 켄들-잭슨 와인 이스테이트 & 가든(Kendall-Jackson Wine Estate & Gardens) 등이 가볼 만한 와이너리로 손꼽힌다.
와이너리가 아닌 다른 관광지를 찾는다면 소노마타운 플라자(Sonoma Town Plaza)는 어떨까? 도시 한가운데에 자리한 플라자 주변으로 100개가 넘는 상점과 레스토랑, 와인 테이스팅 공간 등이 펼쳐져 있다. 이전에 스페인 역사 마을이자 멕시코 군사 역이던 이곳은 현재 역사 기념물이 되었다.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잭 런던 주립역사공원에는 미국의 소설가이자 사회 평론가 잭 런던의 묘지와 근방 1400에이커(약 171만 평)에 이르는 땅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박물관이 있다.
하지만 <아트나우> 독자라면 소노마밸리 미술관(Sonoma Valley Museum of Art)을 놓치지 말 것. 1998년에 개관한 이곳은 소노마와 캘리포니아 지역 작가를 중점적으로 지원하는 동시에 세계적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며 지역사회에 공헌한다. 매주 수요일부터 일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하니 도넘 컬렉션과 묶어 알차고 풍요로운 여행을 계획해도 좋겠다.

 

에디터 백아영(summer@noblesse.com)
정송(프리랜서)
사진 제공 도넘 이스테이트

관련 기사

페이지 처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