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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탄생 270주년을 기념하며

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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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더불어 우리 곁에 불멸의 존재로 남은 음악가. 잘츠부르크의 영원한 천재, 모차르트 탄생 270주년을 기리는 공연과 이벤트.

잘츠부르크 미라벨 정원에 설치된 오트마어 회를의 설치 작품. © Wolfgang Lienbacher

2026년은 ‘모차르트’라는 이름이 세상에 기록된 지 딱 270년이 되는 해다. 1756년 오스트리아의 소도시 잘츠부르크에서 태어나 생의 대부분인 약 30년간 작곡에 몰두한 그는 600곡이 넘는 오페라와 교향곡, 협주곡, 실내악, 종교음악에 이르기까지 장르를 초월한 걸작을 남겼다. 과연 그가 떠난 후 단 한순간이라도 지구상에 그의 음악이 멈춘 시간이 있었을까? <마술피리> 속 ‘밤의 여왕의 아리아’, ‘교향곡 40번’ 첫 악장, 종교음악의 걸작 ‘레퀴엠 d단조 K.626’, ‘‘아! 어머니께 말씀드리죠’ 주제에 의한 12개의 변주곡’까지 모차르트의 음악은 여전히 전 세계 수많은 무대 위에, 일상 속 여러 순간에 영원한 생명력을 지닌 채 흐르고 있다.
그럼에도 세상은 그를 다양한 방식으로 거듭 추억하고 기린다. 올해는 특히 탄생 270주년을 맞아 모차르트를 향한 진심 어린 존경과 애정이 담긴 이벤트와 공연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그 진원지는 단연 모차르트의 고향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다. 특히 모차르트의 유산을 체계적으로 보존·연구하는 국제 모차르테움 재단은 공연과 전시, 학술 행사, 공공 미술 프로젝트를 아우르는 도시 전체의 축제를 통해 그의 탄생 270주년을 기념한다. 지난 1월에 열린 ‘모차르트 위크’에서는 80회에 달하는 공연과 함께 <마술피리> 신제작을 선보였고, 이후에도 다양한 기념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다. 그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독일 설치미술가 오트마어 회를의 조각 설치 프로젝트 ‘모차르트-길들일 수 없는 천재(Mozart – Ein unbandiges Genie)’다. 미라벨 정원 곳곳에서 불쑥 솟아난 듯한 수백 점의 모차르트 조각상은 우리가 익숙하게 기억하는 근엄한 초상이 아니라, 장난기 어린 소년 모차르트 그 자체다. 궁정을 떠나 자유로운 음악가로 살고자 했던 그의 정신을 기리는 이번 프로젝트는 미라벨 정원, 모차르테움 정원, 모차르트 레지던스의 탄츠마이스터잘 등 잘츠부르크 곳곳에서 펼쳐진다.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프로젝트’로 한국을 찾는 루돌프 부흐 빈더.
올해 모차르트를 특별 조명하는 서울시향의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
서울시향과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 K.365’를 선보이는 루카스와 아르투르 유센 형제.
모차르트가 오페라 <마술피리>를 작곡할 때 사용한 클라비코드. © Wolfgang Lienbacher

한편, 모차르테움 재단이 운영하는 박물관인 모차르트 레지던스에서는 오페라 <마술피리>의 역사를 조명하는 특별전 <코스모스 마술피리(Cosmos Magic Flute)>가 열린다. 1791년 9월 30일 초연 당시의 오리지널 프로그램을 비롯해 모차르트가 초대 자라스트로 역을 맡은 프란츠 크사버 게를에게 선물한 지팡이, 그리고 <마술피리>의 여러 유명 프로덕션을 재현한 무대 모형 등을 선보인다. 이 밖에도 모차르트가 <마술피리>를 작곡할 때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클라비코드(건반 현악기)가 전시되며, 200여 년간 변화해온 무대 및 의상 디자인 원화를 통해 이 오페라 작품이 시대와 사회적 변화에 따라 어떻게 해석되었는지 살펴볼 수 있다.
한국에서 열리는 굵직굵직한 무대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우선 베토벤 해석의 권위자로 알려진 루돌프 부흐빈더가 루체른 페스티벌 스트링스와 함께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프로젝트’로 한국을 찾는다. 9월 17일에는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27번·23번·21번을, 9월 20일에는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9번·22번·20번 등 총 여섯 곡의 협주곡을 들려준다. 특히 그는 베를린 최대 음악 축제 ‘무직페스트 베를린(Musikfest Berlin)’의 일환으로 9월 8일과 9일 독일에서 지휘자 크리스티안 틸레만,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와 함께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21번을 두 차례 선보인 뒤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평생 ‘빈 고전주의’ 정신을 탐구해온 그가 ‘모차르트’ 해석에서 어떤 경지를 보여줄지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위쪽 앙상블오푸스. 올가을 서울국제음악제 무대에서 모차르트의 다양한 실내악 명곡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래쪽 롤란도 비야손이 연출한 ‘2026 모차르트 주간’의 신작 오페라 <마술피리>. © Werner Kmetitsch

한국의 가을을 대표하는 클래식 축제 ‘서울국제음악제’ 역시 모차르트의 주옥같은 실내악 레퍼토리를 무대에 올린다. 10월 8일에는 플루트 사중주 1번과 피아노와 관악기를 위한 오중주를 선보여 모차르트가 쓴 관악 실내악의 진수를 선보인다. 10월 10일에는 영화 <아마데우스>에 삽입되어 더욱 유명해진 모차르트 세레나데 10번 ‘그랑 파르티타’가 연주되며, 10월 11일에는 SIMF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신포니아 콘체르탄테’를 무대에 올린다. 이 곡은 모두 18세기 해당 편성의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기악곡으로, 모차르트 특유의 ‘노래하는 선율(cantabile)’과 독창성이 드러나는 명곡이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은 모차르트의 좀 더 확장된 스케일을 선보인다. 오는 10월 15일·16일·23일·24일 각각 2회씩 교향곡 41번 ‘주피터’와 ‘레퀴엠 d단조 K.626’이라는 말년의 명작과 함께 이 음악 천재를 조명하는 것. 특히 이번 공연은 협연하는 아티스트의 면면을 주목할 만하다. 15일과 16일 공연에서는 올해 초 잘츠부르크 모차르트 위크에서 모차르트의 대표적 바이올린 협연곡을 선보인 르노 카퓌송이 바이올린협주곡 3번을 연주한다. 10월 23일과 24일에는 형제 피아니스트이자 ‘듀오 피아노’곡에서 특히 진가를 발휘하는 루카스와 아르투르 유센 형제가 오랜만에 서울시향과 합을 맞춰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 K.365’을 선보인다. 고전주의 교향곡의 정점으로 평가받는 교향곡 41번 ‘주피터’, 모차르트의 마지막 걸작 ‘레퀴엠’, 그리고 바이올린과 비올라의 아름다운 대화를 나누는 듯한 ‘신포니아 콘체르탄테’까지 모차르트가 남긴 천상의 음악을 모자람 없이 만끽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가 될 것이다.

  • 박지혜(프리랜서)
  • 에디터 김수진