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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exform, Groundpiece by Infini

황금 콤파스상을 두 차례나 수상한 안토니오 치테리오의 가구는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니다. 치테리오에게 가구 디자인이란 결국 건축의 연장선과도 같아 가구가 놓일 위치, 다른 가구와의 관계, 일상의 행위를 종합적으로 아우르는 과정이 필수로 동반되기 때문이다. 수많은 디자인을 남겼지만 그가 2001년 플렉스폼(Flexform)을 위해 디자인한 ‘그라운드피스(Groundpiece)’는 손에 꼽을 만한 역작이다. 그 까닭은 먼저 사이드 테이블과 선반 기능을 겸하는 팔걸이에 있다. 팔걸이는 숱한 디자이너가 형태를 변주해온 요소다. 하지만 치테리오만큼 그 기능을 확장한 이도 없을 것이다. 소파 주변은 늘 잡동사니로 어질러지기 마련인데, 어떤 물건이든 팔걸이 안에 쏙 넣으면 그럴싸한 오브제처럼 변모한다. 도널드 저드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금속 구조에 가죽을 씌워 비례와 내구성, 촉감까지 만족시킨다. 여기에 깊고 넓은 시팅 구조를 처음 도입하며 소파를 사용하는 방식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옆으로 누워 TV를 보거나 엎드려 책을 읽는 것은 물론, 두 다리를 쭉 뻗고 업무를 보는 자세까지 포용하여 소파를 하나의 개인적 안식처로 확장한 셈이다. 그라운드피스가 올해 탄생 25주년을 맞았다. 20세기 모더니즘 거장들이 남긴 유산을 떠올리면 그리 오래된 역사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오늘날 손에 넣을 수 있는 ‘가장 젊은 헤리티지’ 중 하나임은 분명하다.

  • 에디터 윤정훈
  • 사진 인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